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했던 광주 친구놈 집을 나와서 향한 곳은 담양~~~
미리 검색해본데로 담양의 소쇄원과 죽녹원, 메타세콰이어 길을 차례로 다녀봅니다.
맨 먼저 가 본 소쇄원. 우리나라 민간 정원문화의 정석이라는 해설이 있고
사진 상으로도 멋들어지게 나오더군요. 입장료는 1000원.
매표소를 지나 소쇄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대나무가 시원스럽게 나있고, 실제로도 많이 시원합니다.
근데.. 실제로 그 앞을 가보니.. 저의 저급한 미적감각으로는 별로더군요..
사진에선 광풍각이라고 되어있는 건물과 그 앞을 흐르는 맑은 계곡물~~ 현재는 말랐습니다...
그 앞에있는 연못도 썩어 문드러진 듯 해보이고.. 메인 건물인 제월당.. 그저 그런 흔한 건물로 밖에는... ㅡㅡ;
소쇄원이 확실히 시원하긴 했는지 광풍각과 제월당, 두 곳 모두 동네 주민같은 분들이 단잠을 주무시고 계시네요.
소쇄원을 나와서 죽녹원으로 향합니다.
입장료는 2000 원인데, 전 본의 아니게 무임승차를 했네요.
화장실이 급해서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그 화장실은 매표소 안 쪽에 있는 건물이었네요 ㅎㅎㅎ
앞에서 검표를 하는 젊은 직원은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서 제가 지나가는데도, 별다른 제재도 안 합니다.
대나무 숲인만큼 말이 필요없을만큼 시원한 산책길입니다. 그 날 엄청난 땡볕이었는데, 완전히 분리된 공간이더군요.
근데.. 딴청을 부렸는지 사진이 거의 없다는,,, 공짜에 심취해 있었나... ㅡㅡ;
죽녹원을 나와서 메타세콰이어 길로 향합니다. 죽녹원에서 제법 멀어요. 이정표를 보니 2 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메타세콰이어란 말이, 세콰이어란 나무 이름에 1년에 1미터씩 자란다고 해서 앞에 메타를 붙혀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이 되었다고 하네요.
뭐... 걸어본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 기준으로 봤을 땐, 완전 거품으로 이루어진 명성 같더군요.
사진 4장 연속으로 나갑니다.
첫 번째 사진이 메타세콰이어길
2 번째 사진이 안동 하회마을 소나무길
3 번째 사진이 죽녹원에서 메타세콰이어길로 가는 제방길에 있는 관방제림
4 번째 사진이 담양에서 남원으로 향하면서 차도 양쪽으로 나있는 길입니다.
일단 메타세콰이어 길은 한 쪽이 콘크리트벽이 쳐져 있어서 한 쪽 시야가 완벽하게 가려있습니다.
뭣보다 제일 최악이었던 점은 양쪽으로 고속도로 및 차도가 뚤려 있어서 차량이 지나면서 뿌리는 굉음이 엄청 납니다.
이게 어쩌다 한 번이 아닌, 걷는 내내 줄기차게 굉음을 질러대니 조용한 산책은 글렀다고 보면 됩니다.
2번째 안동 하회마을 소나무 길은 한 쪽으로 낙동강 줄기가 굽어흐르고 맞은 편에 부용대라는 멋드러진 절벽이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논과 초가집들이 어우러져 있어, 경치와 고즈넉함을 모두 갖추었죠.
3번째 관방제림길은 말 그대로 제방이 홍수 등으로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들을 심어놓은 길이죠.
메타세콰이어나 하회마을 소나무길 같은 규칙적인 멋은 없지만, 흐르는 요천을 보면서 걷는 맛이 솔솔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메타세콰이어는 하회마을 소나무길에 비할 수도 없을만큼 별로이고, 관방제림보다도 못하게 느껴지더군요.
오히려 남원으로 향하는 차도 양쪽으로 나있는 시원하게 뻣은, 창문 열고 달릴 때 엄청난 시원함을 안겨주는
차도의 가로수길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유를 하자면... 파워블로거가 3류 음식점을 맛집으로 소개한 듯한.. 1박2일 등의 메스컴으로 인한 거품명성 같더군요.
더욱이... 입장료까지 있다니 ㅎㅎㅎ 1000 원, 큰 돈은 아니지만, 돈을 낼 만큼 대단한 길은 아닌 듯 하네요.
다시 남원으로 이동합니다.
남원으로 가는 길에 재밌는 마을을 봤네요. 이름이 마계마을 ㅋㅋ
마을은 여느 일반 한적한 시골마을과 똑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이런 이미지가 마구마구 떠오릅니다.
81 년생인 제 또래 분들이라면 익숙하리라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
남원으로 들어오니 확실히 눈에 띄는 건 역시, 성춘향 이몽룡이죠 ㅎㅎ
6월 12일부터 대략 1주일 정도 춘향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중간중간 행사를 위해 무대를 만들고 있네요.
하필 월드컵 개막과 거의 시작이라니...
역시 남원하면 광한루원를 가봐야죠. 들어가자마자 때마침 이몽룡이 장원급제를 해서 컴백하는 중이네요 ㅎㅎㅎ
이런 찜통 더위에 저런 분장까지 하면... 탈진 안하도록 물을 엄청 마셔야겠더군요.
여기저기 만들어 놓은 전각들이 연못들과 잘 어우러집니다.
이 곳의 메인전각인 광한루 뒷편에는 호남제일루라는 편액도 걸려있네요.
관동제일루라는 삼척의 죽서루와, 울진의 망양정과 어느 쪽이 더 괜찮을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광한루 앞에는 인공 못이 있는데 광한루와 반대쪽을 이어주는 오작교라는 돌다리도 있습니다.
뭐.. 굳이 다리가 없어도 옆으로 돌아서 광한루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연못엔 잉어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는데, 여기저기서 기증을 해서 지금은 3000 마리나 된다고 합니다.
그 옆으로 가면 춘향각이라는 성춘향 영정을 봉안해 놓은 사당이 있는데
이거이거.. 잘하면 어린 친구들은 성춘향을 실존인물로 착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몽룡이 광한루에서 그네를 타고있는 성춘향한테 뻑가서 대쉬했다는 그네도 보이고
그 앞으로 성춘향이 살았던 월매집이 있네요.
월매가 퇴기라고 했는데, 현역일 때 벌어놓은게 많은지 초가집 치고 꽤 커요 ㅎㅎㅎ 이게 몇 칸이야..
집 안에 연못도 있고 ㅎㅎㅎ 성춘향은 얼굴도 이쁘고 집도 어지간히 살았던 행복한 여자네요.
즉, 춘향전은 여자는 이쁘고, 남자는 능력 좋으면 된다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내용입니다~~ ^^
다음 날, 진안으로 넘어가 마이산으로 향합니다. 전 날 밤부터 날이 오락가락 하더니
오전까지 흐렸다 개었다는 반복하네요. 결국 마이산 등산은 포기. 사진 한 방 남기고 전주 한옥마을로 향합니다.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해서 여기저기 서성이다 알게된 사실.
한옥마을이 경주 양동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처럼 한 군데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대를 전부 '한옥마을'이라 칭하는 사실~!~!
처음 알았네요 ㅎㅎ
한옥이 많이 보이긴 하는데 약간 서구 문명과 뒤섞인 느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전주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녹두장군 전봉준, 아쉽게도 동학운동기념관은 공사 중~~
무심코 보니 전통술 박물관이라고 되어있네요.
각 지역 술을 몇 가지 전시를 해봤는데, 충청 전라 경상, 3남 지방 술은 있는데 서울 경기라든가 서북면이나 동북면은 없네요
전주 한옥마을 주변에서 정중앙에 있고 가장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경기전.
조선왕조실록 전서가 있었고, 조선 태조의 어진이 봉안되어 있는 곳이네요. 입장료 1000 원.
정문을 지나 홍살문을 지나면 외삼문, 내삼문, 지나면 태조의 어진이 있는 전각이 있습니다.
덩어리가 커서 이곳저곳에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 많이 있네요.
뭣보다.. 동네 어르신들은 입장료가 무료니, 많이들 들어와서 쉬고 계시더군요.
뒤 쪽으로 가면, 전주 이씨 시조 묘역도 있는데, 문이 잠겨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그 옆으로 어진 박물관이 있습니다. 꽤 여러 임금들의 어진이 있는데, 실제로 조선시대 임금 어진 중에 남아있는 건
태조, 영조, 철종, 3 점만 전해지고 나머지는 나중에 창작한 짜댕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이다 보니 조선과 관련된 유적지가 꽤 보입니다.
경기전 이외에도 조선 태조가 황산대첩에서 왜구를 쓸어버리고, 뒷풀이를 했다는 오목대.
조선황실의 후손.. 의친왕의 아들이라고 하니까 고종의 손자네요.
현재 전주한옥마을 촌장직을 맏고 있는 이석씨가 살고있는 승광재.
승광재 여기 들어가봤는데 그냥 일반 집이랑 똑같더군요. 지나가는 이석씨도 봤네요.
뭐.. 제가 그냥 들어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니까 '어떻게 오셨어요??' 하고 물으십니다.
'야뇨, 그냥 관광객인데, 문이 열려있어서 그냥 한 번...' ㅡㅡ;
경기전 앞쪽으로는 멋들어진 서구식 중세 건물이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를 한 곳에 세운 전동성당이죠.
부모의 위패를 태워버렸다는, 진산사건의 주역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죽임을 당한 장소라고 합니다.
그 당시 사람들의 시각으로는 국민폐륜아로 인식되어 죽음을 맞이한 인물들이죠.
천주교에 어지간히 관대하던 정조도 빡쳐서 천주교에 관한 인식전환의 계기를 만드는 사건이랍니다.
이번에 교황이 방문하면 윤지충과 권상연을 시복시성 신청한다고 하는데, 그 결과가 사뭇 궁금해집니다.
전동성당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나오는 예전 전주읍성의 남쪽대문, 풍남문이 있습니다.
뒷편엔 호남제일성이라고 되어있네요 ㅎㅎ 남원엔 호남제일루 전주엔 호남제일성
또 하늘이 오락가락 합니다. 분명 땡볓이었는데 잠깐 사이에 엄청나게 쏟아붓습니다.
바로 인근 게임방으로 피신. 비 좀 피하다가 예전에 같이 근무를 했었던, 지금은 전주에 계시는 물리치료 실장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리 고대하던 전주 막걸리 한 상 같이 합니다.
안주가 꽤 많이 나와요. 조금씩 여러가지 안주가 나와서 한 잔에, 안주 하나씩 맛보기 제격입니다. ㅎㅎㅎㅎ
이제 전라도도 거의 마무리가 되었네요.
익산을 지나서 논산 부여로 넘어가면 충정도 권으로 들어갑니다 ㅎㅎㅎ
첫댓글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여행중 건강 조심하시구요~~~
좋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