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 삶을 시작하면 세상살이 곳곳에 숨어있는 규칙들을 저절로 터득하기 마련입니다. 신생아일 때는 배가 고프거나 뭔가 불편할 때 울어제끼면 누군가가 와서 해결해주더라 라는 것을 터득하게 되고, 주변에서 '엄마' '엄마' 소리가 하도 많이 들려서 기억해두었다가 어떤날 '엄마'라는 소리 한번 했더니 주변사람들이 난리를 쳐가며 좋아하니 점차 많이 들었던 단어위주로 확대해가게 됩니다. 언어터득은 이렇게 청각기억력과 일상 속 긍정강화가 맞물려 이루어지게 됩니다.
규칙을 깨닫는다는 것, 전정감각이 작동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전정감각이 시각, 청각, 촉각감각에 통합해서 가동되어야 (감각통합 단계) 추상사고 기능이 가능하게 됩니다. 뇌의 지적수준을 결정하는 추상개념에의 이해 (어제, 오늘, 더럽다, 멋있다 등등), 유추와 추측, 상상, 공상과 현실에의 구분, 응용력, 요약기능 등등 모두 전정감각이 다른 감각정보와 통합해서 가동되지 않으면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전정감각은 지구상에서 동물로써 생존하기 위한 신체가동능력의 핵심이며, 이 작업이 잘 마무리되면 추상사고 단계로 그 역할이 넘어갑니다. 직립보행으로 진화된 인간이 위대해진 것은 동물적 생존을 위한 전정감각의 완성을 넘어서 추상사고 작동에 전정감각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정감각의 핵심인 자기신체인지 기능을 회복하지 않으면 전두엽은 절대 발달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직립보행으로 진화는 전정감각의 신체와 정신 지배력의 핵심 요인이며, 이의 완성을 토대로 전두엽을 발달시켜 가게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감각처리 뇌신경(Sensorimotor Cortex) 완성을 토대로 뇌의 다른 영역(후두엽, 두정엽, 측두엽)이 제대로 발달을 해야 그제서야 전두엽 발달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감각처리기능과 감각통합기능을 위한 이해와 적용 노력이 빠진 특수교육이란 것이 얼마나 모래성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단계가 거의 가동을 못하는데 전두엽의 핵심기능인 언어를 강요하는 특수교육이란 대단히 큰 어불성설입니다.
전정기능이 빨리 회복되고 뛰어날수록 일상생활 속 규칙들은 더 빨리 터득해갈 수 있습니다. 식사할 때의 장면입니다. 늘 세 녀석이 모여서 밥을 먹는데 각자 분량을 적당히 담아주게 됩니다. 태균 준이 정확하게 자기분량만 신경쓰고 모자라면 더 달라고 합니다. 물론 준이는 아직 더 달라는 표현을 스스로 하지는 못하고 제가 물어보면 예 아니오로 답변하는 방식이고 태균이는 정확히 포인팅 언어로 원하는 것을 전달합니다.
여기서 아이들 별로 항상 컵을 구분해서 물을 주게 되는데, 완이 역시 완이만의 컵을 정해서 일부러 그 컵만 사용하게 한 지 벌써 수 개월째. 그러나 이런 가장 간단한 규칙조차 이해하지 못하니 남의 컵에 자주 손을 댑니다. 보는 기능 자체는 엄청 회복이 되었지만 규칙성을 이해하는 전정이 가동하질 않으니 전두엽이 작동하질 못합니다. 제가 자꾸 완이의 전두엽 가동율 0%라고 하는 이유들이 이런 것들입니다.
규칙을 이해해야 주변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람들에 대해 관계성을 정립하고 의미를 파악해가게 되는데 이게 되질 않으니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호불호라는 동물적 감각만 앞세우게 됩니다.
특히 옷입기에서 심하게 나타납니다. 아직 스스로 자신만의 패션스타일을 판단할 능력이 안되니 양육자가 해주는대로 따르기 마련인데, 완이는 아직도 의복에 관한 호불호가 동물감각 수준입니다. 새옷이나 니트 등에 엄청난 거부반응을 보이고, 양말 운동화 모자 목도리 등은 어찌보면 올해 처음 가능해진 일이지만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초기로 가버릴 것입니다. 집 밖을 나선다 = 옷 신발을 갖추어 입고 신어야 한다 라는 간단한 규칙조차 거부하게 하는 무서운 방치된 감각문제...
아주 간단한 규칙, 밖에 나서면 신발을 신어야한다 라는 것은 생후 1년 전이라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규칙성에의 이해는 전두엽의 영역이라서 이를 방해하는 기초 요소들을 빨리 파악하고 대처해 나갈 때 우리 아이들은 훨씬 인간적 면모를 갖추어 나갈 수 있습니다. 감각처리의 문제, 감각통합의 문제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시하게 된다면 그 댓가는 너무나 혹독해서 무엇으로도 만회가 어렵거나 만회하는 수십년을 견디고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빨리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감각통합 단계가 되어야 규칙성 원리이해가 시작됩니다.
첫댓글 그림이의 옷에 대한 거부땜에 매일 전쟁인데 효과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요.
걷는 것도 싫어해서 자꾸 찡얼거리지만 속내는 단 음료 마시며 재밌는 놀이기구 적당히 하고 그런건데, 보조 양육자로서 저는 스킬이 빵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