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후기를 쓴다. 기초권법 81식을 배우는데 1년 4개월이 걸렸고 지금은 편간1로를 굼벵이 기어가는 속도로 배우고 있다. 3개월 동안 11개 초식정도..
1로 진도를 마친뒤 한동안 관장님은 나의 신법에 대해 못마땅한 기색을 비추셨다. 물론 나뿐만은 아니고 진도를 다나간 모든 선배수련자들에게 종종 그런 기색을 비추시긴한다. 짬빱이 늘면 그만큼 기대치도 높아지기 마련이고 관장님의 높아진 기대를 끊임없이 채우기 위해 늘 스스로의 신법과 수법 손끝 발끝 눈동자까지 뜯어고치지 않으면 관장님의 반복되는 지적에 지쳐가고 자괴감을 느끼다가 지도자를 원망하고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될것이다. 그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난처하게도 이번에 관장님의 말씀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어떻게 고쳐야하는지 헤매며 한동안 투로가 재미가 없었다 나도 드디어 흥미를 잃어가는 고인물이 된 것인가 새로운 감회에 젖을때쯤 관장님과 유투브 촬영을 시작했다.
유투브 촬영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복잡했다. 난생처음 촬영용 2way 마이크를 20만원이나 들여 구입했으나 사용법을 잘몰라서 녹음이 자주 엉망이었고 기껏 촬영한 영상들을 쓸수없었다. 관장님은 내예상보다 긴장을 많이 하셨고 카메라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카메라의 위치와 구도 의상 멘트 진행방식 촬영횟수 배경 조명까지 조율할것이 산너머 산이었다. 결국 촬영한 영상들은 편집자인 내 마음에 들지않거나 최종 결정자인 관장님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뭐가 이렇게 어려워.. 다 때려쳐! 싶다가도 서로 의견을 조율해가기도 했고 올해안에 금강도대 영상 하나만 만들어 올리는걸 목표로 하기로 마음을 바꾸니 속이 편했다.
금강도대에 대한 영상만 몇번을 다른 방식으로 찍었는지 셀수도 없다. 그 와중에 물론 배움이 있었다. 7개 동작들에서 팔과 다리의 허실구분을 새로 알게 되었고 허실을 분명히 함으로서 오른팔과 왼다리, 왼팔과 오른다리가 서로 힘을 전달받고 허리주위가 이완되며 중심이 더 바로선다. 허실구분은 기본공인 수법훈련 보법훈련에도 너무나 명확하게 적용된다. 추수를 할때도 허실구분을 적용해보면 좀더 원리면에서 이해가 된다. 물론 80개의 다른 초식들에도 어떻게 적용될까 추론해보며 연습하고 모르면 관장님께 여쭤본다. 질문이 있으면 뭐든지 재미가 있다.
신법도 좀더 명확히 알게되었다. 고관절이 바깥쪽 아래로 회전하지만 고관절 자체는 좌우로 흔들리지 않아야한다. 독립보를 할 때 특히 버티는 다리의 신법을 확실히 해줘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맛볼 수 있다. 선풍각이나 우전신등각처럼 회전한 뒤 독립보를 유지하는 자세에서도 마찬가지일텐데 적용이 잘 안된다.
지난시간에는 침견에 대해 좀더 배웠다. 단편같이 위팔뼈를 안쪽으로 회전시킬때 어깨가 항상 긴장되어 올라갔었는데 관장님의 집중 훈련을 통해 좀나아졌다. 물론 근육통을 얻었다. 평소 운동량과 근육이 적은 여성의 경우 등근육과 어깨근육을 거의 쓰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은데 그만큼 요결을 지키기 위해 단련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지난 1년 6개월 동안에도 내 어깨는 한결같이 올라가 있었을텐데 관장님은 그동안 지켜보기만 하시고 입 꾹닫고 아무말 안하시다가 때가 되면 하나씩 먹이를 던져 주신다. 나도 이제 후배님들의 어깨가 올라가 있는 것을 내 수준에서 알아볼 수가 있고 관장님이 얼마나 인내심이 많으신지 알 수 있다 관장님이 아직도 꾹 참고 지적할 것들을 생각하고 계신다니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가..?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지난주 수련 중 영상을 보니 내 자세가 이렇게 달라졌나? 싶어 기분이 좋았다. 허실을 분명히 알고 나서 달라진건가? 예전에 비해 몸통과 머리가 바로 서고 팔과 다리가 따로노는 느낌이 덜하다. 나는 투로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스틸컷 단위로 확인하곤 하는데 그렇게 멈추어 놓은 동작들을 보아도 제법 자세가 곧다.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최재은 선생님의 수련기를 다시 읽어보다가 나는 태극권을 왜 하고 있지 처음에 왜 시작했지 생각해본다. 처음에는 호기심과 실용성 때문이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신체적, 정신적 자기발견과 성장. 그로 인한 내적 충족감을 느낀다. 무인도우체통님의 말대로 관장님의 수업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아서 매 수업마다 태극권의 새로운 세계를 엿보지 않은 날이 없다. 도반들과 서로 지지하고 도우며 성장을 목격하는 것도 기쁨이다. 배우고 때로 익히고, 멀리서 벗이 찾아오니 즐겁지 않겠는가?!
다행히 이번 위기는 넘겼다. 관장님의 못마땅한 눈초리는 역시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공자.
화이팅! 원래 어깨떨어지는데 3년 걸린다고 했어요. 태극권이 그만큼 어려워요. 사부님께 교정받고 이제는 되나? 싶은데 다음에 뵈면 또 고쳐주시고, 또 고쳐주시고 끊임이 없죠.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어려워서 재미있는 태극권 다른 무술에는 투로도 많은데 태극권은 겨우 2개인 이유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배울 때 40식까지 배우고 100번 반복 후에 다음 진도 나가고 했는데 어렵지만 무술은 반복에 지치지 않아야 하는 것 같아요. 사부님께서 자꾸 지적은 하시는 것은 그만큼 유진님이 성장하셔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가 되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사부님이 교정해주시면 "아! 내가 또 성장했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전 아직도 금강도대가 어렵고 난찰의가 어렵고, 육봉사폐가 어렵고 단편이 어렵네요 ^^
지난 번 갔을 때 뵙지 못해서 좀 서운하네요. ^^ 다음에 갔을 때는 또 함께 투로해요. 화이팅!! 응원합니다.
첫댓글 더듬더듬 소걸음속에 호랑이눈처럼이네요. 자기성장이란 글귀가 팍~~합니다~
늘 이러함에 힘으로 오롯한 성장과 확장에 길 함께 갑니다~두팔벌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든든합니다~~
화이팅! 원래 어깨떨어지는데 3년 걸린다고 했어요.
태극권이 그만큼 어려워요.
사부님께 교정받고 이제는 되나? 싶은데 다음에 뵈면 또 고쳐주시고, 또 고쳐주시고 끊임이 없죠.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어려워서 재미있는 태극권
다른 무술에는 투로도 많은데 태극권은 겨우 2개인 이유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배울 때 40식까지 배우고 100번 반복 후에 다음 진도 나가고 했는데 어렵지만 무술은 반복에 지치지 않아야 하는 것 같아요.
사부님께서 자꾸 지적은 하시는 것은 그만큼 유진님이 성장하셔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가 되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사부님이 교정해주시면 "아! 내가 또 성장했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전 아직도 금강도대가 어렵고 난찰의가 어렵고, 육봉사폐가 어렵고 단편이 어렵네요 ^^
지난 번 갔을 때 뵙지 못해서 좀 서운하네요. ^^
다음에 갔을 때는 또 함께 투로해요. 화이팅!! 응원합니다.
ㅎㅎ 무도인님은 좋은 선생님이시군요! 응원에 저절로 힘이나네요 ~~
무도인님도 자주오셔서 함께하시면 좋을텐데 아쉬워요...
건강하시고 시험준비에 행운을 빕니다 ☺️
그래요~
얼마남지않은 시험! 준비 잘하셔서 잘하셔요~~ 아자아자입니다^^
고맙습니다. 떨립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