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폭우 내린 후 맑디 맑은 하늘처럼 -
가을바람이 씻어낸 하늘은 청명함 위에 다시 조각구름이 드리워져
장관을 연출하니 대저 '가을'
수확의 기쁨이 한데 어울어져 비록 짧은 생(生)이라지만 굵고 든든하게 치장한
계절의 군왕임에 틀림없다.
성하(盛夏)에 흘리는 땀의 가치가 제아무리 숭고하고 값지다하여도
일궈놓은 만물의 보석들을 거두지 않고서야 하마 웃을 수 있을까?
맴맴맴맴~ 참새먹이에 불과한 '매미'가 그토록 무서운 존재였는지..,
태풍피해 최고기록으로서 여전히 구전되는 매-미!
살짝 겁만 주고 가신 15호 고니와 뒤이은 16호 앗사니가 빠져 나가는 사이
안면도에서는 새색시 입술보다 고운 고추가 수확을 마치었다.
장호원의 황도 & 백도는 어떻고~
홍복(洪福)으로 여기려던 참에 일요일 자고 난 사이에 17호 킬로가 사과와
배를 서리하기 위하여 북상하였지만 견고한 울타리에 치여 동해상으로
도망하였다 하니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네가 가슴을 쓸었을게야.
또다시 18호 태풍 '아타우'가 10일께쯤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거라 한다.
극심한 가뭄을 극복하며 '메르스'와 '침체'라는 늪까지 더불어 견뎌내어야했던
만물(萬物)!
가슴 조마조마 애태우며 기어이 결실의 기쁨을 맛보았던 복숭아네처럼
황금색인 들녁의 벼가 -
새빨갛게 치장하여 수분수인 애기사과를 꼬시는 부사가 -
머리통만한 무게를 지고 어찌 저리도 가녀린 줄기에 매달려있는지 통통배-
고구마와 늙은 호박, 참깨, 메주콩..,
그 모든 벗들이 가을성찬(盛饌)을 다함께 즐길 수 있도록 '아타우?'라 했겄다.
18호든 20호든 이 나라가 애초에 금수강산이라 불리었다.
토요일.
상암DMC 종합유통금융센터내 한우전문식당 '두레우가' 홍보를 위하여 휴일을
반납한체 늦은 시각까지 촬영에 협조해준 지인들이 커다란 응원군이었다.
한식(韓食) 전통의 맛과 우리한우 소비, 경제사업 다변화를 통한
경영개선을 위하여 오픈된 두레우가의 큰 포부를 널리 널리 알리고자
모두들 동분서주하는데 정작 30초라는 광고시간이 애써 촌음(寸陰)일세.
1층 하나로마트와 은행, 2-3층 두레우가를 촬영하고 외관을 찍으려하는데
애꿎은 가을비가 느닷없는 훼방꾼.
카메라발을 위하여 화창한 날에 다시 오겠다는 지인들이 영글어가는 곡식이다.
(파트별 모션 하나 하나에 얼굴이 굳고, 발이 꼬이고 손이 떨리니 이리하여 아마츄어인가? 새삼 연예인의 능수능란함이 대단타!)
추석맞이 영업활동에 필요한 카달로그 조율과 함께 일요일이 저물었다.
아침부터 어질어질한게 어째 요상타.
네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물을 끼얹어보지만 나사 하나가 풀린겐지
아침 회의를 마치도록 어지럼증이 더한다.
다이어리를 꽉 채운 9월 7일 스케쥴은 또 어찌 이리 많은건지..,
추석맞이 카달로그가 겨우 완성되고 건너편에 앉은 나사풀린 사람들의 집합소를
찾고 말았다.
"무리하지 마세요. 어쩌고 저쩌고..,"
따끔한 의사선생님의 호령이 잔잔하면서도 영역 다툼하는 호랭이를 닮았다.
처방해주는 2시간짜리 링거가 달콤한 휴식이다.
다시 탄력받아 튼튼하게 잠겨진 나사!
또 풀리기 전에 10월 진행되는 마포나루행사로부터 출장길에 오를 내일 일정을
방정식 풀이하듯 헤쳐 놓았다.
지인과의 저녁미팅이지만 딸래미녀석의 카톡이 마음에 걸리고 만다.
"배고픈데 오므라이스 해주면 안될까나?"
구열이 핑게거리다싶어 저녁을 물리고 귀가길!
역시 아침의 쌀쌀함처럼
어둠이 깔리고서 제법 선선함 바람이 와이셔츠 면과 면사이를 꿰뚫는다.
하늘엔 고운 별빛이 무시로 밝다.
북한산 족두리봉안에 잠자고 있을 대보름을 향한 상현달도 머지않아 휘영청~
시간은 스멀스멀 한가위를 향해 줄달음친다.
그나저나 오므라이스 재료는 있을까?
귀가길 마트를 기우적거려도 여기저기 오늘은 파장을 결의한 날인가 보다.
계란과 햄 OK~
싱싱한 묵은 김치도 넉넉하게 잘게 부순다.
딸래미, 본래부터 먹을 복을 지니고 태어나서인지 냉장고 안엔 먹다 남은
토마토와 스위트칠리소스도 충분히 놓여 있다.
Start~
참기름 둘러 햄과 김치, 토마토를 볶은 다음, 밥을 적당하게 버무렸다.
지단을 만들어 볶음밥을 감싸니 그럴듯하게 급조된 오므라이스가 먹음직스럽다.
"전문 오므라이스 가게보다 아빵의 오므라이스가 역시 맛있다니까~"
덕분에 금세 복어배가 되었다.
독서하기 딱 좋은 가을밤이니 복숭아 하나 잘라놓고 차 한잔을 앞에 두었다.
첫댓글 저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