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서울로 올라 왔습니다. 조선 시대 한 촌부의 과객이 청운의 뜻을 품어 자신의 기개를 한껏 펼쳐보려 동가식서가숙 해가며 한양에 올라와 과거를 보았듯 저 또한 대학이라는 곳에 다녀 볼 심정으로 서울 모 대학에 입학원서를 내게 되었고, 얼마 후 합격 통지서가 날라 왔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습니다. 아니 제 나이가 31살이니 정확히 말하자면 11년 된 셈이군요.
11년간의 객지 생활은 저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해 주었습니다. 배가 고팠던적도 있고, 동기 녀석들과 술 마시고 꼬장 부리다 파출소에 끌려갔던 적 등등
군대 제대하고 학교 졸업하고,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 문제나 큰 불편은 없습니다. 교우관계나 회사 동료 간의 인간관계도 썩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문득 말입니다. 아주 문득 문득 떠 오르는게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펜팔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편화 되지 않았던 터라 편지지 위에 잉크의 흔적을 남겨 봉투에 놓고 그 위에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거지요. 제 편지를 보내고 일주일 이상은 기다려야 친구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이런 종류의 기다림은 설레임입니다.
편지를 주고받던 그 펜팔 친구와는 부던히도 우정을 나누었을 겁니다. 4년 쯤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내심의 충만을 자주 느끼곤 했습니다. 물론 저와 편지를 주고받던 동갑내기 그녀도 그랫을거라 생각합니다. 서로간의 이성 친구 얘기들, 입시에 대한 고민, 교회에서 짝사랑 하게 된 얘기들......
이렇게 우린 자신보다 서로를 더 잘 아는 벗이 되어버린거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다니면서 점차 편지가 뜸해지더니 결국엔 소식이 영영 끊겨 버렸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면 한번 만나보기나 했을 걸 그랬습니다. 지금도 그녀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군요.
사춘기 시절의 편지 쓰는 기분을 31살의 제가 느껴 볼순 없을까요!
말 못할 고민과 불행으로 치닫는 인생을……. 환희와 기쁨의 순간들을…….삶의 한 켠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이메일 친구 같은거 말이죠.
혹 저와 비슷한 또래 여성분 중에서 가끔이나마 편지 주고 받을 수 있는 분은 연락 주십시오.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31살릐 겨울은 친구를 만들며 보내고 싶습니다.
akasia73@hanmail.net
첫댓글 음.. 이거 ^^
음...이거~~~ㅎㅎㅎ나이가 갑이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