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은 죽은 모든 이, 특히 연옥 영혼들이 하루빨리 하느님 나 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날이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오늘 세 대의 위령 미사를 봉헌해 왔다. 이러한 특전은 15세기 스페인의 도 미니코 수도회에서 시작되었다.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 일부터 8일까지 정성껏 묘지를 방문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첫째 미사
오늘 전례 ▦ 오늘은 ‘위령의 날’로서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연옥의 영혼들을 위하여 정성껏 기도하며 그들이 어서 정화되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간구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예외 없이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며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가도록 결심해야겠습니다.
입당송 1테살 4,14; 1코린 15,22 참조 예수님이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듯이,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하 여 죽은 이들을 예수님과 함께 데려가시리라. 아담 안에서는 모든 사 람이 죽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살아나리라.
본기도 주님, 성자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시어 저희의 믿음을 깊게 하셨으니, 저희의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고, 저희도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 과 더불어,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리라는 굳건한 희망을 지니게 하 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욥은 자신을 비난하는 친구들의 논거에 괴로워하면서 하느님께서 자 신에게 안기신 고통을 토로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구원자이신 하 느님께서 살아 계심을 알고 있으며 그분을 기어이 뵙게 되리라는 확 신을 고백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인의 희망에 대해 서 말한다. 그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을 것이다. 죄인인 우 리에게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확인시켜 주신 하느님의 사랑에서 왔기 때문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산상 설교를 통하여 참행복을 선 언하신다. 또한 당신 때문에 박해받을 때 오히려 기뻐하고 즐거워하 라고 말씀하신다.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기 때문이다(복음).
제1독서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 욥기의 말씀입니다. 19,1.23-27ㄴ 1 욥이 말을 받았다. 23 “아, 제발 누가 나의 이야기를 적어 두었으면! 제발 누가 비석에 다 기록해 주었으면! 24 철필과 납으로 바위에다 영원히 새겨 주었으 면! 25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그분께 서는 마침내 먼지 위에서 일어서시리라. 26 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 진 뒤에라도, 이 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 27 내가 기어이 뵙고자 하는 분,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7(26),1.4.7과 8ㄷ과 9ㄱ.13-14(◎ 1ㄱ 또는 13)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 또는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어지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 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 ○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 바라보고, 그분의 성전 우러러 보는 것이라네. ◎ ○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자비를 베푸시어 응답하소 서. 제가 당신 얼굴을 찾고 있나이다. 당신 얼굴 제게서 감추지 마소 서. ◎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어지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주님 께 바라라. 힘내어 마음을 굳게 가져라. 주님께 바라라. ◎
제2독서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5-11 형제 여러분, 5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6 우리가 아직 나약하던 시절, 그리스도께서는 정해진 때에 불경한 자들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7 의로운 이를 위해서라도 죽을 사 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죽겠다고 나 설지도 모릅니다. 8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 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 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9 그러므로 이제 그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하느 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0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을 때에 그분 아드님의 죽음으로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 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1 그뿐 아니라 우리는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자랑합니다. 이 그리 스도를 통하여 이제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25,3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2ㄴ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 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 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 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 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 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전능하신 하 느님 아버지께 믿음을 고백하며 정성을 다해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가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충실히 전하며, 하느님 나라의 행복과 기쁨을 미 리 맛볼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이념이나 종교적 갈등으로 전쟁과 폭력이 끊이 지 않는 이 세상을 오롯이 지켜 주시어, 자신의 신념과 이익 때문에 타인의 목숨까지 무시하는 자들이, 주님의 정의와 진리를 깨닫고 회 심하여, 용서와 화해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3.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세상을 떠난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이 이 세상에서 지은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주님의 자비 와 사랑이 가득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세상의 빛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 원이 각자의 사명과 역할을 올바로 깨닫고 충실히 수행하여, 구원의 기쁜 소식을 이 세상에 더욱 생생히 전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 + 저희의 바람을 모두 알고 계시는 주님, 언제나 주님만을 믿고 따르 려 애쓰는 저희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 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 기도 주님, 성자께서 세우신 사랑의 큰 성사로 하나 되어,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을 자비로이 굽어보시고,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이 성자와 함께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영성체송 요한 11,25-2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 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아픈 체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각자도 분명 죽음을 맞이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면 많은 이에게 안타까움과 슬픔을 줄 것입니 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위령 의 날’에 이러한 운명이 주님 안에서 죽음조차 소멸시킬 수 없는 영원 한 생명으로 변모하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합니다.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보다 먼저 떠난 이들도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 라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은 또한 지금 우리의 삶도 변화시킬 것입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허무감에 빠지지 않고 주님께서 이 세 상에서 우리에게 주신 길을 충실히 걸으면 죽음마저 앗아 가지 못하 는 구원을 예감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을 위하여 파스카의 신비를 거행하고 비오니, 그들을 빛과 평화의 나라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영화로도 만들어져 더욱 널리 알려진,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라 는 소설은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흥미와 깊이를 가진 작품입니다. 이 소설 곳곳에는 우리의 신앙을 자극하는 인상적인 장면도 나옵니 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욥의 고백을 들으며 이 소설의 여러 대목이 떠 올랐습니다. 소년 파이는 가족과 함께 인도에서 캐나다로 이민가기 위해 그들이 운영하던 동물원의 동물들과 함께 배에 오르지만 파선되어 위기에 놓 입니다. 가족도 동물들도 모두 잃은 채 소년만이 유일한 생존자로 구 명정에 남았는데, 그 보트에는 불행하게도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이미 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시시각각 목숨을 위협하 는 호랑이와 함께 보트에서 227일을 표류한 믿을 수 없는 이야기입 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또한 삶과 종교적 체험에 대한 속 깊은 우 화이자 상징이라 하겠습니다. 소년은 마치 욥이 그랬듯이 죄 없이, 이유 없이 너무나 큰 고통을 겪 습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소설의 앞부분에서 이미 이렇게 밝힙니다. “이 이야기는 ‘해 피엔딩’이다.” 이 말은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그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는 선언으로 들립니다. 그리고 소설은 소년이 이러한 확신에 다가가는 내적 여정을 보여 줍니다. 소년은 공포심과 자포자 기의 유혹을 이겨 내며, ‘살아서 그분의 얼굴을 보리라.’는 희망을 악 착같이 쥐고 있었던 오늘 독서의 욥처럼, 바다에서 끈질기게 살아남 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가장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던 구명정 안의 호랑이였습니다. 호랑이는 그가 생의 의 지를 잃지 않게 하면서 긴장감으로 버티게 했던 것입니다. 이 ‘호랑 이의 존재’는 우리 인생길에서 때때로 맞닥뜨리는, 무정하고 매정하 며 잔인하게까지 다가오는 하느님의 ‘얼굴’을 상징한다는 생각이 듭 니다. 욥은 이러한 하느님의 얼굴을 이해할 수 없음에도 희망을 버리 지 않습니다. 소년 파이 또한 그러하였습니다. 하느님의 그 ‘잔인하 고 두려운 얼굴’에 사실은 그분의 사랑이 숨겨져 있음을 믿고 기다리 며 끝까지 분투하는 것, 그것이 참된 신앙인의 길일 것입니다. 그리 고 이러한 자세 속에서 우리는 진정 새로 태어난 삶을 살 수 있을 것 입니다.
둘째 미사
오늘 전례 ▦ 오늘은 ‘위령의 날’로서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연옥의 영혼들을 위하여 정성껏 기도하며 그들이 어서 정화되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간구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예외 없이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며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가도록 결심해야겠습니다.
입당송 4에즈 2,34-35 참조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 서.
본기도 믿는 이들의 영광이시며 의로운 이들의 생명이신 하느님, 성자의 죽 음과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셨으니, 세상을 떠난 하느님의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부활의 신비를 믿은 그들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의인들의 고난과 죽음이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파멸로 보이지만 사 실 그들은 평화를 누린다.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으며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제1독서). 아담을 통하여 세 상에 죄와 죽음이 들어왔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이가 의롭게 되어 새 생명을 얻는다.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죄가 많 아졌으나 그곳에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은총이 충만히 내려 영원한 생명이 주어진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철부지들에게 하늘 나라의 신비를 열어 주신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기도를 바친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당신은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당신 의 멍에를 메고 당신에게 배우라고 하신다. 그분께서는 안식을 주실 것이며, 그분의 멍에는 편하고 짐은 가볍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3,1-9<또는 3,1-6.9>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 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 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 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 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 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 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6(114-115),5-6.10-11.15와 16ㄱㄴㄹ(◎ 9) ◎ 나는 주님 앞에서 걸어가리라. 살아 있는 이들의 땅에서 걸으리 라. ○ 주님은 너그럽고 의로우신 분, 우리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네. 주님은 작은 이들을 지키시는 분, 가엾은 나를 구해 주셨네. ◎ ○ “나 참으로 비참하구나.” 되뇌면서도 나는 믿었네. 문득 놀라 나 는 말하였네.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 ◎ ○ 주님께 성실한 이들의 죽음이, 주님 눈에는 참으로 소중하네. 아, 주님, 저는 당신의 종. 당신이 제 사슬을 풀어 주셨나이다. ◎
제2독서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17-21 형제 여러분, 17 한 사람의 범죄로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음이 지배 하게 되었지만, 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만히 받은 이들은 예수 그 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생명을 누리며 지배할 것입니다. 18 그러므로 한 사람의 범죄로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았듯이,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습니다. 19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 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20 율법이 들어와 범 죄가 많아지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 히 내렸습니다. 21 이는 죄가 죽음으로 지배한 것처럼, 은총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는 의로움으로 지 배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11,25 참조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받으소서. 아버지는 하늘 나라 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5-30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 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 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 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 한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 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 은 가볍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 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전능하신 하 느님 아버지께 믿음을 고백하며 정성을 다해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가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충실히 전하며, 하느님 나라의 행복과 기쁨을 미 리 맛볼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이념이나 종교적 갈등으로 전쟁과 폭력이 끊이 지 않는 이 세상을 오롯이 지켜 주시어, 자신의 신념과 이익 때문에 타인의 목숨까지 무시하는 자들이, 주님의 정의와 진리를 깨닫고 회 심하여, 용서와 화해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3.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세상을 떠난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이 이 세상에서 지은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주님의 자비 와 사랑이 가득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세상의 빛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 원이 각자의 사명과 역할을 올바로 깨닫고 충실히 수행하여, 구원의 기쁜 소식을 이 세상에 더욱 생생히 전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 + 저희의 바람을 모두 알고 계시는 주님, 언제나 주님만을 믿고 따르 려 애쓰는 저희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 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 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세상을 떠난 하느님의 종들을 몸소 세례의 물로 씻으시고, 사랑과 자비로 끊임없이 보호해 주셨으니,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그들의 죄를 그리스도의 피로 깨끗이 씻어 주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죽은 이를 위한 감사송 1: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부활 의 희망 >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 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 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 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 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 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 처가 마련되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 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4에즈 2,35.34 참조 주님, 당신은 자애로우시니, 당신 성인들과 함께 영원한 빛을 그들 에게 비추소서.
영성체 후 묵상 ▦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아픈 체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각자도 분명 죽음을 맞이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면 많은 이에게 안타까움과 슬픔을 줄 것입니 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위령 의 날’에 이러한 운명이 주님 안에서 죽음조차 소멸시킬 수 없는 영원 한 생명으로 변모하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합니다.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보다 먼저 떠난 이들도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 라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은 또한 지금 우리의 삶도 변화시킬 것입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허무감에 빠지지 않고 주님께서 이 세 상에서 우리에게 주신 길을 충실히 걸으면 죽음마저 앗아 가지 못하 는 구원을 예감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시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외아드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간절히 청하오니,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이 파 스카의 신비로 깨끗해지고, 훗날 부활하여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 리 주 …….
오늘의 묵상 위령의 날이 되니 신학생 시절 해마다 전교생이 용인이나 용산의 성 직자 묘역에 미사를 드리러 간 일이 떠오릅니다. 미사 전에는 선종하신 신부님들의 묘소를 둘러보며, 또 그분들의 묘 비에 새겨진 성함을 보며 잠깐씩 기도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숙연 한 마음보다는 오히려 할아버지의 품속에 안긴 듯한 따스함과 평온함 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그분들이 ‘달릴 길을 다 달리 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긴 가운데 참된 평화를 누리고 계신다는 생 각이 들어서 그러했을 것입니다. 생전에 직접 모시거나 뵐 기회가 있었던 ‘할아버지 신부님’들의 성함 을 묘석에서 발견하였을 때에는 반갑기도 하면서, 세상을 떠난 이들 에게만 주시는 주님의 영원한 평화를 저도 잠시나마 나누어 받는 느 낌이 들었습니다. 죽음은 인간의 슬픈 운명의 확증인 것만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얻게 되는 진정한 평화에 이르는 문이기도 한 점을, 그 분 품에 먼저 안긴 분들을 참배하면서 다시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듯, 자신의 것을 다 내어놓고 주 님 안에서 ‘철부지’가 된 이에게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시 는 구원과 평화의 시작입니다. 지혜서가 말하듯, 세상의 눈에는 의인 들이 죽음으로 끝장에 이르렀다고 보일지 모르지만, 주님의 ‘아이’들 인 그들은 하느님의 손안에서 평화를 누릴 것입니다. 오늘 위령의 날에 돌아가신 분들이 말없이 전해 주는 ‘죽음의 신비’에 잔잔한 마음으로 머물러 봅니다.
셋째 미사
오늘 전례 ▦ 오늘은 ‘위령의 날’로서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연옥의 영혼들을 위하여 정성껏 기도하며 그들이 어서 정화되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간구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예외 없이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며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가도록 결심해야겠습니다
입당송 로마 8,11 참조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은 우리 안에 사시는 당신의 영을 통하여 우리의 죽을 몸도 다시 살려 주시리라.
본기도 하느님, 외아드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하늘 나라로 건너가게 하셨 으니, 세상을 떠난 하느님의 종들도 이 세상의 죽음을 이기고, 창조 주요 구원자이신 하느님을 뵈오며 영원히 기뻐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세상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의인의 요절이 불행이 아니며, 장수도 명예가 아니다. 나이가 아니라 예지와 티 없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원 숙함이다(제1독서). 세례를 통해 우리 모두가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 었다. 그분과 함께 죽어 묻힘으로써 다시 그분과 함께 살아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는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하지 않아 도 된다는 것을 뜻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유하신다. 현명한 처녀들은 기름을 충분히 준비해 두었기에 한밤중에 신랑을 맞으러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어 리석은 처녀들은 기름이 없어 때를 놓치고 만다(복음).
제1독서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4,7-15 7 의인은 때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8 영예로운 나이는 장 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9 사람에게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 10 하느님 마음에 들어 그분께 사랑받던 그는, 죄인들과 살다가 자 리가 옮겨졌다. 11 악이 그의 이성을 변질시키거나, 거짓이 그의 영 혼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들어 올려진 것이다. 12 악의 마력은 좋은 것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솟구치는 욕망은 순수한 정신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13 짧은 생애 동안 완성에 다다른 그는 오랜 세월을 채운 셈이다. 14 주님께서는 그 영혼이 마음에 들어, 그를 악의 한가운데에서 서 둘러 데려가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도 깨닫지 못하고, 그 일을 마음에 두지 도 않았다. 15 곧 은총과 자비가 주님께 선택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 당신의 거룩한 이들을 돌보신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3(22),1-3.4.5.6(◎ 1 또는 4ㄱㄴㄷ)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또는 ◎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 나이다.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 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고, 당신 이름 위하여,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네. ◎ ○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 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 저에게 위안이 되나이다. ◎ ○ 원수들 보는 앞에서, 제게 상을 차려 주시고,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 ◎ ○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 ◎
제2독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6,3-9<또는 6,3-4.8-9>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형제 여러분, 3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가 모 두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 니까? 4 과연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 가게 되었습니다. <5 사실 우리가 그분처럼 죽어 그분과 결합되었다면, 부활 때에도 분 명히 그리될 것입니다. 6 우리는 압니다. 우리의 옛 인간이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죄의 지배를 받는 몸이 소멸하여, 우리 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7 죽은 사람은 죄 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8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 리는 믿습니다. 9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 아나시어 다시는 돌아가시지 않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죽음은 더 이 상 그분 위에 군림하지 못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필리 3,20 참조 ◎ 알렐루야. ○ 우리는 하늘의 시민, 하늘에서 구세주로 오실 우리 주 예수 그리 스도를 기다리네. ◎ 알렐루야.
복음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1-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 길 수 있을 것이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 다. 3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4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5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6 그런데 한 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7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8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 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 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11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 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12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 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 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 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전능하신 하 느님 아버지께 믿음을 고백하며 정성을 다해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가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충실히 전하며, 하느님 나라의 행복과 기쁨을 미 리 맛볼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이념이나 종교적 갈등으로 전쟁과 폭력이 끊이 지 않는 이 세상을 오롯이 지켜 주시어, 자신의 신념과 이익 때문에 타인의 목숨까지 무시하는 자들이, 주님의 정의와 진리를 깨닫고 회 심하여, 용서와 화해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3.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세상을 떠난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이 이 세상에서 지은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주님의 자비 와 사랑이 가득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세상의 빛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 원이 각자의 사명과 역할을 올바로 깨닫고 충실히 수행하여, 구원의 기쁜 소식을 이 세상에 더욱 생생히 전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 + 저희의 바람을 모두 알고 계시는 주님, 언제나 주님만을 믿고 따르 려 애쓰는 저희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 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바치는 이 제물을 인자로이 받으시고, 그리스도 안에 서 고이 잠든 주님의 종들이, 이 특별한 제사로 죽음의 사슬에서 풀 려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죽은 이를 위한 감사송 1: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부활 의 희망 >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 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 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 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 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 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 처가 마련되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 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필리 3,20-21 참조 우리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네. 그분은 우리의 비천한 몸 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이 바꾸어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아픈 체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각자도 분명 죽음을 맞이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면 많은 이에게 안타까움과 슬픔을 줄 것입니 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위령 의 날’에 이러한 운명이 주님 안에서 죽음조차 소멸시킬 수 없는 영원 한 생명으로 변모하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합니다.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보다 먼저 떠난 이들도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 라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은 또한 지금 우리의 삶도 변화시킬 것입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허무감에 빠지지 않고 주님께서 이 세 상에서 우리에게 주신 길을 충실히 걸으면 죽음마저 앗아 가지 못하 는 구원을 예감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바친 이 제사를 받으시고,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에 게 풍성한 자비를 베푸시어, 일찍이 세례의 은총을 받은 그들이 영원 한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저는 스물일곱에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신학 교에서 불어 초급반에 등록했는데, 운 좋게도 여름 어학연수로 프랑 스에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체험했던 여러 장소와 사건이 지 금도 희미하게나마 눈앞에 그려집니다. 유명한 관광지와 성지도 둘 러보며 재미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잊히지 않는 것은 파리에서 며칠 머문 숙소 였던 대학교 기숙사의 한 방문에 붙어 있는 그림 한 장이었습니다. 그 방의 주인은 학생일 것이고, 그는 여름 방학이어서 고향에 갔던 것 같습니다. 머무는 동안 늘 닫혀 있던 그 방문에는 도화지에 그려 진 수채화 한 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왠지 그 방의 학생이 그렸을 것 이라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밝은 색채로 그린 어느 공 원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 그림의 하단에는 몇몇 낱말이 쓰 여 있었습니다. “꽃, 태양, 하늘, 아름다움 …… 그러나 이것들이 다 가 아니다. 죽음!” 그림을 다 그린 뒤 이 낱말들을 하나하나 쓰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 을 그 학생의 모습을 떠올려 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화창한 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에 어울리는 낱말과 ‘죽음’이라는 낱말의 만남 에 조금은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의 아름다운 것들이 ‘죽음’이라는 말을 만났을 때 우리의 자세가 어떠한지 지금도 가끔씩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불안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고, 때로는 고귀하게도 합니다. 오늘은 위령의 날, 우리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죽음이라는 말은 여전 히 근심과 함께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그래도 주님과 함 께 걷는 인생 여정에서 죽음이 인생의 아름다움을 다 삼켜 버리는 잔 인한 그림자만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을 비로소 감사하게 하는 계기 이기도 하다는 점을 조금씩 배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