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판> 보이지 않는 이의 손길‥ [204]
2010년 1월 1일 07시 02분……, 테리, 세크메트, 티아마트를 비롯한 철수 일행 전원이 생존해서 헤르메스의 마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자정 무렵부터 시작된 목숨을 건 사투는 새해 첫 일출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되었다.
전투는 끝났고 생존한 철수 일행 전원은 몸을 치료하고 무사히 귀환했다.
하지만 헤르메스와의 전투에 휘말려서 죽게 된 무고한 희생자는 대략 37만 명에 달했다.
철수 일행이 생존했다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 전투로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거다.
주민들과 함께 도시가 순식간에 증발해버린 사건은 역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었다.
이날 일어난 대참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그에 관한 소재로 몇 년 동안 각종 매스컴에서 쉬지 않고 거론되었다.
TV에는 수많은 목격자를 취재하며 인터뷰하는 방송이 끊이질 않았다.
[아주 멀리서 강한 빛이 발하는 걸 봤어요. 당시 전 새해 축제를 성대하게 즐기고 있는 줄만 알았죠.]
[누… 눈으로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어요. 정말 핵전쟁이라도 일어난 줄 알았다고요!]
[제 남동생이 그곳에 살았는데 흑흑…… ]
[전 그 부근 산동네에 살아서 XX시 전역을 다 내려다볼 수 있었죠.
모든 것은 순식간에……, 문자 그대로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났어요.
뭔가 번쩍하더니 XX가 전부 불바다가 돼버렸더라고요!
정말 참담했어요. 그 날 목격한 광경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해요.]
[그때 전 분명히 봤어요!
광선이…… 그러니까 에네르기파 같은 것들이 여러 개가 뻗어 나가는 것을…….
마치 공상 과학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광경이었다고요!]
[현대판 드래곤볼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목격담뿐만 아니라 그 날 있던 일에 관해 근거 없이 떠도는 망상도 끊이질 않는다.
[이건 다 북한의 짓입니다! 북한이 미확인 병기들을 개발해서 우리에게 폭격을 가한 게 틀림없습니다!]
[외계인이 침공했던 겁니다! 그 날 있었던 것들은 그들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이 안 됩니다!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고도의 문명을 가진 그들이 지구를 방문해서 순식간에 그 일대를 날려버린 거죠.
그건 아마 그들이 우리 지구인들한테 남긴 무언의 메시지이자 선전포고가 아닐까요?
머나먼 우주에서 날아온 그들은 메뚜기 떼처럼 행성과 행성을 떠돌다가 자원이 고갈되면 딴 행성으로 옮기는데 이번이 지구였던 거죠.
그들이 언제 우리한테 공격할지 몰라요! 이대로 가다간 몇 년 안에 우리는 말살 당하고 외계인들이 지구를 정복할 겁니다!
우리도 하루라도 빨리 그들에게 맞설 기술을 개발해서 대항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지구인은 모두 멸망하고 말 거예요!!
지금 이 순간은 절체절명의 사상 최대 위기입니다!!]
[종말이 다가왔어요. 물이 아닌 불과 함께! 노아의 홍수가 있는 뒤로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고 불로 우리를 심판하겠다고!!
아름답고 순수하고 작은 영혼들이 하나님을 향한 왜곡된 잣대로 더럽혀져 버렸죠.
하나님을 부정하는 이들이 많지 않나!! 주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탓에 일어난 재앙입니다!!
주님은 계십니다! 이 순간 언제 어디서라도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엄격하시고 집념이 강하신데 우리는 그분을 너무 오래 조롱했어요!
결국, 주께서 피의 보복을 원하시는 거죠! 이제 충절을 맹세하고 선택하세요!
구원받을 건지…… 저주받을 건지……. 자, 모두 성경을 읽으세요! 속죄해야 합니다, 피로써!!]
이처럼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 수많은 사람의 추측과 유언비어들이 즐비했다.
북한이 공격했다던가 외계인이 침공했다는 얘기가 떠돌았고……, 그 밖에 신이 인간에게 벌을 내린 것이라는 설도 난무했다.
몇몇 종교 단체에서는 기다렸단 듯이 이 상황을 악용했다.
[MAN(인류)의 회답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이곳으로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십시오! 지금 인간들은 진정 구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참사 당시 종교 권유가 늘어나는 사례가 많았다. 상처 입은 마음이 구원을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선량한 종교도 많이 존재했다. 오갈 때 없는 시민들을 위해 취사와 봉사활동에 나선 종교단체도 꽤 있었다.
그러나 신자들을 불리기 위해 참사를 이용하는 악덕 종교도 무수히 많았다.
그들은 대참사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가슴 밑바닥까지 후벼 팠다.
사고는 정지되고 종교단체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편하겠다는 심리상태가 되는 사람이 많았다.
정신적 상처가 그토록 깊은 사람들이 많았던 거다.
사상 최악의 참사라지만……, 그 날 어떠한 연유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가까운 곳에서 헤르메스의 전투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까이서 촬영을 시도하거나 현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몇 있긴 했었지만……, 그들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멀리서 도시가 증발하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은 꽤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원인으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세한 상황을 목격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알아볼 수 없었고 모든 것들이 워낙 순식간에 일어났기에…….
여러 나라에서 대참사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조사단을 보냈지만, 몇 년째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다.
모든 것들이 수수께끼이며 조사를 하면 할수록 미궁 속으로 빠질 뿐이었다.
이것에 관한 분석을 한 자료와 책들도 많이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했고 그저 추측을 기반으로 한 것에 불과했다.
결국, 하룻밤 사이에 37만 명의 주민들과 함께 도시가 증발해버린 원인 모를 전대미문의 참사는 세상 사람 모두에게 커다란 의문을 남겼으며 급기야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지정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 공통으로 교과서에까지 실리게 되는 유명한 대참사로 기록되었다.
이런 역사적인 현장의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날 헤르메스와 끝까지 맞서 싸워 생존한 철수 일행이 유일했다.
하지만 그 날 있었던 일은 모두가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약속했다.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사이버라이프 리서치'에 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안에 있던 수많은 자료가 파손되었고 XX시 폐허 현장에서 발견했던 '미확인 금속물체'들이 도난당했습니다.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테러범은 복면을 쓰고 있어서 신원 파악이 불가능했으며 경이로운 몸놀림으로 엄중한 경비를 뚫고 들어왔다고 합니다.]
대참사 현장인 XX시의 잔해 속을 수색하던 중 '미확인 금속물체'들이 여러 개 발견된 적이 있었다.
헤르메스와 전투 시 사용되었던 최신무기인 그것들은 보기 좋게 미국에서 회수해갔다.
당시 그걸 토대로 미국 국방성의 'Cyberlife Research'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고장 나서 작동도 되지 않은 병기였지만, 새로운 연구의 계기를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다.
급진적인 발전을 이룩한 그것들은 전혀 새로운 것들이며 개발자들의 흥미를 촉진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그곳이 테러당하면서 그 연구는 완전히 무산되고 말았다.
폐허 현장에 조사는 오랫동안 진행되어왔지만, 그곳 지하에 위치한 셀터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셀터 내부에는 냉동 시스템이 가동되는 중이다.
그것은 민간인들의 눈에 띄지 않는 한 앞으로도 거의 영구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결국, 조직의 존재는 세간에 드러나지 않고 여전히 세상과 등을 진 어둠 속에 존재했다.
하지만 총 통솔자인 헤르메스가 사라진 이후로 예전 같은 결속력을 갖기는 어려웠다.
원래 조직의 활동구역과 본거지는 세계적으로 16개국에 분포되었는데, 총 통솔자가 사라지면서 16개의 세력으로 분열되었다.
결국, 거대 조직은 16개로 나뉘면서 각각 16명의 보스가 따로 생기게 되었고 이 세력 하나하나가 별개의 조직이 돼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들 16개의 세력 사이에는 쟁탈전을 벌이거나 어떠한 마찰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들을 군림해왔던 거대한 인물의 행방이 모호했으며……, 헤르메스의 남겨진 그림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조직의 구성원들은 그 누구도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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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썼네요.
이번편이 굉장히 짧았죠?
짧은 이유는 최종전이 끝난뒤 아직 에필로그 구상이 완전하지 못해서 에필로그 시작직전에 상황을 정리하는 것을 써봤어요.
쉽게 말해서 떼우기 식으로나마 썼는데... 사실 지난주에 못쓴것도 에필로그 구상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거였지요.
뭐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구상하다보면 소재가 떠오를테니... 아무쪼록 끝까지 많이 기대하십시오!
첫댓글 이번화도 어김없이 매우 잘 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해요!
아우 잘 읽었습니다. 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해요.
잘 보고 갑니다~
많이 기대해요!
이번에 에필로그 나오는 그날까지 화이팅입니다!
끝까지 많이 기대하세요!
역시 종교단체는 어딜가나 극성이네요 ㅋㅋㅋ
실제 저런일 일어나면 저리될거 같다는 생각을 했지요.ㅎ
마무리가 지고 나서 끝을 추후 내용 설명을 위한 중간단계 같군요.
헤르는 한 국가, 외계인 이상의 실력이니..... 저리 생각해도 괜찮을듯.ㅎ
잘 읽고 갑니다. 담주도 기대기대!!!
에필로그 생각할겸 그 중간에 최종전상황 정리를 해봤지요.ㅎ
국도 한번 출연시키시는게...
후후. 많이 기대하시길..
왠지 현실성이 큰 마무리 군요. 정말 저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큰 혼란이 올 거 같습니다. 조직의 존재는 영원히 묻히겠군요
실제 저런 일 일어나면 반응이 저럴거라 예상했어요. 아무튼 끝까지 많이 기대해요!
읽으면서 댓글 하나하나 달았는데 거기다가 리댓글 하나하나 달아 주실 줄은 몰랐네요 ㅎㅎ 끝까지 기대하겠습니다~
큰일 일어난 후에는 흔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기위해
이상한 집단들이 대거 등장하기 마련이죠 정신없이 보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ㅋ
그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썼습니다.ㅎㅎ
저 상황이면 종교단체는 100% 저렇게 나올만 하겠네요.ㅋㅋㅋ
현실적인걸 잘반영한 편인거 같네요. 왠지 다음편에는 다들 나이를 먹었을듯한..
몇년이 지난상황이군요. 16개로 나눈 조직이 철수애들한테 공격하고 그러는건 아니겠죠?
히야.. 헤른메스가 없어도 두려워하다니.. 새삼 여기서도 헤르메스의 위엄이 돋보이네..
내용보니까 시간이 꽤 지났을거 같네요. 중간에 종교나 드래곤볼얘기는 웃겼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