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의자놀이,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광해 왕이 된 남자, 시가 내게로 왔다,오베라는 남자,덕혜옹주, 도리화가,검은 사제들,2015 젊은 작가상 수상집,얼굴 빨개지는 아이,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쪽수 : 13,269쪽(누적 쪽수 :208+243,240+300+128+452+412+312+280+365+122+382 =3,444 쪽)
책에 대한 감상
의자놀이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다. 2009 년, 쌍용자동차 직원 2,646명이 정리 해고된 후 해고된 사람들은 77일 간 옥쇄파업을 했다. 파업은 인간사냥으로 진압되고, 살을 부대끼며 함께 일했던 그들은 의자에서 쫓겨난 사람들과 의자를 붙든 사람들로 나뉘었다.'그러나 이것은 결국 저 위 웃는 자들의 의자놀이일 뿐이다.'
이 문장 자체로도 충분히 아프다. 쌍용자동차 파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만 스무 명이 넘는다. 파장으로 인해 삶을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누군가는 목숨을 건 일이 누군가에게는 놀이가 될 수 있을까. 쌍용자동차 파업은 끝났지만, 저자가 말한 대로 지금도 제2, 제3의 의자놀이는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77일간의 기록에 관한 많은 사례들 중 하나에서는 한 학교 선생님이 쌍용자동차 파업으로 옥쇄 안에 있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도, 생사조차 불확실한 아버지를 둔 학생을 포함한 반에게 너희 부모님들 중 그런 사람 없지, 그거 다 빨갱이들이야, 라고 발언한 내용이 나온다. 학교 선생님조차 이렇게 발언한 세상에서 어떻게 말하고, 듣고, 평화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래도 말해야 한다. 말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진실을 조명하고 타당하게 말해야 한다.
한 사람이 말한다면 더 큰 소음에 묻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면 그것은 흐름이 될 것이다. 그 흐름이 언젠가는 의자놀이를 멈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후에 이 책에 대한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는데 내가 너무 감정이 격해졌나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포터 시리즈는 몇 번을 읽어도 안 질리는 것 같다. 사실은 영어 공부도 할 겸 원서로 읽으려고 했는데 한 열 페이지 읽고 못참겠다 싶어서 주구장창 읽기만 했다. 판타지 책은 세계를 구상한다는 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시리즈는 전혀 원작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 것 같다.
광해,왕이 된 남자
가장 좋아하는 영화 몇 편을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광해부터 고르고 들어갈 것 같다. 16년 영화인생을 살면서 광해를 보고 가장 많이 울었는데, 특히 도부장 아저씨 씬들은 눈물 없인 못 본다. 어쨌든 그 영화를 책으로 만들었다니까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일단 좋았다. 광해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충격 받았던 건 영화와는 다른 결말이었다. 영화에서는 광해의 대역 '허선' 이 외국으로 도피하는 것으로 끝났는데, 책에서는 진짜 광해의 손에 허선이 죽음을 맞는다. 어떤 결말이든 맞고 틀린 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결말이 더 좋았다. 지금 세상에서는 제2의 광해, 허선이 필요하니까. 영화에서는 도피하지만 현실에서는 차라리 허균같은 인물이 허선을 왕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사극 특유의 운치도 있었고, 회상 장면들도 책으로 배치하니까 색다르게 흥미로웠던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시가 내게로 왔다
김용택 시인의 시가 내게로 왔다 1권을 읽었다. 황지우 시인의 <소나무에 대한 예배>가 가장 와닿았다. 옛날에 뼈아픈 후회 3 마디를 읽자마자 정말 충격받은 적이 있었다. 이런게 시구나 싶었다.
오베라는 남자
읽으면서 흑백이었던 삶 속에 단 하나의 색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계속 생각하게 됬다.
일단 오베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작품의 배경인 스웨덴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오베같은 남자는 보기 드무니까.
자기 나라를 순수하게 사랑하고, 말 대신 행동으로 증명하고, 존재만으로 다정한. 성을 넘어서 이런 사람 자체도 드문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오베가 옛날을 회상하면서 아내의 아버지와 그녀가 사랑했던 고양이가 잇달아 세상을 떠나고, 아내가 오베에게 지금보다 두배는 날 더 사랑해야 돼요, 라고 말했을 때 오베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속으로 아내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자기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자신이 그녀를 지금보다 더 사랑할 수는 없기 때문이기에. 라고 나오는데 막 감동이 밀려왔다.
결말에서는 울었다. 덮어도 계속 생각하게 된 건 위에서 말했듯이 흑백 속에 딱 하나의 빛. 오베의 삶에 그의 아내가 단 하나의 빛이었듯이, 그에게는 그 빛만이 그의 삶에 유일한 색이었을 것이다. 찬란하지만, 작품의 내용 때문에도 불안한 건 그런 삶이 암전된다면 얼마나 큰 의미일지 생각하게 되서다.
덕혜옹주
마음 아릿하게 만드는 책이다. 안타깝고 울분 토하게 만든다. 일제강점기 시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마음 찢어지게 하는 어쩔 수 없는 흑역사다. 누구나 나라를 잃었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무참히 짓밟혀졌던 시대였으니까. 희망 없는 시대였다. 조선의 마지막 왕조 역시 어두웠다. 그래서 그녀의 삶은 보편적이게 짓밟혀졌지만, 마지막 황녀로써 또한, 무참히 붕괴된다. 하지만 희망 없는 시기에도 빛을 좇은 분들 덕분에 현재의 대한민국 역시 존재한다. 대한 제국의 황녀로써 불행한 삶을 살았던 덕혜옹주가 조금이라도 행복던 적이 있기를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도리화가
영화를 보고 책을 읽었는데 여전히 짜증나는 부분이 있다. 진채선이 흥선대원군의 첩이 되는 부분인데 이렇게 비참하게 낼 결말의 과정이라면 최초의 여류 소리꾼이든, 운명과 사대를 넘어선 최초의 소리든 이런 식으로 포스터나 광고에 서술을 하면 안 됬다. 영화에서는 나중에 크레딧이라도 류승룡이랑 수지가 똑바로 재회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했지만 없었다. 그 당시의 소리나 그런 문화를 볼 수 있었던 재미밖에 없었던 것 같다. 결말이 너무 아쉽다.
검은 사제들
한국판 엑소시즘 느낌이었다. 인상깊었던 건 최부제의 트라우마 탈출기였는데, 어린 시절 그는 여동생이 개에 물려 도와달라 소리칠 때 두려움에 도망쳤던 것을 그의 인생을 살면서 트라우마처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후에 악령 들린 소녀를 두고 도망쳤다가, 자발적으로 다시 소녀에게로 돌아온다. 그는 그의 트라우마를 마주봤고, 돌아옴으로써 극복해냈다. 전반적인 영화는 아찔했다.
2015 젊은작가상 수상집
윤이형 작가의 <루카>가 좋았고, 최은미 작가의 <근린>에서의 서스펜스가 좋았다. 손보미 작가의 <임시교사> 마지막 장에서는 울컥했다. 김금희 작가의 <조중균의 세계>에서는 디테일이 돋보였고 조중균의 세계, 황종연 평론가의 말씀처럼 그의 존엄함과 초라함 모두를 아는 데서 오는 유머가 좋았다.
<여름의 정오>는 딱 권희철 평론가의 말처럼 자신과 유사하고 친숙한 것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생겨나는 고독한 이질감과, 반대로 그것을 이해받을 수 있는 낯선 것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루카>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
이 책을 읽고 진정 이해한다는 건, 상대가 되고자 할 때 가능해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한 채 상대를 배척시킨다는 건 정당하지 못한 일이다. 진정한 우정에 대해서도 조금 진지해져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르네와 마르슬랭처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는 관계에 대해서. 그런 친구를 원하기보다는 내가 그런 친구가 되어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Kin' 이라는 단어에 대한 챕터였는데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 I kin ye, Bonnie Bee"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뒤는 할머니의 이름이었고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챘다.
또 할머니는 이야기를 하시다 이해할 수 있겠냐고 여쭤보시는데 할아버지는" Do I kin ye," 라고 대답하신다. 그들에게 사랑과 이해는 같은 것이다. 할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할 수 없고, 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고 말씀하신다.
할머니가 보시기에 그것은 유한한 인간이 생각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것들 너무에 있는 그 어떤 것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의 대부분은 'kin' 을 실천하지 않아서 일어난다. 나 역시 내 스스로가 이해를 실천하지 않았으면서 상대의 이해를 바라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됬던 것 같다.
; 꼬박 꼬박 적어야겠다. 한번에 올리니까 생각이 얽히고, 생각이 얽히니까 글이 두서 없어졌다.
첫댓글 역사란 구속으로 이어져야한다
인간의 역사란 용서와 화해가 아닌 탐욕과 정복이다. 의자돌리기도 덕혜옹주도 광혜도 인간역사의 실타래 속의 색깔이다
인간역사가 하나님의 화해로 이어질 때 구속이 된다. 샘물에서 역사를 구속으로 대하는 깊이를 배우는 희은이가 되길.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