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앞에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첫째는, 저희의 몸과 마음이 동방박사 세 사람이 드리던 황금과 유향과 몰약과 같은 제물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알고 있나이다.
저희 마음과 몸을 바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성단(聖壇) 앞에 가증한 모습이 되지 말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사랑하는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택하신 바의 선의의 목적이 어떤 것인가를 알면 알수록, 부족한 것들을 다시 찾으신 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저희들의 미급함을 아버지 앞에 통회하지 않을 수 없사옵나이다.
저희의 모든 의식이나 관념이나 주의 주장을 다 내놓고 아버지 앞에 부복했사오니, 아버님, 붙들어 주시옵소서. 아버님! 전체를 맡아 주시옵소서.
마음과 몸을 온전히 맡아 주관해 주시옵고, 6천 년의 역사를 붙안고 아버님의 서러운 심정을 위로할 수 있는 모습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저희들이 합하여 하나의 제물로서 뭇 성도들과 함께 기쁨으로 경배드릴 수 있게끔, 삼위신이 저희의 몸과 마음의 전체를 주관해 주시옵길,
사랑하는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 이 민족을 불쌍히 보시옵소서. 이 민족을 사랑하기 위하여 오랜 역사과정을 통하여 수고하신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저희들을 택하실 적엔 남 모르는 수고가 있는 줄 알고 있사옵니다. 민족의 원한이 하늘에 사무쳐 있음을 알고 있사오며, 땅 위의 인류의 원한도 하늘에 사무쳐 있음을 알고 있사옵니다.
이 천상의 서러움을 대신하여 제물 될 자가 없음을 하늘이 탄식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진대,
오늘 이 온 천주간에 사무친 원한을 대신 풀어드리기 위하여 아버님 앞에 간구하는 아들딸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사탄 앞에 아버님 대신 나서서 싸울 수 있는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마음과 몸이 움직여 화합함으로써 하나의 뜻을 놓고 화동하여 아버지의 은사를 노래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해방의 은사에 감사하며 경배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오면서,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사옵나이다. 아멘. (1956. 12.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