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분양시장은 내년 상반기가 변곡점이다."
이상 열풍에 휩싸인 부산 분양시장이 연일 완판 행진에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아파트 단지까지 쏟아지면서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부산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입주물량과 정부 대출 심사 강화가 부담스럽지만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올 연말까지는 현재의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내림세가 시작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공급 과잉에 급냉각설 '솔솔'
정부 대출심사 강화도 부담
"초저금리·부동산 활성화 영향
당장 열기 꺾일 가능성 낮다"
전문가 "올해는 분위기 지속"
■무더위 무색한 부산 분양 열기
지난 1~7월까지 부산에 공급된 주요 신규 아파트는 총 19개 단지다. 공급 세대는 총 1만2천217세대. 이들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무려 94대 1이었다.
경쟁률이 100 대 1을 웃도는 단지는 총 6개였다. 수영구 '광안 더샵'이 378 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해운대구 '해운대 자이 2차'(363 대 1), 남구 '대연 SK뷰힐스'(300 대 1), 연제구 '연제 롯데캐슬 & 데시앙'(256 대 1)순이었다. 모두 동부산권 아파트들이다.
청약 건수가 10만 건을 넘는 단지도 3개나 됐다. 대연 SK뷰힐스엔 14만4천458개 청약통장이 몰렸고, 연산동 롯데캐슬&데시앙(13만6천712개)과 해운대 자이 2차(12만3천698개)에도 12만 개가 넘는 청약통장이 쇄도했다. 부산 청약통장 가입자 110만 명 중 1순위가 48만 건임을 감안하면 이들 3개 단지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부산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떨어지는 서부산권과 원도심권도 분양 훈풍이 불었다. 서구 '대신 더샵'은 80 대 1을 기록해 서부산권에선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부동산전문업체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도심 재개발, 역세권, 브랜드 갖춘 대단지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내년 상반기가 변곡점
부산 분양시장 열기가 이처럼 뜨겁지만 그간 입주 누적 물량이 많아 급냉각 우려가 솔솔 흘러나온다. 공급 과잉 부담이라는 경고등 때문이다. 부산의 올해 입주 물량은 총 1만 9천여 세대. 여기에 2013년부터 올해까지 새 아파트만 6만 세대 넘게 나올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 불안정한 거시경제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당장 열기가 꺾일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초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 소비자 심리를 감안해서다. 특히 새 정부를 뽑는 2017년까지 현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영산대 서성수 교수는 "경쟁률이 점차 약해지며 조정 장세에 돌입하겠지만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내년부터 적용될 대출 심사 강화는 현 분양 시장에 타격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얼마 전 가계부채 대책으로 내놨다. 거치식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줄이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늘리는 게 골자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대출 조건이 까다롭게 변하면 시중 유동성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선 벌써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