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호금전 감독의 <방랑의 결투(대취협)>로 알려진 홍콩여배우 정패패가 그제인 17일에 별세하였다. 향년 78세라면 좀 이른 나이라서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녀는 한국에 홍콩 무협영화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1946년 상하이 출생으로 1960년 홍콩으로 이주 후 쇼브라더스의 영화배우 학교인 남국배우학교를 졸업하고 쇼브라더스의 전속배우가 되었다. 악풍 감독의 1964년작 <비련의 왕비 달기(달기)>로 데뷔 후 호금전 감독의 1966년작인 <방랑의 결투>의 금연자(金燕子) 역으로 성공 후 무협영후(武俠影后)로 불리며 무협영화의 여주인공으로 활동하고 장철 감독의 1968년작 <심야의 결투(금연자)> 이후 <비도수>, <독룡담>, <종규낭자> 등 2015년까지 모두 66편의 영화를 남겼다. 원래 발레를 전공했던 날렵한 몸매로 재치있고 야무진 여협상을 보여주었는데 <방랑의 결투> 이후 호금전 감독을 향한 존경심에 훗날 <천하제일>에도 출연했다. 결혼 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1974년대부터 1982년까지 그리고 1988년부터 1993년까지 두차례 긴 공백기가 있었지만 2015년까지 꾸준한 출연작이 있었다. 살아있는 홍콩영화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창화 감독과의 출연작은 없었지만 친분이 있어 홍콩TV인 TVB에 함께 출연했고 <와호장룡>에서도 주윤발과 함께 출연하며 홍콩영화계의 지존으로 인정받는 대배우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미인의 기준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재기발랄한 재치와 활달함이 돋보이는 배우이다. 발레를 했던 무용가이기에 그녀가 보여주는 발차기는 남다르다. 발레를 연상시키는 몸짓으로 객잔에서의 대결을 멋지게 보여준 호금전 감독의 <대취협>이었다. 상큼한 여협의 이미지를 보여준 그녀는 신무협 1세대 여배우로 홍콩영화사에서 뺄 수 없는 대배우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