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국제신도시. 신도시 내에 도로를 내고 아파트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넓은 대지에 대형 트럭이 지나거나 건물을 올리는 소음이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 차량이 지나거나 바람이 불 때마다 곳곳에서 먼지 구름이 발생했다.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사이로 이미 입주가 끝난 두 개 아파트가 눈에 띄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다른 아파트가 들어서는 모습을 불만 섞인 표정으로 지켜봤다.
현재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조성 중인 명지국제신도시에는 지난 5월부터 에일린의 뜰 등 2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곳 외 10여 개 아파트를 짓는 공사는 아직 진행 중이어서 입주를 마친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과 먼지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강서구 등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명지국제신도시에는 올해 말부터 2018년 3월까지 10여 개 아파트의 공사가 차례대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600세대 규모 아파트부터 1200세대 규모 아파트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주민 박모(37) 씨는 "새벽부터 시작되는 공사 소리에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소음과 먼지가 심해 여름이지만 창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 다른 아파트의 공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렇게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사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일린의 뜰 등 2개 아파트가 입주하기 전과 비슷한 일정으로 공사를 진행 중인데 입주 후부터 주민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민원은 쏟아지지만, 지자체에서도 이를 해결할 별다른 방안은 없다. 강서구 관계자는 "동시에 공사를 끝마치지 않는 이상 민원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른 시간에는 공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