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연예인들 주욱 모아다놓고 수다떨고 농담 따먹기 하는 프로는 잘 안봅니다. 말하자면 대중의 우상같은 존재들인데 우리말 하나 정확하게 구사 못하고 국민학생도 아는 단어도 헷갈리면서 당최 그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짜증나서요. 옛날이야 그렇다치고 - 지금도 왜 좀...나름 철학이 있는 똑똑한 사람이면서 배우인 그런 사람이 많이 안나오는거냐 혼자 궁시렁 궁시렁 댑니다. 소피 마르소 이야기부터 할 까 합니다. 이것두 꽤 오래전 이야긴데, 누가 가져다놓은 건지 이리 저리 굴러다니던 쌔까만 영어로 된 잡지를 (읽을래다 골아퍼서) 버릴려다가 쓰윽 뒤져보니 소피 마르소 얼굴이 나온 인터뷰기사가 있었습니다. 인터뷰는 불어로 했을법한데 기사는 영어로 정리가 되어 있더라구요. 요새 얘는 어찌 살고 있나...?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나이도 꽤 어렸고요, 워낙 일찍부터 스타가 되어버려서 자고 깨면 촬영장에 살고 로케다니고 했을테니 뭐 학교수업이나 제대로 듣고 컸을까 싶은 얜데....무서울 정도로 주관이 딱 서있어요. 그리고 당당하구요. 기자의 질문들도 수준급이여서 기가 딱딱 막힐 만한 어려운 질문들을 여유있게...탄복할 만큼 잘 대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아버지가 누군지 밝히지 않고 (무슨...프라하인가에서 영화감독하는 남자라는 추측이 있었는데...) 자기 혼자 결정하고 임신을 한 상태여서 화제가 됐었거든요. 나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남자다. 서로의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생각을 깊이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만큼 더 절실하고 중요한 게 있겠느냐. ... 나 예쁘니까 당근 왕자들하고 주로 만나요. 이런 간지는 아니었어요. 다 읽고 나서....아, 하늘이시여...그랬죠. 아니 저렇게까지 예쁘게 빚어놓고 거기다 머리도 좋게 만들어주고 한 사람한테 이렇게 다 몰아주시다니....이거 너무 심하게 불공평하신 것 아닙니까? 별 특장점 없이 두리뭉실하게 제조되어갖고 태어나서, 사는 데 이런 저런 애로 사항이 많은 저는 하늘에 대고 막 부르짖고 싶은 심정이었지요 뭐. 여튼...제도권 교육의 힘이야 그저 그런 거고, 아마 그 사회가 갖고 있는 무슨 정신이 따로 있는 갑다 막연히 추측해봤습니다. 황정민이 대종상인가...무슨 상을 받고 말했던 소감이 어제 TV에 다시 나오더라구요. 저는 다 차려진 밥상을 그냥 받아먹었을 뿐인데...그랬죠 왜. 이 밥상 소감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패러디되었답니다. 황정민 왈, 영화는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 질 수 없는 작업이다. 상을 배우만 받는 다는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있다. (수많은 촬영 스태프들이 얼마나 그를 마음으로 지지하고 뛰어줄 지 가늠해볼 수 있죠) 그리곤...또 상대 배우들에게 가장 배려를 잘 해주는 배우가 황정민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촬영없는 날에도 상대방 촬영장 나와서 모니터링해주면서 대본 연습도 해주고 의견도 이야기해주고 격려도 해주고, 여배우들이 좋은 사람이라고 막 칭찬하는 장면이 지나가고 또 황정민 왈, 제가 그렇게 하는 것은.... 사실 제가 잘 되기 위해 그러는 겁니다. (상대 배우가 배역 소화를 잘 해주고 연기가 잘 되고 하면 그 배우의 상대역인 자신도 더 빛날 수 있다는 거죠.) 참, 똑똑한 사람이다 황정민. 그런 생각이 듭디다.
직원 뽑으면서 인터뷰 때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만일 본인이 채용결정을 하는 최종 결정권자고 두 사람의 후보가 있을 때 어떤 사람을 선택하겠는가. 한 사람은 똘똘하고 역량있어 보이고 개인기가 출중한 스타 플레이어가 될 소질이 보이나 팀워크는 약할 것 같고, 다른 한사람은 별로 업무 능력이 출중해보이지는 않지만 팀워크는 잘 해낼 것 같다. 누굴 뽑겠는가. 그 이유는 뭔가.
이 질문을 하면 후보자 얼굴이 잠시 복잡해집니다. 우선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가 문제가 아니고 면접관인 제가 어떤 유형을 선호하는 지 파악해보려고 애쓰는 겁니다. 제 마음에 드는 답을 찾아야 하는 데 갑자기 그걸 알 수 있나요 ㅋㅋ. 이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어려운 질문이고요. 다만 후보자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한 질문일 뿐이거든요. 다양한 생각들을 주욱 들어봅니다.
근데 대답을 마치고 나서 가끔 저한테 사장님은 어떤 사람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하고 되묻는 후보자가 가끔 있습니다. 제 대답은 선문답 같이 나갑니다. "무엇보다 나는 스마트한 사람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진심어린 협조를, 협력을, 팀웍을 잘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정말 똑똑한 사람은 아닌 거다." ㅋㅋㅋㅋㅋ
첫댓글 제가 살아보니깐 출중한 스타보다는 팀웍이 잘되는 스마트한 사람이 휠씬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그러나 그 팀웍이라는 것이 모두가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라 때로는 어려울때도 있더군요.
황정민같은 친오빠가 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히히히...
황정민이 여자 인줄 알았는데.. 남자 연예인이었나 보네요.. ^^* 저희집에는 텔레비젼이 없서서 연예인을 잘 몰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