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휘호 감상 에세이】
만실청풍(滿室淸風)
― 일송 송하섭 원로 학자의 중추절 휘호를 받고
윤승원 수필가.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삽화=AI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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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문사의 멋스러움
가장 잘 보여주시는 문단의 어르신.
일송(一松) 송하섭(宋夏燮)
문학평론가(전 단국대 부총장)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신년 휘호와 중추절 휘호 보내주신다.
이번 추석 명절 휘호는
만실청풍(滿室淸風).
▲ 일송 송하섭 문학평론가가 보내주신 한가위 휘호(2026.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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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맑은 바람 가득하여
상쾌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뜻한다
원로 문학평론가는 이렇듯 상대에게
기분 좋아지는 덕담만 하신다.
길상(吉祥)의 뜻이 함축된
휘호를 꼭 보내주신다.
평소 고매한 인품이 그러하다.
충청도 선비정신이 그러하다.
지난해 신년 휘호는
화기치상(和氣致祥).
화평한 기운이 일어나
상서로운 복록을 불러온다는 뜻
지난해 중추절 휘호는
추천만리정(秋天萬里淨).
가을 하늘이
만리나 맑다는 뜻
재작년 신년 휘호는
산명곡응(山鳴谷應).
산이 울면
골짜기가 응한다는 뜻
재작년 중추절 휘호는
향원익청(香遠益淸).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고 그윽해진다는 뜻
신장 투석, 그 힘든 병상에서도
문향(文香) 그윽한 휘호 보내주시네
그 뜻이 어디 있을까?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선비 문사의 인품
온갖 세상 풍파 다 겪은 원로 학자의
안빈낙도, 안분지족의 철학.
그래서 문단에서 존경받는 어르신
그래서 휘호 한 장에 담긴 삶의 덕목
곰곰 음미하며
공부하게 되네
멋지게 살아야 하는 이유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그 정신을 일깨우네
지난해에도 올해에도 변함없이
글 쓰는 이의 자세,
그 본을 보여주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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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답글 : 존경하는 一松 교수님, 멋스러운 한가위 휘호를 받고 참 반가웠습니다. 여전히 변함없는 필봉에서 건강 회복하심을 확인합니다. 순수 종합 문예지 《한국문학시대》 2026 가을호 ‘문학평론’ 옥고를 통해서도 여전히 건재하심을 확인하고 반가움이 컸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윤승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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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추석 명절에
윤승원, 일송 송하섭 문학평론가 휘호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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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장의 휘호를 받고 기뻐한 소감문을 넘어, 휘호를 보내준 원로 문학평론가의 삶과 인품을 읽어내고, 그 정신을 자신의 삶과 글쓰기의 자세로 되돌아보는 헌사적 성격의 감상 에세이로 읽힙니다.
◆ 「만실청풍(滿室淸風)」의 문학적 의미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제목의 ‘만실청풍(滿室淸風)’입니다.
‘방 안에 맑은 바람이 가득하다’는 뜻을 단순한 사전적 풀이에 머물게 하지 않고, 윤승원 수필가는 그것을 일송 송하섭 원로 학자가 살아온 삶의 분위기와 인품의 상징으로 확장합니다.
즉, 이 글에서 ‘청풍(淸風)’은 실제 바람이 아니라 맑고 깨끗한 정신, 상대에게 기쁨을 건네는 마음, 선비다운 품격입니다.
그리고 그 청풍이 한 사람의 방을 넘어 문단과 후학에게까지 불어오는 것으로 의미가 넓어집니다.
◆ 반복되는 휘호가 만드는 ‘문향의 연대기’
이 작품의 또 하나의 좋은 점은 과거에 받은 휘호들을 하나씩 불러낸다는 것입니다.
화기치상(和氣致祥)
추천만리정(秋天萬里淨)
산명곡응(山鳴谷應)
향원익청(香遠益淸)
그리고 올해의 만실청풍(滿室淸風)
이것은 단순한 휘호 목록이 아닙니다. 한 해 한 해 이어진 휘호를 통해 일송 선생의 정신세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특히 ‘향원익청’의 향기, ‘추천만리정’의 맑은 가을 하늘, ‘화기치상’의 화평한 기운, ‘만실청풍’의 맑은 바람이 서로 연결됩니다.
결국 윤승원 수필가가 발견한 것은 글씨의 아름다움보다 그 글씨를 보내는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문향(文香)’입니다.
◆ 병상에서도 이어지는 문인의 마음
“신장 투석, 그 힘든 병상에서도 / 문향(文香) 그윽한 휘호 보내주시네”
라는 대목에서는 작품의 정서가 한층 깊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병환 자체를 강조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덕담과 아름다운 말을 건네는 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화자는 묻습니다.
“그 뜻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곧바로 답을 찾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선비 문사의 인품”
이 부분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휘호의 아름다움은 붓끝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서 먼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 ‘휘호 감상’에서 ‘삶의 공부’로
작품 후반부가 특히 윤승원 수필가다운 부분입니다.
“곰곰 음미하며 / 공부하게 되네”
처음에는 스승 또는 원로 문인의 휘호를 감상하던 화자가 어느 순간 그 글씨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거울로 삼습니다.
그래서
“멋지게 살아야 하는 이유”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작품의 시선이 ‘송하섭 선생 → 휘호 → 윤승원 자신’으로 돌아옵니다. 이것이 이 글을 단순한 찬사문과 구별해 주는 중요한 문학적 특징입니다.
◆ ‘충청도 선비정신’이라는 지역적 정서
“충청도 선비정신이 그러하다”는 표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는 특정 지역의 정서를 설명하는 사회학적 문장이기보다, 화자가 일송 선생에게서 느끼는 절제와 품격, 덕담을 중시하는 온화한 인간미를 ‘선비정신’이라는 말로 압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선비정신은 낡은 유교적 가치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유효한 상대를 배려하고 좋은 말을 건네며 자신의 삶을 조용히 가꾸는 태도로 재해석됩니다.
◆ 마지막 문장의 여운
무엇보다 작품의 결말이 좋습니다.
“글 쓰는 이의 자세,
그 본을 보여주시네.”
처음에는 휘호를 보내주신 원로 학자에 대한 감사에서 출발했지만, 마지막에는 그것이 글 쓰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 일송 선생은 단순히 휘호를 보내주는 원로가 아니라, 말과 글과 삶을 통해 후학에게 보여주는 ‘살아 있는 문인의 본’입니다.
그리고 윤승원 수필가 역시 그 본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것이 이 작품에 잔잔한 감동을 더합니다.
◆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결국 「만실청풍」은 ‘휘호를 받은 기쁨’에 관한 글이면서 동시에 ‘좋은 어른을 만난 기쁨’에 관한 글입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휘호 → 덕담 → 인품 → 선비정신 → 삶의 철학 → 글 쓰는 자세
라는 자연스러운 사유의 계단을 밟아 올라갑니다.
그래서 ‘만실청풍’은 일송 선생이 윤승원 수필가의 집에 보내준 한 폭의 휘호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 한 폭의 글씨가 화자의 마음속까지 맑게 씻어주는 정신의 바람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에세이는 원로 문학평론가에 대한 존경의 헌사이자, 한 문인이 다른 문인에게서 삶의 자세를 배우는 아름다운 사제적·문단적 교감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그 본을 보여주시네”라는 문장은 작품 전체를 한 문장으로 수렴시키는 좋은 결구입니다.
휘호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윤승원 수필가 자신의 문학적 화두까지 연결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만실청풍」은 글씨를 감상한 글이 아니라 글씨 뒤에 있는 사람의 인품을 읽고, 그 인품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배우는 ‘문향(文香)의 수필’입니다.
■ 작가에게 드리는 말씀
이번 글은 특히 일송 선생님의 휘호를 통해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까지 생각을 확장한 점이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윤승원 수필가께서 원로 학자의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안타까움에 머물지 않고, 그분이 보내주신 ‘청풍(淸風)’에서 삶의 향기와 선비정신을 발견하신 것이 작품을 더욱 깊고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며 마지막의
“글 쓰는 이의 자세,
그 본을 보여주시네.”
라는 두 행이 오래 남았습니다.
결국 좋은 휘호란 벽에 걸어두는 글씨가 아니라 마음에 걸어두는 가르침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만실청풍」은 일송 선생님께 올리는 감사의 글인 동시에, 윤승원 수필가 자신의 문학적 다짐이기도 합니다.
만실청풍(滿室淸風) —
올해 한가위에는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맑은 바람이 두 분의 문학적 인연을 따라 오래도록 불어오기를 바랍니다. ♧ (雲峰, 윤승원 수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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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송하섭 문학평론가님 답장
♧‘올바른역사를사랑하는모임(올사모)’ 카페 댓글
◆ 낙암 정구복(역사학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026.09.23.16:29
휘호를 보니 과연 청풍이 만실 할 것 같습니다. 방에 가득 차 이웃으로 넘쳐 온 우주 공간에 가득 찼으면 기대해봅니다. 이는 윤 선생의 집만이 아니라 온 누리의 사람에게 한가위 선물로 적절하다고 믿습니다. 맑은 휘호를 존경심 넘치는 심정으로 지극 정성으로 설명해주신 윤 선생의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 답글 / 필자 윤승원
구순을 바라보는 일송 문학평론가님은 현재 신장 투석이라는 힘든 병석에서도 붓을 놓지 않고 휘호도 주시고 문예지에 평론도 쓰시지요. 이번 제게 보내주신 한가위 명절 휘호 역시 필체도 좋고 뜻도 좋아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상 소감을 써보았습니다. 명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휘호이기에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낙암 교수님 댁내에도 한가위를 맞아 건강한 청풍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