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을 것 같던 내가 병원을 순례하는 듯 어제는 내과, 오늘은 이비인후과...
나이가 들었나보다. 먹은게 소화 되지 않아 불편하고, 자고 나니 목이 아프다.
우울이 슬금슬금 내 곁에 비집고 들어 와 먹는 것도 귀찮고 씻기도 싫다.
가방을 던지고 쇼파에 길게 눕는다. 벽에 걸린 가족사진이 눈에 들어 와 울컥 눈물이 났다. 많이 아프다.
그래 그냥 늘어져도 괜찮아~힘 든거 알아~
몇일 전 미국LA 사는 후배가 아침 일찍 전화를 했다.
"언니 연예언니 떠났어" "뭐야 몇일 전 통화 할때 기운이 없어 말을 못 하겠다고 하긴 했는데~~"
이렇게 빨리 떠나리라고는 생각 못 했다.
아득함이 밀려 온다. 3년전 한국 나왔을 때 잡지 못한게 후회 된다.
60년지기 친구 연예는 중학교 들어 가자 앞 뒤에 앉아 조잘 대던 마음 맞는 친구다.
성향도 비슷하고 생각도 종교도 통하는 멀리 있지만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며 속마음도 줄 수 있는 친군데...
우리 후배이면서 연예 둘째 올케가 된 선옥이는 그동안 지난 이야기를 하며 울었다.
22살 어린 나이에 몰락한 집안을 일으켜 보겠다고, 오빠 셋에 막내인 연예는 아버지가 돌아 가시자 미국에 사는 이모의 중매로 미국교포에게 시집을 갔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멀기만 했던 나라 미국을 잘 알지도 못 했을 때였는데...
넓은 세상에서의 꿈을 꾸며, 만나 보지도 않은 사람과 사진만 보고 결정하고 먼 미국땅으로 떠난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작지만 당찬 친구였다.
친구 몇명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예쁜 연예를 김포공항에서 결혼식에 참석하 듯 배웅을 했었는데...
몇 년 뒤 어머니와 오빠 셋을 초청 해 가족이 모두 미국에서 살았다. 친구는 은행에 다니며 무난히 살았는데
20대까지 자란 한국이 그리워 향수병에 걸렸던 연예는 우리의 음식 전통적인 것들에 애착을 갖고 우리나라 시골을 유난히도 좋아 했던 친구다.
몇차례 한국에 다녀가기도 했지만, 3년 전에 왔던게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한국에 1년 가까이 머무르며 나와 여행을 많이 했다. 동생집 사과밭에도 가고...
차를 처분하고 난 뒤라 렌트카로 단양에 가서 고수동굴을 돌아 보고 나왔는데, 비가 오고 있어 차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는데 갑자기 "영옥아 나 한국 나와 살까?" 하는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어리둥절 했다.
난 그때 왜 "그래 나와라 여기서 우리 노후를 즐기며 살자" 라고 명쾌하게 답하지 못 했을까?
내가 나오라고 하면 책임을 감당하기 두려워서였을까? 지금도 명쾌한 대답을 못한게 많이 후회스럽다.
60년지기 우리4명은 10년 전 미국 서부 여행을 한달간 하며 여행사를 통해 보름 연예집에서 보름을 알차게 지낸게 엇그제 같은데...
미국 들어 가서 1년쯤 되어 배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갔더니 소장이 꼬여 수술을 했는데 수술한 부위가 자꾸 염증이 생긴다고 하더니 대장암이라고 했다. 그리고 코로나로 병원 출입이 어렵다고도 했다.
통증도 없고 잘 먹는다고 하며, 텃밭에 채소도 키우며 잘 지낸다고 하더니, 올해 6월부터 먹지를 못 해 기운이 없다고 했다.
어떻게 할수도 없는 안타까움으로 카톡만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실제 같이 내 옆에 와서 "영옥아 나 이신발 하나만 남기고 다 정리 했어"하는데 꿈이었나?
그 날 아침 일찍 떠났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 신발은 무얼까?
3년 전 한국에 나와 살도록 적극 주선했으면 지금 떠나지 않았을까?
연예가 떠난 단톡방에는 4명만 남았다.
친구야~ 요즘 난 몸도 마음도 아프다.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래~
너희도 그랬구나! 모두가 아프구나!
어느 아픈날이다.
이영옥시니어기자
첫댓글 '친구의 명복을 빕니다'
이영옥 기자님 파이팅~
힘이 되는 친구 고마워요!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인생 그까이꺼 별것도 아닌데 마음을 잘 다스리세요~
감사합니다~^^
몸 아픈것 보다 마음아픈것이 더 힘들지요.
어느시인도 말했어요.
"아프니까 인간이다" 라고...
이기자님! 힘내세요...!!화이팅!♥
감사합니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운명에 놀랍고 충격이 크셨겠어요.
언제가는 가는 일이지만 예상하지 못했으니 ..인생무상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마음 추스리세요 이기자님~..
감사합니다~^^
이제 하나하나 정리할 나이가 벌써 되었네요. 건강잘 챙기세요. 나이드니 아픈곳 많아지고 ~~~
감사합니다~^^
글 잘봤습니다 !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아픈글이네요~어서 다시 힘을내셔요.
홧팅팅♡
감사합니다~^^
하필이면 왜 이영옥기자님 씨친구에요. 그때 잡지못한 거
너무 안쓰러워 하지마세요. 누구나 피할수없는 길이에요.
네 선배님! 고맙습니다.
누구나 떠나는 이세상 조금 먼저간 친구가 기다려 주리라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