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에 사는 35세 여성 스웨이드입니다.
먼저 카페를 열어주신 석송님과 체험기 및 답변을 달아주시는 분들, 함께 힘든 길을 같이 가 주시는 그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곳이 없었으면 정보도 부족하고 서비스도 열악한 미국에서 이만큼 치료를 해내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곳 까페에서 기쁨과 슬픔을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2011년 6월에 잠깐 한국에 머물던 중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다가 초음파 및 조직검사 결과 갑상선 유두암 (1.5cm/0.5cm)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부모님이 계시는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까 하다가 미국에 직장도 있고 보험 기타등등이 복잡해서 미국 (Emory hospital)에 와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2011년 7월 15일에 전절제로 받았는데 특이사항은 제가 원래 켈로이드스킨을 가지고 있어서 의사선생님께 강력히 말씀드렸더니 수술 후 봉합을 실로 하지 않고
수퍼글루 (Super Glue) 라고 하는 외과용 풀로 붙여주시더라구요. 그 덕인지 크게 켈로이드는 보이지 않고 약간 붉은 기만 남아있는데 현재는 자외선 차단에만 신경쓰고 있습니다. 사용하고 있는 크림은 메더마 (Mederma) 라고 하는 스카크림인데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습니다.
수술 후 1박2일 동안 (미국에서는 일반적) 병원에 입원했다가 집으로 와서 쉬었습니다. 마취 깰 때 목안이 너무 아파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마취에 사용하는 관 또는 호스가 목구멍을 건드려서 그렇다고 하는데 한 1주정도 지나니 괜찮았습니다. 그후 진통제 거의 없이 참아냈습니다. 그리고 뒷목이 아파서 자다가 깨기도 했는데 이것도 1-2주 지나니 괜찮아졌습니다.
한가지 더 특이사항은 2-3주 후 수술자리 풀을 떼는데 실이 약간 나와 있어서 처음에 놀랐는데 알고 보니 풀로 붙인 상처 안으로 여러겹으로 봉합을 해서 그럴수 있다고.. 그냥 짧게 자르고 내버려두었더니 약 한달 후 그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소독만 잘 하면 (과산화수소) 큰 문제는 안될 것 같구요.
수술 후 대략 2달 후 (9월 15일) 동위원소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왠만한 경우가 아니면 차폐실 이용을 안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치료 한달전 신지로이드
(Synthroid)를 끊고 치료 2주전 저요오드식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야채, 흰밥, 고기를 간을 최소로 해서 과일과 함께 먹었고요. 한식을 좋아하는데 김치, 된장, 고추장, 간장을 못 먹으니 먹을 게 없더라구요.. ^^ 이 기간동안 운동도 요가, 걷기, 저강도 수영 (수영은 수술후 한 6주후 시작), 저강도 근력운동 (어깨나 등쪽)을 30분 정도 일주일에 서너번 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확실히 힘이 좀 부치고 계단 같은 거 오를 때 숨이 차고 하기는 했는데 이 기간에 일주일에 3-4일 정도는 5-6시간 정도 일을 했습니다. 다행히 유연성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제가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받으려고 노력하면서 일했는데요. 예를 들면 문제가 될 만한 일은 대강 다른 이들에게 넘겨버리거나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다른 생각으로 대치하려는 마인드 콘트롤을 했습니다.
그리고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한가지 더 - 그냥 괜찮다 괜찮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하며 불안하고 힘든 마음을 부정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고, 몸이 힘들거나 마음이 힘들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조용히 말하곤 했습니다. 참으려고만 하니 제 마음이 힘들더라구요. 말하고 도움을 구하니 마음이 좀 더 편해졌습니다. 때로는 "나는 지금 안괜찮다" 라고 말하는 것도 용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이 부분은 참 어려운 부분이고 저도 계속 노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수술 후 두달 동안 집에서 거의 쉬는 동안 (참고로 저는 결혼을 했지만 남편과는 다른 지역에 떨어져 있어서, 수술후 한달 정도는 같이 있었고 한달은 혼자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암투병보다는 휴가로 쉬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재미있는 TV, 책 등을 많이 보았습니다.
2011년 9월 12일, 동위원소 치료를 위해 핵의학과에서 의사를 만나 스캔을 위해 저용량 (4 mCi) 옥소를 먹고 집에 와서 2박 3일을 물먹고 혼자 지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남편과 한집에는 있었지만 방과 화장실을 따로 쓰면서 대용량을 대비해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3일후 스캔을 해서 현재 남아있는 갑상선 조직을 관찰하고 용량을 결정했습니다. 전 수술결과 임파선 전이가 (5개중 3개) 있어서 150으로 결정했고 폐부등의 다른 전이는 없어서 (있을 경우 200) 150 으로 결정됐다고 합니다.
2011년 9월 15일, 150 (실제 용량 162)을 먹고 남편이 운전해서 집에 왔습니다. 한 두시간 정도 차안에 같이 있어서 걱정이 되는데 의사가 괜찮다니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옥소를 먹은 후 30분간 물 먹지말고 2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말라고 해서 그렇게 했구요.
그 이후 몸이 노곤하고 힘들어지면서 약간의 (그러나 참을만한) 두통이 왔습니다. 집에 와서 흰죽을 조금 먹고 물을 계속 마셨습니다. 그날 새벽에 일어난 관계로 저녁 7-8시부터 졸음이 몰려오더라구요. 그래서 한시간씩 자고 일어나 물 마시고 신사탕 및 껌을 주기적으로 먹기 시작했는데요. 한 새벽 2시경부터 귀밑이 부어오르더라구요. 얼굴이 똥그래지면서 어린시절 볼거리를 연상시키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어서 비몽사몽하면서 귀 주변을 마사지하고 윗니와 아랫니를 부딪혀가면서 침을 흘려 삼켰습니다.
제가 한 침샘마사지는, 손바닥으로 볼과 귀밑을 한번에 위로 올렸다가 아래로 내리면서 했는데 침도 잘 나오고 한 5분만 해도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껌 (자이리톨이 가장 맛있었습니다.)과 신사탕 (리콜라 레몬맛 - 그게 자극적이지 않습니다.)을 번갈아 가면서 먹었는데 혀와 턱이 참 고생이 많았죠.. 의사가 24시간 이후부터 신사탕을 먹으라고 했는데 그냥 안하는 것보다 먹는 게 침샘관리에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쪽잠을 자면서 (한 20-30분) 계속 침샘관리와 물을 마셨습니다.
동시에 밤 12시경부터 약간의 미식거림이 있다가 한 3시경 구토를 한번 했습니다. 원래 위장에 큰 문제는 없는데요. 어쨌든 물을 너무 많이 마셨는지 한번 구토에 엄청난 양의 물이 나오더라구요. 물 때문에 위장이 엄청 늘어났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항구토제를 한알 먹었더니 그 뒤로 구토 및 미식거림은 거의 사라졌구요.
첫날 부어오른 침샘은 점점 가라앉더니 3일째 되는 날부터는 아주 많이 가라앉았는데 그리고 나니 자고 일어나면 입안이 많이 건조한 느낌이 있습니다. 약간 걱정되는데 의사에게 물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틀째부턴 물맛이 아주 지겹더라구요. 다양한 음료수를 준비하시기 바라구요. 전 수박, 복숭아, 오렌지쥬스, 스파클링워터 (perrier), 옥수수차, 녹차, 원두커피 등을 추천합니다. 전 한 매일 3리터 정도 마신것 같네요. 소변은 1-2시간마다 봤습니다.
그리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등 순환이 잘 안되는 느낌이 있어서 반신욕과 족욕등을 했더니 땀이 나서 좋았습니다. 여건이 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속이 밍밍해서 남편에게 부탁해서 고추가루를 풀은 소고기무국을 해달라고 해서 먹었더니 정말 속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것도 위장이 괜찮고 여건이 되는 분께 추천합니다.
3일째 되는 오늘부터는 미각에 문제를 보이고 있습니다. 짠맛과 쓴맛은 거의 안느껴지고 약간의 신맛과 단맛만 느껴지네요. 하지만 일시적일 거라고 생각하고 고민 안하려구요. 스캔 끝나면 맛있는 것 먹으려고 했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
오늘부터 남편없이 혼자 지내야 하는데 큰 고생안하고 지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옥소를 먹은 후 6일째 되는 날 스캔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좋은 결과 기대하면서 이만 저의 체험기를 마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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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갑상선암 - 삼성의료원 - 홍길동의사 - 유두암 수술
첫댓글 고생하셨네요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타국에서 정말 힘드셨겠어요.기운내시고 꼭 완쾌되시길 바랍니다.
정말 수고많으셨네요 저랑 동네도 그렇고 남편이랑 떨어져있는것도 비슷하시지요. 전 약 한달전쯤 진단받고 수술받으러한국들어왔어요 미국에서 수술받으려니깐 엄두가 안나서요 대신 남편과 한 두달 생이별하게되었지만요.. 암튼 얼른 회복하시길 바래요!!
고생많으셨어요~저도 오늘부터 갑상선약을 끊고~옥소치료 준비중이랍니다....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