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우에노 공원, 도쿄 돔 & 전국전통음식축제
어린이집( 보육원)으로 가는 4-5세 어린이들..노랑, 분홍, 파랑 모자로 구역별 아이들을 구분한듯. 2명의 교사들이 5-6명의 아이들을 걸리거나 구르마같은 곳에 태워 끌고 데려가는 모습은 아침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선생님과 종알종알 이야기를 하면서 인형같은 아가들이 걸어간다. 상당한 거리인데, 적어도 20분 넘게 걸어가야 하는 거리인데도 아이들을 걸려 보낸다. 부모가 어린이집문 앞까지 아기를 데려다주는 우리나라 시스템과는 다르다.
도쿄 예술대학을 지나는데 오늘 아침은 교문 바로 안쪽으로 검은 색으로 칠한 푸드트럭이 보인다. 학생에겐 모든 메뉴가 100엔. 우와. 커피는 기본, 간단한 샌드위치류 등등을 젊은이가 판매하고 있다.
따사로운 아침 빛이 비추기 시작하면서 우에노 공원 중앙박물관 앞에 분수대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조깅을 하는 사람들..아이와 온 엄마, 중년의 남자, 할머니... 준비해온 아침을 앉아서 먹고 있다. 여기는 왜 이토록 여유있고 평화로워 보일까.
낮은 지붕을 하고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스타벅스는 아침시간부터 붐빈다. 여기도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기 좋은 곳. 볕을 받으며 여유를 즐긴다. 일본에서도 애완견을 데리고 나오는 여자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가 본 애완견들은 한결같이 작고 앙증맞다. 공원 한 쪽엔 페루에서 온 악사 둘이 악기를 연주하며 기분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고, 저 쪽켠으로는 할머니 여럿이 작은 접이 의자를 펴고 앉아 벚나무를 배경으로 미술관 입구를 연필로 스케치하고 있다. 나도 저 나이가 되면 드로잉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눈빛이 반짝인다.
도쿄돔도 딸아이가 가고 싶어한 곳이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 서양미술관앞에 핀 매화도 다시 보고 칼레의 시민들, 아담과 이브도 다시 한번 보면서 우에노역으로 향한다.
딸은 도쿄돔의 잔디 구장을 직접 보고 싶어했는데, 우리가 간 날은 하필 음식축제가 열리고 있는 주간이어서 그 넓은 운동장은 전통장터로 변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나한테는 다양한 먹거리를 구경할 수 있고 먹어 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 장인인듯 보이는 할아버지가 메밀반죽을 밀대로 밀어 직접 메밀국수를 뽑는다. 맛있다. 푸짐한 딸기 셔벳, 우엉넣은 주먹밥, 다양한 스시, 도자기 가게에서는 국자 세워놓는 접시를 샀다. 넓은 운동장의 삼분의 일은 무대를 설치, 일본 전통 극을 상연. 일본 문화의 다름을 확인한다.
서둘러 숙소로....
체크 아웃시간을 체크인 시간으로 착각하는 어이없는 일로 하루를 마무리. 프론트에 태국인같아 보이는 젊은이가 하루치 숙박비를 내야한다고. (그라피 네즈는 날마다, 시간대별로 다른 사람들이 교대로 프론트일을 보고 있다.)
‘OH we 're confused about the check out time. ’
‘what time of check-out did you think’ ‘3:00. So i told you ’I’m sorry i’m late,‘
잠시 기다려보라며 안 쪽으로 들어가 전화 통화를 하더니 it’s okay. 한다. 오 마이 갓.
허성권샘이 절대 타지 말라는 skyliner를 타고 나리타고항에 도착.----(시간이 촉박하여 선택권이 없었어요^^)
다리를 쭉 뻗고 편하게 갈 수 있었으나 앞으로 허리띠 졸라맬 일이 ....)
이스타항공은 나리타에서도 한참을 늦게 출발하였다.
기적같이 출발 3분을 남겨두고 공항지하철 막차에 올라 새벽 1시경 집으로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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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네즈 ..가 머릿속에서 눈에 밟힐 때쯤 우연하게도 ‘우에노, 네즈’란 단어를 읽고 있는 글 속에서 만난다. 작게 기쁘고 떨려온다.
‘이 지역은 야네센( 야나카, 네즈, 센다기)로 불리며, 메이지 시대의 유명한 문인과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장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모리 오가이, 나쓰메 소세키, 히구치 이치요 같은 작가와 관련된 박물관과 살림집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도쿄라는 도시속에 있지만 옛 것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느끼게하는 오래된 건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언니들의 여행법에서
화가 세끼네 쇼오지(1899-1918)는 ‘가을에는 우에노(上野)에서 놀랄 만한 일을 하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서경식의 청춘의 사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