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꺼지지 않는 불 -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나의 것만 같다.
나만이 가장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
가져도 가져도 끝이 없는 또 다른 관심
만족할 수 없는 내 안의 갈증
소유하는 것만이 목표였다.
목표를 이루면 또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서서히...서서히...
나도 모르게
정작 내가 잃어가는 것들조차 알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간 수캐처럼
쉬지 않고 살을 찌우는 돼지처럼
불을 향해 뛰어드는 나방처럼
가졌어도 그치지 않는 새로운 시작
꺼지지 않고 나를 태우는 마음의 불씨
욕심慾心
- 어머니 -
간밤에
삼천 배를 하였습니다.
내 마음이
자꾸 흔들리는 것 같아
참회를 하였습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잠시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평생을 기도하시며 살아가신 어머니
한마음 한결같이
오롯이 수행하라 말씀하셨습니다.
텅 비어 있는 내 마음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 가을날의 기도 -
어느새 훌쩍 커버린 것 같습니다.
당신의 말씀 다 헤아리지도 못하고
하룻밤 사이 담장을 뛰어넘은 옥수수처럼
육신의 키만 훌쩍 자라 가을을 맞이합니다.
내가 자라는 것처럼 내 생각도 깊어질 수 있다면...
나이를 먹어가는 것처럼 마음도 넓어질 수 있다면...
당신이 일어주고 가신 바람의 길을 따라서
당신에게 가까이 가고 싶습니다.
너무 커서 보이지 않는 당신의 마음을 닮아
한결같은 당신의 미소를 짓고 싶습니다.
그림 / 원성스님 '동자승' 글/ 원성스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