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마을에 넘어진 담 보수공사와 더불어 담장 기와도 교체하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기와가 오래되다 보니 낡고 색이 바래어서 구운 기와로 바꾸는 공사다.
우리 골목부터 작업이 시작되었는데 지자체 지원사업으로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우리집 기와를 뜯어내는데 진돗개 시월이가 야단이다.
자기 딴에는 무서워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 같아서 울타리 밖으로 내어 목줄을 하였다.
사람도 무서운데 목줄까지 하고 울타리 밖으로 나왔으니 더 불안하여 자꾸 구석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나눔이도 걱정이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쳐다본다.
그렇게 작업이 끝날 때까지 몇 시간을 같이 있었다.
옷은 엉망이 되었고 언제 긁혔는지 손과 발에 몇 군데 상처도 생겼다.
기존의 기와는 폐기한다고 하니 아내는 얼른 뒷담의 기와를 다 걷으라고 한다.
시월이가 점프해서 무너뜨린 담도 보수하면서 기와 작업을 마쳤다.
진흙으로 기와를 올리고 나니 한결 골목이 깨끗하게 느껴졌다.
사실 색 바래고 오래된 것이 우리 마을에는 더 잘 어울리는데 보기 싫다며 바꾸었다고 한다.
지자체 행정은 잼버리 대회처럼 어떻게 해야 더 좋고 옳은 일인지 고민도 안 해본 것 같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며
어떻게 하면 능히 당신을 결박하여 굴복하게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 하였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해결할지 왜 고민하지 않을까?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일회성 행사로 끝내는 일들이 너무 많다.
다 세금이고 나랏돈인데 정치꾼들에게 딱 맞는 행사고 행정인 것 같다.
한 건 해서 민심도 얻고 주머니도 채우는 속물근성은 언제쯤 사라질까?
어떻게 하면 능히 당신을 결박하여 굴복하게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 하니 [삿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