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껴야 잘산다
2024년 전국체전(10.11~10.17)이 개최되는 새로 조성된 공설운동장 주변을 한바퀴 돌았다. 기존의 것에 비하면 그 규모나 시설이 정말 삐가번쩍했다.
어마어마? 한편으론 때깔은 좋은데...관심있는 시민이라면 전국체전이 끝나면 이걸 또 무슨 돈으로 운영을 해나갈까?하는 삐딱한 생각(?걱정)이 남을 것 같았다.
일부시설의 이용은 유료화 한다손치더라도, 거대한 시설을 어찌 그것으로 감당하랴?
체육시설은 그렇다치고, 수백대의 주차가 가능한 공용주차장의 운영과 임시주차장 부지의 활용문제도 신경 쓰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 어느 누가 그 넓은 주차장을 활용하며, 다음 경기를 생각한다면 임시주차장부지는 또 어떻게 해야할까?
예전 체육시설이 모자랄때는 특정목적의 행사가 끝나도 다른 용도로의 재활용도가 높았지만, 언제부터인가 국제행사 등을 유치하고 나면 시설의 관리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적자운영을 면치 못한다는 뉴스가 터져나왔다.
해마다 체전은 전국의 시도, 시군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개최지마다 지자체장들의 체면과 열정이 넘쳐 새로운 시설 마련에 열을 올리기 마련이다. 또 그래야 치적도 쌓고, 지역경기도 살아나며, 솔직히 누군가에겐 콩고물도 생기지 않겠나?
지자체장들은 임기만 생각하겠지만 의식있는 시민들은 더먼 장래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냥 새로운 시설에 좋은게 좋다고만 생각할 것이지...그런데 점차 어려워지는 경제 현실을 바라다보니 우리 자식들의 허리띠를 조르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솔직히 운동장 생긴다고 게을러 터진 자식 세대들이 아침저녁 운동장 횟수 헤아리며 돌일도 없어보인다.
그래도 계획된 행사, 준비된 시설이니 많이 다녀가길 바랄뿐이다.
자료를 보니 공설운동장의 건립예산은 1793억원인데 이중 국비 200억원, 도비 390억원, 시비는 1203억원이 소요된단다. 그런데 무슨 공사든 일을 벌리면 돈은 더 들어가기 마련이어서 변수가 생길 것이 정확한 자료는 못된다.
시의 2024년도 예산액은 2조 1273억원이라고 하였다. 그래도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재정자립도가 높은편이고, 잘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돈은 어디서 나오냐고? 지자체의 재원인 지방세는 취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주민세, 지방지원시설세, 지방교육세, 면허등록세 등이 있는데 세원이 약하고, 특히나 인구감소나 노령화로 지역산업이 붕괴되어 그것마져 점차 줄어들고 있단다. 민원 생기는 골치아픈 공장 쫒아내고 아파트 허가내주면 땅값올라 공장 일자리 잃는 근로자들을 빼면 누이좋고 매부 좋은 일이란다.
재정자립도가 그렇게 낮다면 그 지자체가 펑펑쓰는 사업예산(지금도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하는...)과 공무원 월급은 무엇으로들 준다니?
이에 중앙정부에서는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 교부금, 출연금이란 명목으로 지자체의 모자라는 재원을 채워준다.
그것도 국민 세금만 잘걷히면 마르지 않는 우물인데, 정부의 세수 부족분이 작년엔 50조가 넘고, 올해도 30조라고 하니 걱정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세수부족분은 어떻게 할까? 정상적인 방법은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야당이 쉽게 동의해주겠나? 그래서 한국은행에서 빚을 내어 당겨쓴단다.
그래도 제돈 아니니 펑펑 쓰는데는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애껴야 잘산다. 세상이 옛것 같아야만 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옳은건 옳아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
오늘 또 그분의 어록을 빌려다 쓰야하나?
'금준미주천인혈(樽美酒千人血) 옥반가효만성고(玉盤佳肴萬姓膏)'라...
국민 혈세로 밥먹더라도 소문내지말고, 싸우지나 말고 먹었으면 좋겠다. 평생 세금만 내고 공밥 한번 못얻어 먹는 국민들 생각도 좀하자.
우리는 지금 메가로폴리스에서 출발하는 우주열차인 '은하철도 999'호를 타고 다른 행성으로 가는게 아니라, 빈곤한 꼬리칸과 호화로운 머리칸으로 나뉘어진 불평등한 열차 속 세상에 사는 '설국열차'를 탄 느낌이다.
더욱 한심한건 요즘 그런것 전문 유튜브가 생겨나 알았는데 지자체에서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 프로젝트를 계획 시행하였으나 결국엔 파산하여 버려져 있고, 일부지자체는 인구는 줄어드는 마당에 수천억원을 들여 궁궐같은 신청사를 짓는 등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정말 이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은 대통령일까? 국회의원일까? 아닐 것이다. 진정 걱정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고장을 지키며 그곳에서 터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정책적 형평은 있겠지만 재정자립도가 현저히 낮아 남의 지역 사람들이 낸돈을 얻어쓰면서 무슨 자치운운 하는 것도 웃긴다.
자식세대에 물려줄 문화유산? 개똥같은 소리말고, 천진난만(?)한 그들은 통닭 시켜먹게 빚이나 안물려 주기를 학수고대 할 것 같다.
아무튼 더 길게하면 재미도 없고, 밑천 드러날 것 같아 이쯤해서 우리나 이웃한 동네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는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로나 눈을 돌렸다.
■ 재정자립도
* 온라인 자료이니 내용이 다를 수도 있음
● 시도별(2024년 기준)
서울 79.8, 세종 63.8, 인천 54.9, 울산 51.7, 부산 51.4, 대전 45.3, 대구 47.6, 광주 42.7
경기 62.7, 경남 39.2, 제주 38.4, 충남 37.6, 충북 34.3, 경북 29.8, 강원 28.9, 전북 27.3, 전남 26.9
● 경남 시군별(2022년 기준)
창원 32.3, 김해 29.3, 양산 25.7, 진주 19.4, 거제 17.0, 사천 15.1, 밀양 13.0, 통영 12.3
함안 15.2, 하동 13.0, 창녕 11.9, 함양 9.8, 남해 8.9, 고성 8.4, 거창 8.1, 의령 8.0, 합천 8.0, 산청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