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작품 소개(49) 기러기(무신불립 : 無信不立)

[동석]

○ 작 품 명 : 기러기(무신불립 : 無信不立)

○ 재료 ․ 규격 : 은행나무, 33×44㎝

○ 작품해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에 있는 말로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족식:足食), 군대를 충분히 하고(족병: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다(민신:民信)”라고 하였습니다. 자공(子貢)이‘세 가지 중 부득이 하나를 포기한다면 어느 것을 선택해야합니까’라는 질문에 공자는 군대(족병:足兵)를 먼저 포기하라 하였고 또 하나를 포기한다면 경제(족식:去食)라고 이야기하면서 인간은 어차피 어떤 방식으로든 죽어 왔으나 구성원을 보호하고 지키는 국가와 조직이 마지막까지 존립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신뢰(信賴)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현대사회의 경제활동 또한 신용을 최우선으로 하여 신용불량자는 경제활동에 있어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습니다.

기러기는 신의(信義)와 협동(協同)을 상징하는 동물로 흔히“신조(信鳥)”라 부르며 전통혼례 시 부부의 신의를 강조하여 전안례(奠雁禮)라는 절차도 있습니다. 십 수 년 전 모(某)방송에서 지구한바퀴 거리를 이동하는 기러기의 신의(信義)와 협력(協力)을 실감나게 취재하여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한바있습니다. 이합집산(離合集散)의 국론을 통합하여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아야할 국민을 이간질하여 분열시키고 미물(微物)인 기러기보다 못한 작태를 보이는 정치권을 바라보며 전서체 신(信)字 위에 기러기를 새겨보았습니다.

[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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