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 말고 ‘3일음(音)화’
- 3일간 펼쳐지는 음악의 향연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3기
글 (김수아) 사진 (홍현아)
취재일자 (8월 27~29일)
8월의 끝자락, 아시아문화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문화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는 광주! 이 곳 광주에서 각국의 전통문화가 녹아든 음악의 두드림이 시작됐다. 그 이름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 올해로 처음 관객들과 만나는 이 행사는 아시아를 넘어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세계 곳곳의 음악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했다.
세계 전역 총 21개국의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페스티벌은 8월 27일을 시작으로 3일 동안 계속됐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무대를 한 장소에 제한하지 않고 공간을 나눠 즐길 수 있는 색다름도 제공했다. 무대는 풍암생활체육공원, 빛고을 시민문화관, 금남로공원에서 Main Stage, Premium Stage, Party Stage 등의 이름으로 만날 수 있었다. 필자는 공연이 진행되는 3일 동안 무대를 옮겨 다니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즐겼다.
월드뮤직이 광주 곳곳을 울렸던 3일간의 흥겨운 여정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3일간의 첫 만남, 풍암 Main Stage\
-나와 네가 만나 음악을 연주하다.
공연의 첫째 날 내가 찾은 곳은 이번 행사의 메인무대 풍암, 공연이 열리는 3일 동안 끊이지 않고 음악이 흐를 이곳에서 첫 번째로 다국적 프로젝트 그룹 수키아프리카의 오프닝 공연을 만났다. 짐바브웨, 카메룬, 토코, 한국, 일본 등 여러 국가의 뮤지션들이 기량을 뽐내는 공연은 그야말로 판타스틱! 역시나 매체로 접했던 아프리카 특유의 흥취와 몸짓, 자유분방함이 시민들을 일으켜 세우고 절로 춤추게 했다.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가 각국의 악기를 가지고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냈듯 아프리카의 색깔과 한국, 일본의 색깔이 한데 어우러지는 맛도 기가 막혔다.
한 시간 가량이 훌쩍 넘었을까 흰 두루마기를 잘 차
려입은 중년의 사내가 무대로 올라섰다. 우리에게 흔히 소리꾼이라고 불리는 장사익의 무대였다. 그의 등장으로 어느새 무대는 후끈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젊은 시절 삶의 굴곡을 경험하고, 적지 않은 나이로 소리에 뛰어든 그는 찔레꽃, 대전블루스를 부르며 어느새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었다.
우리의 고유한 문화였던 상여를 싣고 나가며 불렀던 노래를 부르고, 시인이 써내간 시 구절을 노래로 부르는 사람, 작은 체구에 어떻게 저런 옹골찬 소리가 나는지 신기한, 이 사람이 내가 만났던 장사익이었다.
첫날의 마지막 무대를 책임졌던 루이 빈스버그-할레오, 스페인하면 떠오르는 플라멩코! 이 플라멩코에 기타의 강렬함을 더하고 ‘할레오’ 즉, 플라멩코 연주에서 손뼉치기와 ‘올레!’의 외침 등 악기가 아닌 사람이 몸만으로 할 수 있는 반주를 함께 해보며 즐길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두 번째 만남, 금남로 Party stage
-뜨거운 음악이 비와 함께 흐르다.
금남로 공원에 마련된 작은 아지트 같은 무대.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옹기종기 우산을 쓰고 혹은 우비를 입고 무대를 빙그르 둘러싼 사람들! 음악에 취해 행복했던 28일 공연이 아직 눈에 선하다.
도로한 켠에 위치한 금남로공원은 이 날 저녁 음악이 점령했다. 그곳은 스무 살 남짓의 젊은 청춘과 광주를 찾은 외국인들이 빗속에서 조우한 시간이기도 했다. 큰 무대가 주는 화려함보다 조그만 소극장이 안겨주는 아늑함을 좋아하는 사람, 잘 짜인 틀이 혹여 딱딱하게 느껴졌던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금남로공연은 더 없이 매력적이었다. 이날의 공연은 보사노바, 삼바 음악을 연주하는 로스 아미고스, 트럼펫 색소폰 연주자를 주축으로 총 12명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밴드 커먼 그라운드의 무대, 프랑스 출신 보컬이 노래하는 마마쿠 프로젝트의 집시풍 음악도 만날 수 있었다.
둘째 날은 궂은 날씨에도 뮤직페스티벌을 찾아 음악을 즐길 줄 아는 멋진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현재 대전에 산다는 가나출신의 신사는 여행 삼아 광주를 찾았다고 한다. 월드뮤직페스티벌을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묻자 서울 매거진을 보고 찾아왔다고 했다. 평소 재즈 음악을 즐겨듣는다는 그에게 가나의 음악공연에 대해 물었다. “우리나라도 우리만의 음악색깔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여러 나라의 음악을 접합시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아요.”라고 말을 전했다.
미국 출신인 Georgette Fwres, Elizabeth Bovrne 씨는 gic(광주국제교류센터)를 통해 이 행사를 찾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즐겼던 공연과 우리의 공연 차이를 묻자 미국에서는 큰 광장에서 아주 다양한 공연들이 동시에 열린다고 한다. 또 공연을 보며 술과 음료를 마실 수 있게 상점들이 즐비한 반면 이번 행사에는 그런 재미를 맛보기 어려웠다고 이야기 했다.
잉글랜드에서 온 Dan은 인터넷서핑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행사를 찾은 관객이었다. 현재 순천에 살고 있는 그가, 여행 중에 광주를 찾았다는데 많은 외국인들이 관광을 목적으로 광주를 찾는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단에게는 영국 사람들은 공연을 볼 때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지 물었다. 대답은 의외로 한국과 비슷하다는 것! 춤추는 사람도 있고 그냥 보는 사람도 있단다. 외국 사람이라서 더 개방적일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편견이었나?
-세 번째 만남, 빛고을 시민문화관 Premium stage
-재즈와 한중일 선의 울림
뮤직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대망의 마지막 날!
이제껏 만났던 무대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면 오늘은 1일 두 개의 공연을 보는데 3만원이라는 돈을 지불해야하는 프리미엄 공연을 보기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재즈디바 나윤선의 무대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우연한 기회에 들었던 나윤선의 독특했던 정선아리랑의 여운을 간직한 채 말이다.
29일 일요일 나윤선의 공연을 이어 4시가 되자 허윤정-이스트리오의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거문고의 허윤정, 비파 민샤오펀, 샤미센 다나카 유미코 이 세사람이 줄로써 만들어가는 음악은 가히 독특하고 신비로웠다. 막대기나 주걱모양 등 여러 형태의 도구를 이용해 악기를 두드리고 긁고 뜯어내며 오묘하게 연결되는 한중일의 색깔 상상이 가는가? 이건 오직 들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느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연주자는 일본의 다나카 유미코, 보컬리스트인 그녀가 악기를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는 한 편의 노나 가부키 등의 일본 전통극을 보는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시민문화관 공연이 끝난 후, 풍암 메인무대에서는 네 가지 빛깔의 뮤지션과 함께하는 공연이 페스티벌의 마지막 밤을 알리고 있었다. 삶을 노래하고 또 노래처럼 살아가고프다 는 바드,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바리공주의 위대한 여행’ 즉, 자신을 찾는 여행을 노래하는 바람곶, 다오름, 이타마라 쿠락스의 무대가 연이어졌다.
이밖에도 축제가 진행되는 3일 동안 광주의 곳곳은 마치 전라도의 한정식처럼 풍성하고 맛깔스런 음악장르와 민족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연장 주변에 마련된 통기타 거리, 뮤직바 등은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했다.
페스티벌의 방문객 총 2만 여명, 1회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광주, 그리고 월드뮤직페스티벌에 동참했다. 광주가 기존에 비엔날레나 각종 행사를 통해 그림이나 새로운 설치예술로써 시민과 만났다면, 이번 축제는 다른 매개체가 아닌 ‘음악’으로 새롭게 관객과 만나려고 했기에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나아가서는 대중음악만 소비하던 사람들이나, 락이면 락 재즈면 재즈만 고집하던 이들에게 더 많은 그리고 더 넓은 문화를 접하고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직은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라 걱정스럽기도 하고, 미숙한 부분(공연곡목이나 공연자에 대한 더 세밀한 정보제공 부족, 먹을거리)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앞으로 2회, 3회 거듭될수록 풍성해지고 재미날 것 같은 월드뮤직페스티벌의 다음 공연이 마냥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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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이렇게 세계인들이 많이 참여할 줄은 몰랐네요. 언빌리버블+_+ ㅋㅋ
광주가자마자 포스팅했구만~ 비오는데 완전 고생많았우 ㅋㅋ
현아 프로필 사진 다시보니 조금 압박이네 ㅎㅎ
ㅋㅋ비오는데 고생했네요 사람진짜많다으 ㅋㅋ가나신사분이끌리네요 ㅋㅋㅋ
병원에 있느라 이것도 못 보고...-_ㅜ
언니 3일동안 고생하셨는데....ㅋㅋㅋ 비까지 오고..!!
광주 월드뮤직페스티벌을 올해 아문단의 하이라이트 사업이라고 하던데.. 아쉽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