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미래본부 불교사회연구소 8월18일
‘경주 남산과 열암곡 부처님 바로모시기’ 1차 학술대회
교육아사리 무진스님 “참배·순례 성보로
입불 불사 시급…공론화로 합의 필요”
고영섭 동국대 교수 “주도면밀한 기획아래
다양한 콘텐츠 확보, 구체적 실천방안 필요”
8월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미래본부 열암곡 부처님 바로 모시기 학술대회에서 조계종 교육아사리 무진스님이 발표하고 있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원력을 결집하기 위해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에 원력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학계 전문가들도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는 부처님을 이번에는 제대로 모셔 미래 천년을 준비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조계종 미래본부 불교사회연구소는 8월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경주 남산과 열암곡 부처님 바로 모시기’를 주제로 호국불교연구 1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조계종 교육아사리 무진스님은 ‘열암곡 부처님을 어떻게 바로 모실 것인가’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일반 문화재가 아닌 성보로서 참배와 순례의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암곡 성보와 연결해 동남산 순례길은 문화적 가치가 충분하므로 입불 당위성 또한 이미 확보됐다고 했다.
무진스님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불상은 대중에게 구경거리인 문화재로 인식될 뿐 불교 성보로서 참배와 순례 가치는 사라진 상태”라며 열암곡 부처님 입불 당위성에 대해 설파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입불 반대 목소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무진스님은 “불상을 세울 방법이 없고, 열암곡 마애석불입상 원래 위치를 모르고, 원형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원은 문화재 파괴라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의 목소리가 강하다”며 “열암곡 마애석불입상은 압도적으로 보이기 위해 조성됐고 불교 성보로서 참배와 신앙의 대상이므로 물리적인 측면에서 일으켜 세우는 입불 불사가 시급히 요청된다”고 밝혔다.
무진스님은 “입불이 현상 보존보다 어떤 가치가 더 있는지 모든 국민을 설득할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이 입불 주장보다 선행돼야 할 고민이며 연구이다. 입불의 사회적 가치가 공론화되고 합의가 이뤄졌을 때 그 당위성을 확립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발표자 고영섭 동국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토론자로 나선 김재경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학술대회 전체 모습.
고영섭 동국대 교수도 이날 종단에서 추진하는 불사를 통해 “과거 천년 이래 한국 민족문화 주축을 형성한 신라불교와 경주 남산을 ‘미래 천년’에도 한국문화의 고향으로 다시 세우는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다.
신라 불교와 경주 남산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짚은 고 교수는 “한국인들은 7세기 이래 10세기까지 금성(경주) 남산을 불교사상의 조형적 구현을 통해 불국정토를 만들어 나갔다”며 “불국정토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원형을 형성했고, 남산을 불교 고향으로 자리매김해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조계종에서 추진하고있는 부처님 바로모시기의 상징적 불사는 신라 불교와 경주 남산의 역사성과 분위기, 역사적 존재감을 확인시키려는 노력”이라면서 “이를 성공적인 결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선 ‘과거 천년’ 이래 한국민족문화 주축을 형성한 신라불교와 경주 남산을 ‘미래 천년’에도 한국문화 고향으로 다시 세우는 계기로 삼으려는 주도면밀한 기획 아래 다양한 콘텐츠 확보와 구체적 실천방안이 요청된다”고 제언했다.
임영애 동국대 교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서 박광연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교수는 ‘남산 창림사와 신라 문성왕대 불교’라는 제목으로 열암곡 부처님 조성 시가 남산 불교 특징을 창림사 사례를 들어 발표했다. 김동화 문화재전문위원도 ‘경주 남산 불교유적의 특징과 성격’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주요 시기 권역별로 남산 불교 유적의 분포와 구조에 대해 발표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스님은 끝으로 “열암곡 부처님께서 이 땅의 불국토 형성에 기여해온 바를 오늘 다시 기리며 재건립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 호국불교 가치가 지향해야 할 또 하나의 청사진”이라며 “종단과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국민, 불교인 염원이 하나로 모아져 아름다운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역설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 치사를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스님이 대독하고 있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 모시는 것이야말로 불교중흥과 국민행복의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불사이므로 반드시 바로 모셔야 한다고 역설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석굴암 부처님과 동시대 조성됐다고 알려진 이 부처님이야말로 우리의 찬란했던 천년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불자된 도리로서 이대로 엎어져 있게 한다는 것은 우리 자존심이 허락하면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원장 스님은 “부처님을 바로 모심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며, 우리 모두의 본성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불법이 중생교화의 만대지침이 되며, 교단이 수행과 전법의 영겁 기단이 되도록 하는 위대한 불사이므로 부처님을 바로 모습은 지혜와 자비로 세상에 회향하는 신행운동이다. 불교중흥, 국민행복, 세계평화의 씨대를 이루겠다는 우리들의 약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안전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부처님을 바로 모셔야 한다. 국민과 불자들이 힘을 보태준다면 가까운 시일 내 바로 모실 수 있을 것”이라며 “부천님이 바로 세워지기만 한다면 세계적인 문화재적 가치는 물론, 국민적 자랑이 될 것이므로, 부처님 나투심으로 일대사 시절인연이 도래해 우리나라는 찬란한 새 역사의 천년을 기약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미래천년을 세우는 길에 있어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 모시는 것은 그 초석이 될 것”이라며 “그 바탕 위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미래 천년을 세워야 한다. 바로 불교의 새로운 중흥”임을 덧붙였다.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스님 격려사.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스님도 격려사에서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필두로 종단의 첫 원력 사업으로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 모시는 일을 최우선으로 채택했고, 종단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열암곡 부처님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국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국회와 문화재청, 국립공원공단, 경주시 등 정부 관계자들도 보조를 맞춰 부처님 원래 모습을 바로 세우기 위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경주 남산이 갖는 불교사적 중요사적 중요성을 확인하고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 모실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데 사부대중의 마음이 모아져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부처님을 바로모시는 일은 한국불교 중흥과 국가 안녕을 발원하며 다가오는 미래천년을 준비하고자 하는 모든 불교인의 염원”임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