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석: 교회신문 > 제 1222호 충고나 책망은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보물이다 (딤후3:15~17)
목회 초기에 저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설교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저는 별로 의식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성도들 보기에 안 좋았던 모양입니다. 하루는 박용선 장로님이 저에게 오셔서는 “목사님, 설교하실 때 자꾸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마세요. 깡패입니까?”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장로님 손을 잡으며 “장로님,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즉시 장로님의 충고를 받아들여 바지 주머니를 재봉틀로 박아 나쁜 버릇을 고쳤습니다.
또 한 번은 단에서 “눈깔을 빼버릴까 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 억울한 일이 있어서 홧김에 한 말인데, 역시 박용선 장로님이 “그런 말 쓰지 마세요.”라고 조언해줬습니다.
충고, 훈계, 조언, 권면…. 사실 다 쓴소리입니다.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보물이란 것을 아십니까? 충고나 훈계는 사랑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디 남의 자식에게 충고합니까? ‘뉘 집 자식인지 쯧쯧…’ 하면 끝입니다. 충고란 정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진실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므로 가장 값진 보물인 것입니다. 그래서 내 자존심을 밟으면서 충언, 조언해주는 자가 있다면 그의 옷자락을 잡아서라도 곁에 둬야 합니다.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지혜 있는 자의 교훈은 생명의 샘이라 사람으로 사망의 그물을 벗어나게 하느니라”(잠13:14).
정말 그런지 성경 속 인물을 통해 조명해보겠습니다. 모세의 장인은 모세에게 건강을 해치지 않고 무거운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을 조언해줬습니다.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일부터 대사까지 모세를 만나려는 자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것을 보고, 십부장과 오십부장, 백부장, 천부장을 세우라고 한 것입니다. 모세는 장인의 말을 들었습니다 (출18:24).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구출해내라는 하나님의 명을 직접 받은 지도자입니다. 그러므로 이방신을 섬기는 장인의 말에 코웃음 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장인의 말을 경청하고 합당하게 여겨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그래서 명실공히 훌륭한 행정, 사법조직을 갖춘 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던 것입니다(출18:13~24).
창세기 41장에 나오는 바로 역시 충고를 받아들여 애굽을 굳건히 세운 자입니다. 바로는 아무도 해몽하지 못한 꿈 이야기를 요셉에게 들려주었고, 요셉은 바로의 꿈을 해몽해줍니다. 요셉의 꿈 해석은 애굽에 일곱 해 풍년에 이어 풍년을 잊을 만큼 지독한 일곱 해의 흉년이 오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셉은 해몽에 그친 것이 아니라 풍년 시절에 잉여분을 저장하여 닥쳐올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대안까지 제시합니다. 바로가 지혜로운 자임은 여기서부터 나타납니다. “해몽만 하라고 했지, 주제넘게? 그건 우리 대신들이 할 몫이다. 닥치거라.”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는 요셉의 충언을 받아들였고, 요셉에게 이 모든 것을 주관하는 2인자 자리까지 덜컥 내주었습니다. 그래서 사망의 그늘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애굽을 세계 최강국, 최부국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람 왕의 군대장관 나아만 장군도 그렇습니다. 엘리사의 기대 이하의 대접을 받은 나아만 장군이 대노하여 본국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그의 종이 충언을 아룁니다.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을 명하여 큰일을 행하라 하였더면 행치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왕하5:13). 나아만이 ‘요단강에 빠져 죽으라 한 것도 아니고 일곱 번만 들어갔다 나오면 낫는다는데 그것도 못하십니까?’라는 종의 말을 들었더니 고름이 줄줄 흐르던 문둥병이 고침을 받아 어린아이 살결처럼 깨끗해졌습니다.
다윗도 치명적인 죄를 지었지만, 나단 선지자의 충고에 회개하여 하나님과 마음이 합한 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사람들이 교회에 안 나오려고 하는 이유가 뭔지 압니까? 하나님 말씀을 쓴소리, 잔소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뭐 하지 마라.’, ‘뭐는 꼭 해라.’ 이러니까 듣기 싫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걸 아십니까?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은혜는 우리를 구원하신 것과 더불어 하나님 말씀, 곧 성경을 우리에게 주셨다는 것입니다. 왜 우리에게 성경을 주셨냐 하면, 우리를 교훈하고 책망하여 바르게 하고, 의롭게 하여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 하나님 일에 쓰기에 합당하게 만들려고 주신 겁니다(딤후3:16~17). 하나님이 우리를 ‘이처럼’ 사랑하사(요3:16), 즉 당신의 아들을 죽여 우리를 구원하실 만큼 사랑하시기 때문에 성경을 통해 충고하시고, 권면하시고, 훈계하사 온전한 자로 만드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요즘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코치 없이 단독으로 나간 사람이 있습디까? No. 세계 신기록 보유자라도 다 코치 말을 듣고, 코치의 지도를 따르는 겁니다. 코치가 하는 일은 뭡니까? 단점, 부족한 점, 허점을 계속 지적하는 것입니다. 기분 나쁘라고 하나요? 아닙니다. 더 좋은 기록 내라고, 순위에 들어서 메달 따라고 그러는 겁니다. 그걸 듣기 싫어하면 발전과 성장이 없지요.
그런 자들이 여기 있습니다.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자들입니다. 왜 충고를 거절하느냐? 거만하고 교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합니다. “거만한 자를 책망하지 말라 그가 너를 미워할까 두려우니라”(잠9:8). 그런 자들은 궁핍과 수욕을 당하게 되지요(잠13:18).
사무엘상 22장을 봅니다. 사울은 오직 다윗을 죽여야 한다는 일념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윗으로부터 자신의 왕권을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도엑은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먹을 것도 주고 블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도 주었다고 고합니다. 그러자 사울은 즉시 아히멜렉을 불러 추궁합니다. 그러자 아히멜렉이 사울에게 충언을 합니다. “왕의 모든 신하 중에 다윗 같이 충실한 자가 누구인지요 그는 왕의 사위도 되고 왕의 모신도 되고 왕실에서 존귀한 자가 아니니이까”(삼상22:14). ‘다윗에게 그러지 말라. 죽이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한 것입니다. 그 말에 깨닫기는커녕 사울은 더 자극을 받아 아히멜렉은 물론 그의 가족과 제사장들을 다 죽이고 맙니다. 사울이 충고를 달게 받아들였다면 그의 말로는 분명 달라졌을 겁니다.
솔로몬의 아들인 르호보암은 분별력이 없어 노인들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젊은이들 말에 놀아나더니, 나라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되는 비극을 맞았습니다(왕상12).
웃시야 왕은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행하므로 하나님의 나라를 강성하게 했습니다. 군사력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부강해졌습니다. 그러자 점점 교만해지더니 급기야 전에 들어가 향단에 분향을 하려 했습니다. 제사장만 할 수 있는데요. 이에 아사랴를 비롯한 제사장 80명이 왕을 막았습니다. 그래도 웃시야 왕이 향로를 잡고 분향을 하려 하다가 문둥병이 발했고, 웃시야는 별궁에서 외롭게 살다 죽었습니다(대하26). 세례 요한의 충고를 무시한 헤롯, 미가야 선지자의 충고를 거절한 아합, 예수님의 충고를 무시한 가룟 유다, 다 망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충고나 권면에 어떤 자세가 되어야 할까요?
끝으로 충고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한 번 충고했는데 안 들으면 다시 충고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내가 그 사람에게 신뢰를 얻었는지 나를 돌아봐야 합니다. 신뢰를 얻지 못했을 때는 ‘너나 잘하세요.’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셋째, 충고할 때는 다른 사람을 통하지 말고 직접 얼굴을 보고 해야 합니다(잠27:5). 넷째, 내 의를 드러내면 안 됩니다. 다섯째, 화났을 때 권면하면 안 됩니다. 화풀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여섯째, 상대가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미워하지 않을 마음일 때 해야 합니다.
여러분, 나는 내 뒷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거울인 성경을 우리에게 주셨고, 또 조언과 권면해주는 자를 주신 것입니다. 이것에 감사하며 귀를 열어 들으면, 그 조언을 들으면 영·혼·육이 성공하고 잘 될 수 있습니다.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할렐루야!
양약은 입에 쓰고 조언은 귀에 거슬린다
밥이 육체의 보약이듯 충언은 영혼의 보약이다
♣ 은혜로운 찬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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