눔이와 나란히 베란다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말부터 눔이 한쪽 눈이 부어올라서
뭐가 물었나 했더니 그게 아니었던가 봅니다
안과에 갔더니 다래끼인데 저절로 배농이 안되면 절개를 해야 된다나요
눔이를 아는 샘인지라, 그렇게 되면 일이 커지니
저절로 배농이 되도록 약쓰고 온습포를 열심히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눈에 약도 바르고 자세히 보고싶어 하셨지만
녀석의 눈을 뒤집으려다간 병원이 뒤집어질 지경이라 ^^
포기하고 그냥 왔습니다 ㅠ.ㅠ
찜질을 자주 해서 배농을 시켜볼 양으로 학교샘께 말씀드리고
오늘 결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녀석이가 학교갈 시간이 되니 깨우지도 않았는데
스르르...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가 아빠옆에 앉아 아침도 같이 드시고
학교 갈 채비를 합니다
제가 학교갈 기미가 안 보이자 눔이가 불안한지
"울어요~울어요~ " 합니다
울지마, 오늘 학교에 안가도 돼~ 하니
조금있다 굵은 눈물을 뚝뚝 떨어트립니다
깜짝 놀라서 "왜 울어~?"했더니 "울.어.요" 만 반복합니다
눔의 눈물을 보고나니 저도 그만 울고싶은 심정이 되었습니다
어째서 눈물이 나는지 설명할길이 없는 아들눔을 보니
나중에 우리가 다 하늘나라 가고 없으면 무슨 수로 남들에게
울고싶은 마음을 설명할런지 정말 난감해졌습니다...
어릴적 뇌에 이상이 있나 보려고 MRI 촬영을 하느라
아이를 잠재웠던적이 있었습니다
남들 먹는 양의 두배에 해당하는 수면제를 먹고도 잠이 안들어서 고생을 하다가
어찌 어찌 겨우 잠을 재워 촬영을 하는 도중에 그만 깨어나버려
거대한 MRI 기구에서 아이를 급히 빼내느라 난리가 났었죠
그 후로 재워서 무엇을 한다는걸 상상을 못하는지라
다래끼를 재워놓고 절개하는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저절로 주저앉아 주었으면 좋겠는데 걱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건강에 조그만 문제가 생겨도
치료에 협조가 안되어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어디 아플까봐 그게 제일 큰 걱정입니다
한번은 급성후두염이 걸려 입원을 했는데
아들눔이가 산소튜브를 순순히 코에 꽂고 계셔줄 분이 아니지요
하는 수 없이 산소공급을 위해 침대 전체에 산소텐트를 둘러치고
울모자 둘이서 나란히 들어가서 일주일을 버텼다는 흑흑...
그 산소텐트안은 무척 서늘하고 음습하고 우울했습니다
며칠만 더 있었으면 송곳니가 길~어지고 옷이 튿어지면서
제가 헐크로 변했을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을 뒤져 다래끼 처방을 찾으니 발바닥에 무슨 글자를 써주어라,
눈썹을 뽑아주어라, 뭘 멕여라 등등 별 처방이 다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전 잠시 할머니집에 맡겨져있었는데
그때 동네 아이들이 저를 '서울내기'라고 무척 놀렸습니다(우...씨...)
할머니께서 떡이며 찐빵으로 아이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여^^
겨우 친구들이 생겼는데
어느날인가는 제가 다래끼가 생긴거예요
할머니는 장엔가 어디를 가시고 아이들과 놀고있는데
그 중 한 친구가 제 다래끼난 눈에서 속눈썹을 뽑아서
고인돌 같이 생긴 작은 돌무더기를 만든 다음 그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누가 모르고 그 돌무더기를 들고차기만 하면 그 사람이 옮게되고
저는 다래끼가 낫는다는 얘기였는데
동네어귀에 누가 안 나타나나... 숨어서 지켜보고있던 악동들 앞으로
우리 할머니가 나타나신 겁니다!
아...그때의 난감했던 기분이란...^^
할머니는 머리에 뭔가를 이고 앞도 안보고 열심히 오시다가
그 돌무더기를 차버리셨고 저는 너무 놀라서 아이들과 함께 도망을 갔지요
그날 밤 늦게서야 집에 돌아간 저는 밤새 너무 걱정이되고
할머니께 죄책감이 들어서 잠도 못 이루고 끙끙 앓았습니다
멀쩡하던 아이가 갑자기 앓아누우니 할머니는 영문을 몰라 하셨지요
할머니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흘금흘금 훔쳐보았는데 다행히도 다래끼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주말에 엄마 아빠가 보러오시기전에 깡통에 든 가루우유를 다 먹여야 한다고
할머니는 나름의 처방으로 콩고물 잔뜩 묻힌 찰떡을 제게 먹이셨지요
콩고물 먹으면 목이메어 그나마 우유를 받아 마셨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우유를 안 좋아합니다 으~~^^
앓아누운 사이 어찌어찌 다래끼는 나았고
나중에 할머니께 실토를 하고 용서를 받았는데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아련한 어린시절의 추억과
이젠 돌아가시고 안계신 할머니가 그리워집니다...
눔이랑 집에 있으니 먹는것밖에 해줄게 없네요
하나 둘 갖다놓은 간식거리가 식탁에 수북~ 입니다
아무래도 내일쯤엔 현관문에 끼어서
울 모자 외출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투명한 가을 햇살이
베란다에 앉아있는 눔이 머리위에서 춤을 춥니다
화사한 빛으로 머리카락을 올올이 들추어 올리며...
하늘색이 너무도 아름다워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눔이 부어오른 눈두덩이만 빼면 참 행복한 시간 입니다^^
(학교 땡땡이 치고 노는 이 기분~^^)
모두들 가을 햇살 받으며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첫댓글 재원이 다래끼... 제가 살게요. 얼렁 파세요. 아... 제가 샀어요~~
전유...........뚱땡이님이 참 보구 싶답니다.....눈물..많이 흘리셧을건데..그 눈물을 꽃잎으로 승화 시키셔서....빙그레 웃게 하시거든유.....지는유...어린시절 난 다래끼 땜에 한쪽눈에 쌍커플이 생겻어유........한쪽눈도 마져 나야 생기는디..안나서 짝눈이어유..................수술할수도 없구..다래끼..고시랑님에게 팔지 마시구유........저한티 팔으세유.......저 월급받아서 돈 많어유^^
11월 1일에 한번 볼까유?....그날도 일하는디 일요일이랑 바꾸구...뚱땡님 아드님두 보고싶구유......고시랑님두..록은님두..인사 드리고픈디이....신부님 좋으신 글두 늘 감사했구유.........
아이고~ 곡스님,지가 고시랑님한테 안 팔고(절대!!) 곡스님 다래끼 그냥 드릴테니 제발 살려주세유...^^ 전 참말 아직 안되어유...지가 저 상태를 잘 알지유~ 곡스님 부디 가셔서 하느님이랑 좋은 님들 많이 만나시고 행복 가득 채워오세요~죄송~^^
곡스님, 난 안보고 싶으슈~
말루 다 못해서 몬 적엇어유^^......................보고잡어 미쳐유.................
내는 돌아삐맀슈~~~
저 상태는 누구라유?....안상태는 개그맨인디^^........음청 좋아하는 개그맨..ㅎㅎ...상태가 먼 죄라유....제 상태는..머..정상인감유..ㅎㅎㅎ...이 가을 유혹에 안들어가구 보내기엔 너무 시리게 아름다워유^^.........
저상태는 안상태보다 훨씬 심각혀유~^^ 곡스님 유혹에 안 넘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는게 보이시나욤?^^
두 엄니들 참으루 구엽게 노네요. 그 새에 다래끼는 다 낳았을꺼예요. 임자들이 그렇게 많은데 임자 잘못 만난 다래끼가 거기 그냥 있을 이유가 없죠. 안토니오 성인도 다래끼 잃어버린 사람 찾아준다고 찾고 계신답니다. 걱정 마시길...참으로 정감어리게 사는 곡스네와 눔이네...그놈의 다래끼 돌무더기를 바로 할머니가 차게 하는 운명의 장난이라니, 하느님은 짖궂기도 하시지,ㅎㅎㅎ
수지침하시지 않나요?전 ,전수지침을 넘 밎는데....울식구들은 돌팔이의사나섰다고하지만,,,ㅋㅋ그래서 나한테만 놓지요. 그냥 낳기를 기도할께요,넘 걱정마세요
아들눔이 침이라면 질색팔색이고 잘때 봉을 붙이거나 자석을 붙여놔도 기가막히게 알고 눈도 안뜨고 떼어내요 ㅠ.ㅠ 저도 수지침 저한테만 해요^^ 걱정해주셔서 절로 나을거 같애요, 고맙습니다~^^
저도 어릴때 다리깨 하도 잘 나서 그 비법들 다 써봤었는데...저절로 낫기도 했던거 같애요
어제 걱정을 하고 있었더니 냄펴니가 우리 어릴때는 그냥 다 저절로 낫고 눈도 멀쩡하지 않느냐고 위로해줬어요^^ 그러고보니 저도 병원치료 안받았는데 저절로 나은거네요~랄랄랄~~~ 눈도 괜찮구요~ 곡스님만 쌍꺼풀 생겼는데 그건 뭐 심각한 후유증(?) 아니니깐요~^^ 오늘 아침보다 훨씬 시름이 줄었어요 감사합니다~^^
다래끼가 나면 참 속상하지요. 피곤할 때 나는것 같아요. 딸이 피곤하면 다래끼가 가끔 나요. 처방은 휴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학교도 빼먹고 푹~ 쉬었으니 조금 빨리 낫겠죠? 저는 피곤하면 입술이 툭 터져요 ㅎㅎ 다들 약한 부위가 다른가봐요^^ 따님이 다래끼나면 더 속상하겠어요...평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엄마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 아드님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 눈에 보이는 듯... 탁월한 글솜씨는 항상 마음을 기쁘게 해주시는 님..~~~ 그 모습이 아름다워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 같으네요. 너무 걱정 마세요...^^
읽으며 혼자 울다 웃다 했어요... 아무쪼록 지금처럼만이란 기도가 절로 나오네유~~~
gidms275 님~ 아이뒤가 난해하셔서리 뭔 뜻일까? 무척 궁금해지네요^^ 울다 웃으면 몸이 변하는데...하하하~~~^^ 자주 얘기 들려주세요~ 반갑습니다^^
음..행복한 뚱님네 모자가 질투난다 이거지..다래꺄... 어디..어림이나 있는 줄 아누...님들이 이렇게 만리장성 겹겹이 재원네 행복 새지 못하게 에워싸고 있구만... 썩 물러가거라... ^^ 뚱님..이제 걱정 마세요.. 금새 까라앉을꺼에요~~ 재원아 홧팅~!!
미소님 호통에 다래끼가 쪼꼬매졌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오늘 병원에 갔더니 조금 크기가 줄었다고 다행이라고 하셨는데 어찌나 감사한지요, 다들 걱정해주신 님들 덕분이에요.^^ 그런데 어제 눔이가 제가 안보는 틈에 그만 하루치의 약을 다 들이부어서 그만 하루종일 설사하고 있어요,에휴~~ 한눈판 제 탓이죠.잠시만 마음을 놓아도 탈이나니 원~ 훌쩍~ 오늘은 학교가서 잘 지내고 이제 왔어요, 쉼터 가족님들의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꾸벅~^^
뚱님께서는 이래 저래 늘상 바쁘시군요^*^ ..삶으로 하느님께 찬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그 모습이 코끝이 찡해 오고요..수치침으로 건강도 잘 챙기셔여야 될것 같아요,오래~오래 사셔야 되니까..
하느님께서 정신없어 하실것 같은데요 ㅎㅎ~ 꼬꼬꼬님도 오래 오래~~ 사세요^^
뚱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