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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아파트부녀회 농촌사랑 자매결연 | 2005-03-30 | |||||
이날 자매결연식에는 마을주민과 효목동의 아파트 부녀회원, 농협 효목시장지점 직원 등 모두 50여명이 참석했으며, 하빈농협 도록수 조합장이 참석해 도시지역 3개 단체와 농촌마을 간의 자매결연식을 축하하고 지속적인 교류활동을 전개해 줄 것을 당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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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효목동 진로 이스트타운은 입주 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소모임을 자랑한다. 진우회, 청년회, 산악회, 축구회, 탁구회…. 모임들끼리 아기자기하게 정을 나누다보니 아파트 이웃 간의 친분도 남다르다.
그 가운데에서도 ‘진우회’는 단연 돋보인다. 진우회는 자격 조건도 있다. 102동에 사는 50세 이상의 남성이어야 한다. 진우회가 결성된 건 1999년 10월쯤.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모임 만들기를 즐기는 손호식(51)씨가 동분서주하면서부터였다.
손씨는 “여기 오기 전에 살았던 아파트에서는 생활 자체가 무척 삭막했다”라며 모임 결성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손씨는 102동 각 집을 돌아다니며 “한번 뭉치자”라고 소리쳤다. 손씨는 “처음에 그저 얼굴 익히는 수준이었지만 몇 번 모이다 보니 하나의 친목모임으로 만들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뭉친 남자들은 여태껏 매달 한 차례도 빠짐없이 모임을 갖는 끈끈함을 보이고 있다. 3달에 한 차례는 꼭 부부끼리 전국 곳곳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6년의 세월동안 친분을 쌓다보니 진우회 회원들은 서로 형님, 동생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주민 박윤경(44`여)씨는 “여행을 가더라도 그저 먹고 노는 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행을 가기 전에 미리 여행 정보나 문화 유적에 관한 역사를 공부한 뒤 여행지에서는 뭔가 배우는 답사여행이 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회원들은 자녀들도 심심찮게 데려간다고 한다.
회원들끼리 각종 경`조사를 챙기는 것도 빠트리지 않는다. 경`조사에 대한 방송이 나가면 회원들은 거의 모두 참석한다고 한다. 정운석(53)씨는 “얼마 전 딸 결혼식이 있었는데 102동 주민들이 많이 찾아와서 너무 고마웠다”라고 좋아했다. 박씨는 “윗집이나 아랫집에서 생일을 맞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찾아가 잔치를 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는 이사를 간 사람들조차도 계속 찾아오게 만든다. 2004년 말에 중구 대봉동으로 이사를 한 이식범(67)씨는 아직 진우회 모임이 있으면 꼬박꼬박 참석을 한다.
이씨는 “아파트 살 때 워낙 끈끈하게 정을 나눈 사이다보니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씨는 여러 아파트를 살았지만 진로 아파트만큼 이웃사이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곳은 없다고 자랑했다. 손씨는 “진우회 자녀들까지도 따로 모임을 만들어 만남을 가질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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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순찰 '청년회' | ||
청년회가 생기게 된 건 입주 초창기 아파트 주변에 도난 사고나 퍽치기 범죄가 종종 발생해서였다. 당시 동구 지역에서 이곳이 부자 아파트란 입소문이 나면서 불량배들이 서성거렸다는 것. 곽태근(43)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초창기에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퍽치기를 당했다는 제보도 심심찮게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이를 보다 못한 곽 대표는 2001년 4월 건장한 남성 20여 명을 선발해 별도로 순찰대인 ‘청년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캄캄한 밤 10시만 되면 야광봉을 들고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닌다. 일주일에 두 차례씩 4년여 동안 활동한 덕분에 이제 이 아파트는 안전지대로 바뀌었다. 도난 사고나 퍽치기를 당했다는 주민들의 제보도 없어졌다. 어린이 놀이터에 자주 나타나던 불량 청소년들은 잘 타일러 돌려보내기도 했다. 김영수(49) 청년회 회장은 “우리 모임이 주위에 소문이 나면서 어지간해서는 불량배들이 얼씬도 않는다”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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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마니아 김재철씨 | ||
이웃 주민들이 102동 1002호에 사는 김재철(57)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김씨의 집 현관문을 열자 얼핏 그 말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가곡이 집 안 전체에 그윽하게 울리고 있었고 책상 위에는 수많은 악보들이 흩어져 있었다. 누가 봐도 김씨가 가곡에 빠져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김씨는 요즘 시간만 나면 인터넷에서 가곡을 내려 받느라 정신없다. 요즘 가곡 배우는 재미에 산다는 김씨는 가곡을 배우기 위해 다니는 곳만 3곳이나 된다. 조만간 가곡책도 하나 펴낼 생각이라고 한다. 1997년 퇴직한 김씨는 옛 대구극장 옆에 있는 ‘녹향’이란 음악감상실을 자주 드나들었다. 평소 클래식을 좋아했던 김씨는 “3년 전 녹향을 찾았던 계명대 성악과 교수로부터 가곡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라고 술회했다. 그 이후로 가곡CD를 닥치는 대로 모으며 듣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직접 가곡을 배우기까지 한 것이다. 청도에 있는 김씨의 농장은 온갖 음향 시설을 갖춘 가곡 감상실이나 다름없다. 김씨는 “아는 사람들이 농장에 찾아오면 바비큐를 구우면서 같이 가곡을 듣기도 한다”라고 했다. 여행을 가더라도 김씨의 가곡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어보라며 대뜸 가곡을 부른다고 한다. 그 때 그 때 분위기에 맞게 가곡을 부르니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지난해 팔공산에 철쭉이 한창 폈을 때였어요. 등산을 하다 문득 가곡을 한곡 불렀더니 등산객들이 환호성을 부르며 박수를 치더라고요.” 김씨는 “가곡을 배워놓으니 모임에 가도 즐겁고 따뜻함도 묻어난다”라고 설명했다. 가곡으로 인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것. “멕시코 사람들은 걷다가 한 번씩 뒤로 돌아본대요. 영혼이 혹시 못 쫓아올까봐서죠. 우리도 좀 더 여유를 가졌으면 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