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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몰락을 예견하며!
제가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더민주의 우클릭! 우리가 문재인 전 대표에게 바란 것은 민주당의 개혁이었습니다. '야성(野性)'의 회복! 총선과 대선 승리를 통해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바꿔 달라는 것이었지요. 노무현 정부의 개혁 실패가 떠오릅니다. 152석이었던가요? 거기에 민주노동당 10석. 유시민이 엊그제 <시민표창양비진샘>에서 말했지요.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려는데, 152명 중 찬성자가 30~40명에 불과했다." 노무현 정부의 개혁 실패는 보수화된 열린우리당의 의원들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정권 교체를 해보아야 예전과 달라질 게 무엇이겠습니까?
조중동의 어젠다에 맞춰 원내 대책을 마련하는 자들. 은수미 의원이 '시민표창'에서 의원총회 및 더민주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지요. 쌍용자동차나 세월호 등의 문제를 공론화시키려고 하면 '왕따'를 시켜버리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이 내내 불편했습니다. 그는 뼛속까지 보수화된 자입니다. 조중동의 논리를 내면화한 사람이란 말이지요. 그가 노련한 선거 전문가임도 인정합니다.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의 역풍을 국민의당과의 통합 제의로 막어버린 것 등 선거판을 읽는 그의 안목이 남다르다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심각한 우클릭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를 것 없는 '도로민주당'이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보수주의자들로 가득 찬 더불어민주당. 전략을 잘 짜서 총선에서 이겼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질 게 무엇이겠습니까? 실체도 없지만, 소위 말하는 '친노' 외에는 국민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김종인 대표에게 말합니다. 저는 당신을 지지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으니 따랐던 것뿐이지요. 중도표를 가져와야 한다? 정신 차리십시오. 정치적 의미의 '중도'는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보수와 진보가 순수한 선명성을 가지고 정책 대결을 벌일 때 하나의 해결방안으로 등장하는 정치공학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쪽이 절대악이거나 부패한 정치집단일 경우, 중도는 '사쿠라'에 불과합니다. '야합'이지요. 과거의 이철승, 김한길, 손학규, 안철수가 그러했습니다. 당신의 현재 모습이 그러합니다. 당신은 사쿠라입니다.
정치공학적 '중도'가 아닌, 김종인 당신이 잡고자 하는 '중도표'에 대해 말해 줄까요? 당신이 경제 전문가라면, 저는 인문학 전문가입니다. 한번 들어보십시오. 유권자 중 '중도 계층'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정치 무관심층입니다. 이들은 먹고 노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부류이지요. 그저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말합니다. 전형적인 양비론자들입니다. 이들은 절대 투표장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들과 다른 졸부들이 있습니다. 졸부들을 비롯한 살 만한 계층은 망설이지 않고 새누리당에 자신의 주권을 행사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아무리 우클릭을 한다고 해도 그들은 더민주에 표를 주지 않습니다. 두 번째 부류, 바로 저와 같은 사람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롭고, 나름의 '지성'을 갖춘 계층입니다. 이들은 자존감이 강합니다. 자신의 한 표를 쉽게 던지지 않습니다. 미국도 그러하다지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화당의 주된 지지 계층은 하층민들입니다. 중산층이 민주당을 지지합니다. 한국 사회의 중도층. 경제력도 있고, 지식과 지성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그 수는 많지 않지만, 수도권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당락을 결정할 정도의 세력은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위에 맞는, 자신들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는 정당에 투표를 합니다. 그들은 지금의 새누리당에 선뜻 표를 던지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더민주를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새누라당과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의 노력에 의해 환골탈태하는 듯 보였습니다. 양식 있는 중도층은 더민주의 변화에 주목해 왔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들이 떳떳하게 표를 던질 수 있게 더민주가 변화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더민주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당락을 결정하는 양식 있는 중도층의 기권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김종인이 들어온 이후, 민주당은 심한 '우클릭'을 해 왔습니다. 조중동의 논리에 놀아난 것이지요. 그래서 지난번에 올린 글에서 저는 '경제 문제'에 집중한, 좌클릭을 주문했습니다. 이념 논쟁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선명한 야당성으로 밀고 나가라는 것이었지요. 정청래 의원의 컷 오프? 아무런 정당성이 없습니다. 원칙도 기준도 없습니다. 조중동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것이지요.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껄끄러워하는 정청래 의원을 쳐내면, 반대 급부로 몇 석을 더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겠지요. 웃기지 마십시오.
김종인 당신. 당락을 결정하는 중도층은 말입니다. 어설픈 우클릭으로는 결코 잡을 수 없습니다. 제가 왜 이리 자신 있게 말하는 줄 아십니까? 제 주변 사람들이 모두 중도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속성을 잘 압니다. 예를 들어 강남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졸부들 많지요. 그러나 양식 있는 지성인도 많이 사는 동네입니다. 그들의 양심에 비추어 볼 때, 새누리에는 도저히 표를 던지지 못하겠다, 더민주도 새누리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투표장에 나가지 않습니다. 정신 차리시오.
지난 2월 18일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정국이 그때와 많이 다르지만, 그때 제가 쓴 글에는 오늘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다시 한번 꼼꼼하게 읽어 보십시오. 저는 문재인 대표가 전권을 쥐고 총선을 지휘하길 바랐습니다. 이기든 지든, 그것은 우리 국민들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문재인 전 대표의 재등판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김종인 체제의 위험성을 역설적인 제목으로 서술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문재인 전 대표의 선택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더민주'가 흔들린다, 문재인의 재등판이 필요한 때!
김종인의 영입. 문재인 대표는 김종인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경남 양산으로 떠났다. 이에 대한 문 대표의 설명은 없었다. 왜 김종인인가? 왜 그에게 당 대표의 권한과 공천의 전권을 주어야만 했는지 그는 지지자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믿고 따를 수밖에! 대표직 사퇴 여부를 떠나 이번 총선은 문재인의 이름으로 치러진다. 총선 패배는 문재인 대표의 정계은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부터 지금까지, 나는 문 대표의 충실한 지지자였다. 지난(至難)했던 지난 1년. 지루한 당권 다툼을 견뎌내고 문 대표는 어느 정도의 당내 개혁을 이루어냈다. 잘한 일이다. 그러나 그가 떠난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 언론 및 SNS를 통해 전해지는 이철희나 이종걸의 망발, 공천 잡음, 오락가락하는 김종인 위원장의 갈지자 행보는 지지자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멍들게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가 몰려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김종인을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고자 했던 문재인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1. 노동악법, 서비스발전기본법 등과 선거구 획정 법안을 같이 처리하지 마라
이번 총선의 어젠다는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경제'가 되어야 한다. '북풍'이 매섭게 불어닥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공포를 느끼는 국민은 노인세대를 빼고는 전무하다. 라면 사재기 열풍도 없다. 이번 총선에서 저들에게 개헌 가능 의석을 넘겨주면 어차피 다음은 없다. 끝장이다. 무엇이 두려운가? 경제 어젠다 선점이 우선이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말해야 한다. '평화'가 곧 경제 활성화다. 조중동이 두려운가? 솔직히 말해서 기성매체 중에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인 언론이 어디 있는가? 한판 붙어보자. 신명나게 싸워보자는 말이다.
노동악법이나 서비스발전기본법을 통과시켜 주고 '경제민주화' 운운하지 마라. 온 국민을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노동악법을 통과시켜 주고 무슨 자격으로 경제 민주화를 말할 것인가. 시간은 우리 편이다. '북풍'은 이미 그 약발이 다했다. 안보와 경제. 어느 이슈가 유권자들에게 먹힐 것 같은가. 얼마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문제'라는 답이 60%게 넘게 나온 적이 있다. 대중의 삶은 침몰 직전이다. 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들의 열망을 총선 공약에 담아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한다. 노동악법을 통과시켜서는 절대 안 된다. 거대한 역풍이 불어올 것이다. '우클릭'도 마찬가지다. 생각해 보자. 우클릭 해서 성공한 선거가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없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번 총선은 '먹고사는 문제'가 어젠다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우클릭을 한다고 해서 가진 자들이 민주당에 표를 주겠는가? 저들에게는 새누리당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철저하게 대변해 주는 정당이 뒷배로 자리하고 있다. 어차피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북풍'에 맞서 '민생경제'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 그래야 이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어떠한가? 인재 영입 당시의 한번 해 보자는 열기는 사라지고 공천 경쟁만이 치열하다. 투쟁성도 없다. 정봉주 전 의원이 칼럼에서도 지적했지만 노동악법이나 테러방지법 등을 선거법안과 연계 처리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모양이다. 더불어민주당.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박영선이나 이종걸, 이철희 등이 그 중심에 서 있다. 뼈를 깎는 쇄신 노력이 필요한데, '도로민주당'이 되는 모양새다. 뼈를 깎겠다고 하면서 영입인사들의 '뼈'를 깎으려 한다.
투쟁성, 야당성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좌클릭'을 해야 한다. 이념 논쟁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민주화' 이슈를 구체화하라. 새누리당의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당신의 가정을 파괴했고, 노동악법이 왜 문제이고, 우리가 당신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유권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조조에게 패하여 먼 친척인 유표에게 얹혀 지낼 때의 일이다. 놀고먹던 유비는 자신의 허벅지에 살이 오른 것을 발견한다. 편안하게 세월만 죽이다보니 살이 오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비육지탄(肥肉之嘆)'이다. 싸움의 근육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탄식이다. 이 뼈아픈 자각이 지금 더불어민주당에게는 필요하다.
마지막 싸움이다. 더불어민주당만의 차별화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것은 '좌클릭'이다. 경제민주화 정책은 케인즈 이론에 기반한 좌파의 경제 정책이다. 그래서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모셔온 것이 아닌가. 먹고사는 문제를 유권자들에게 반복 학습시켜야 한다. 그러면 이긴다. 민주당 구성원들이여, 제발 싸워서 이기겠다는 '절박함'을 가져라! 쫌!!
2. 감동의 인재 영입. 그들의 존재감은 지금 어디에?
인재 영입 행렬! 민주당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에 대중은 열광했다. '스토리'를 가진 영입인사들의 면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특히 고졸 신화를 쓴 호남의 딸 '양향자'의 성공 스토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어진 더불어콘서트. 정치가 이렇게 재미진 것이구나, 하는 환호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지금 영입인사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대신 김종인호에서 벌어지는 추잡한 권력 암투의 뒷이야기들만이 언론과 SNS를 통해 들려오고 있다.
불완전한 개혁이었다. 문 대표는 그것을 간과했다. 탈당을 해야 할 자들이 아직 당내에 남아 있다. 김종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대표직을 내던진 문 대표의 심중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는 '중심'이 없다. 김종인이 모든 것을 다 해 줄 것이라고? 그는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눈물'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만큼 절박하지도 않다.
김종인을 중심에 두고 권력 암투가 벌어지는 모양이다. '진정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이철희 같은 작자가 당을 흔들어도 제재할 사람이 없다. 김한길 등의 탈당파들과 끈이 닿아 있는 자들이 문 전 대표를 견제할 묘수를 찾고 있다. 그것이 바로 영입인사들의 험지 착출론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행태는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던져주고 있다. 또? 아직도 멀었는가? 문 대표의 최대 실수다. 그는 전권을 쥐고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했다. 이게 무언가? 나 같은 지지자조차도 회의감이 들게 하는 민주당의 행태! 참신한 영입인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비례대표인가, 아니면 지역구 출마인가? 선거가 60일도 남지 않았다.
문재인은 답해야 한다. 어차피 이번 총선에서 지면 끝이다. 표창원을 부산으로, 양향자를 동작구로? 에라이 정신 나간 작자들아!! 정치에 무지한 일반 대중도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을 안다. 어디서 그따위 망발이 터져 나오는가. 누구 생각인가? 표창원, 김병관, 김빈 등은 전국구 앞 순위를 주고 전국 유세를 지원하게 해야 한다. 표창원을 조경태와 붙게 한다고? 천하의 표창원이라도 조씨에게 게임이 되지 않는다. 양향자는 또 어떠한가?
양향자에게는 감동의 '스토리텔링'이 있다. 또 그녀에게서는 인간적인 매력마저 풍겨져 나온다. 김두관이 떠오른다. 지난 대선 당시 김두관은 그 좋은 경남도지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대권가도에 뛰어들었다. 김두관은 자신의 성공 신화에 취하였다. 그의 추종자들은 성공신화를 부풀려 김두관의 똥구멍을 간질여 주었다. 노무현도 했는데 나는 못할까. 아마도 그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두관이 놓친 게 한 가지 있다. 근엄한 표정의 김두관. 그의 어깨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그에게는 대중이 열광할 만한 '인간적인 매력'이 없었다. 나 또한 그에게 감정이입을 해보려 노력했으나 도무지 '친근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김두관이 실패한 이유다.
양향자는 다르다. 그녀는 성공한 사람답지 않게 겸손하다. 은근히 사람을 끄는 매력도 지니고 있다. 그녀는 '광주'로 내려가야 한다. 호남인들은 지금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다.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끌었던 성지. 그 성지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세력 대결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민심을 대변할 차세대 정치인도 보이지 않는다. 정동영은 이미 용도폐기된 자다. 전주 덕진에 나올지라도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
과거에 호남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생각하면 된다. 호남인들은 철저하게 격리된 대한민국의 이방인이었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호남인이다. 고향이 전라도라면 월세든 전세든 방 한 칸 얻기 어려웠다. TV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깡패, 사기꾼, 식모 등의 등장인물은 모두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했다. 그들은 시련을 겪고 있는 정치인 김대중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분노와 설움의 삶을 견뎌냈다. 호남 농민들은 괭이와 낫을 내팽개치고 앞집의 영숙이네, 뒷집의 재순이네 할 것 없이 괴나리봇짐 싸 짊어지고 서울로, 공단으로 떠났다. 농사만 지어서는 자식들 공부를 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시로 이주하였지만 호남인들이 설 곳은 없었다. 지금도 호남인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기업이 많지 않은가? 과거에는 정말 심했다. 공장 근로자, 건설 노동자, 식모, 술집, 청소부 등 호남인들은 우리 사회의 최하층민이 되어 멸시받는 삶을 살아왔다. 지금이야 조금 나아졌지만 호남 푸대접은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 잔존하고 있다. 호남인들이 성공하기는 정말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김병관이나 양향자와 같은 영입인사들이 소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손바닥을 잘 비벼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갈 수는 있으나 딱 거기까지다. 김대중 이후, 호남에서 이렇다 할 스타 정치인이 나오지 않는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양향자는 고졸 출신이다. 인문계도 아닌 여상 출신의 공순이. 그녀는 다른 호남의 딸들이 그러했듯이 서울의 공단으로 떠났다. 그녀가 이사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호남인들이 그러했다. 지금 고위 관직이나 대기업의 부장급 이상의 자리에 있는 호남인들의 삶은 양향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호남인들은 그렇게 살아왔다. 호남인들에게는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100배 이상의 노력을 하고, 또 인정할 수밖에 없는 월등한 실력을 갖춘 이후에야 조금의 '기회'가 주어졌다.
양향자 전 이사는 그러한 인물이다. 호남의 영욕이 그녀에게 투영되어 있다. 그래서 호남인들은 양향자에게 열광한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그녀의 손을 잡고 같이 울고 싶어진다. 양향자는 상품성 또한 뛰어나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 같은 넉넉한 인품, 남다른 스토리텔링, 이웃집 아줌마와 같은 푸근한 외모, 첨단산업의 리더, 여성 중심의 정치를 펼칠 만한 인물 등 그녀는 양파와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를 광주로 내려보내야 한다. 전라도가 요동칠 것이다. 전라도 유권자들에게 양향자를 선물하라! 김광진과 더불어 전라도를 대표하는 스타 정치인이 될 재목이다. 이런 재목을 동작구에 보내겠다는 작자는 누구인가. 문재인 대표가 없으니 이리 개판이 되는 것 아닌가!
3. 문재인 전 대표의 재등판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표.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나는 지금까지 문재인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될 만한 글은 절대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문재인 대표를 비판해야겠다. 문재인 대표의 최대 단점. 누구나 잘 알고 있으리라. '유약함'으로 대표되는 그의 이미지. 유약함은 아닐 것이다. '사람 좋음'. 문재인 전 대표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 그는 타고난 신사다. 원칙은 있지만 타인에게 모질지 못하다. 어쩌면 그는 태평성대에 잘 어울리는 지도자일지도 모른다.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타인에게는 관대한 사람. 하지만 문 대표는 이미 한국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다. 모든 국민이 문 대표만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김종인에게 전권을 넘겨준 문 대표의 이번 선택이 두고두고 아쉽다. 하지만 어찌하랴. 이대로 믿고 가는 수밖에. 그래도 아직 늦지는 않다. 문재인 대표는 다시 당무에 복귀해야 한다. 만약 차후에 표창원이나 양향자 등을 부산이나 동작구에 공천한다면 나부터도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총선은 해보나마나이기 때문이다. 저들이 입당했을 때의 신바람은 사라지고 없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콘서트를 열며 전국을 누볐던가? 이철희 같은 기회주의자가 비례대표를 주지 않으면 탈당 운운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현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에게 부탁한다. '중도 노선', '우클릭'은 절대 안 된다. 중도는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보수와 진보가 순수한 선명성을 가지고 정책 대결을 벌일 때 하나의 해결방안으로 등장하는 정치공학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이 절대악이거나 부패한 정치집단일 경우, 중도는 '사쿠라'에 불과하다. 과거의 이철승, 김한길, 손학규, 안철수가 그러했다. 지금은 중도 노선을 논할 때가 아니다. 선명한 '좌클릭'을 주문한다. 이념 논쟁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먹고사는 문제, '경제민주화'다. 국가가 중심을 잡고 잘못된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과거의 안철수는 "'발목 잡는 야당'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그건 아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북풍'을 부채질하고 있는 박근혜의 발목을 잡아야 한다. 그것은 '평화의 메시지'이며, '평화는 곧 경제'라는 어젠다 설정이다. 박근혜가 왜 저리 광분하는지 의식 있는 대중은 모두 알고 있다. 박근혜를 견제하고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 견제 기능을 상실한 야당은 야당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흔들리고 있다. 공천 잡음이 그것이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김종인은 이 난국을 헤쳐나갈 적임자가 아니다. 문 대표가 선택했으니 믿고 따르는 것일 뿐!
문재인 전 대표의 재등판이 필요하다. 김종인으로는 혁명 수준의 변화를 갈망하는 대중의 변혁 의지를 결코 담아낼 수 없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공천권 행사가 되고 말 것이다. 각 계파의 이해득실에 따라 힘 없는 영입인사들이 날마다 난도질당하고 있다.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민주당에 입당한 귀한 인재들이다. 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한 마디! "문재인 대표를 보고 들어왔다. 그의 눈빛에 끌렸다. 문재인 대표를 돕고 싶었다." 우리는 그런 귀한 인재들이 당내 세력이 전무하다는 이유로 공천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것을 결코 방관할 수 없다.
문재인 대표에게 묻는다. 당신을 믿고 들어온 인재들이다. 저들의 힘이 되어 주어야 할 것 아닌가. 다시 돌아오시라. 사생결단의, 절체정명의 싸움이다. 정말 한번 원 없이 싸워보자!! 여론 의식하지 말고, '좌클릭'으로,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민생경제'로 새누리당을 박살내 보자. '우클릭'은 입에 올려서도 안 된다. 당내 정치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탕평 운운할 때가 아니다. 하나의 목소리로, 일치단결, 총선 승리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에는 '중심'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표의 당무 복귀를 강력하게 요청한다. 정치에서의 '탕평(통합)'은 집권을 했을 때의 이야기다. 김종인 위원장의 말처럼 한 당의 유력 대권 후보가 둘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하나의 결집된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정치적 탕평 정책은 집권 이후에 하는 것이 맞다. 광해군이 쫓겨난 것, 노무현 대통령이 개혁에 실패한 것도 탕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광해군은 탕평을 통해 좋은 정치를 펼치다가 인목대비 폐모사건이라는 이념 논쟁에 휘말리면서 비극을 자초했다. 이를 계기로 모든 당파를 몰아내고 '대북' 한 당파만을 중용하는 협량(狹量)의 정치로 퇴행한 결과, 광해군은 이귀가 주도한 인조반정을 맞아 쫓겨나게 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탄핵 후폭풍으로 얻게 된 열린우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전무후무한 대사건이었다. 게다가 우리 국민은 민주노동당에게도 10석의 귀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개혁은 실패했다. 이념 정치에 매몰돼 있었기 때문이다. 기껏 해낸 것이 누더기가 된 사학법 개정이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아직도 여러 계파가 남아 있다. 그들이 지금 당을 흔들고 있다. 어지러웠던 지난 1년이 오버랩된다. 저들은 국민의 삶에 큰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영달과 공천 확보만이 최대의 목표일 뿐. 박영선, 이종걸, 이철희 같은 자들이다. 다시 등판해야 한다. 공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개혁공천이 되어야 한다. 영입인사들을 공천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표는 공천 문제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혁신위의 공천룰이 변경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애써 만든 공천룰이 누더기가 될까 걱정이다. 복귀의 명분이 없다면 '공천'만이라도 개입해야 한다. 당신의 지지지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
표창원, 양향자, 김빈, 김병관 등 영입인사들의 눈물을, 나는, 절대, 보고 싶지 않다!
* 첨언
제가 글에서도 강조했지만 어정쩡한 우클릭 전략, 중도 노선으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일반 대중을, 중도층을 투표장까지 이끌어내려면 '좌클릭'이 우선되어야 하고, 민생경제를 강조해야만 합니다.
정청래 의원을 잘라내서 당의 외연을 확장해 보겠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가진 자들은 더민주가 우클릭한다고 해서 절대 표를 주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새누리당이 있으니 말입니다.
17대 총선. 탄핵 후폭풍이 불어닥쳤던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열린우리당에 152석이라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전무후무한 과반 의석을 몰아주었습니다. 민주노동당도 10석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이념 정치에 치우쳐 개혁에 실패했습니다. 기껏 한 것이 누더기가 된 '사학법 개정'이었지요. 대중은 분노하고 절망했습니다.
그 이후에 벌어진 2008년 18대 총선. 18대 총선에서 개표 막바지까지 한나라당과 경합했던 수도권 후보들은 거짓말처럼 1,000~2,000 표 차이로 다 떨어졌습니다. 17대 때 열린우리당 의석수를 세 배 가까이 늘려주며 한번 잘해보라고 밀어주었던 유권자들의 마음이 그만큼 떠나버렸기 때문입니다. 투표를 안 함으로써 국민들은 이들을 응징했습니다.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지요.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가 역시나 하며 마음을 접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들을 다시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합니다. 우클릭을 하면 저들이 투표장으로 나올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번 총선, 어렵습니다. 야권도 아니지만 야권으로 포장되어 있는 국민의당과의 경쟁, 150석은 보장되어 있는 새누리당, 부정선거의 우려, 왜곡된 언론 보도까지 정말 산 넘어 산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참 어렵습니다. 영입인사들의 문제도 그렇습니다. 복잡한 정치공학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비례, 전략공천, 어느 하나 쉽지 않습니다. 20여 명 되는 영입인사 모두를 공천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우리가 영입인사들을 보고 환호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아, 저들이 민주당을 바꾸겠구나. 저들과 함께라면 나도 같이 하고 싶다. 모두들 이러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총선 패배를 빌미로 하여 문재인 대표를 은퇴시키고 외부세력과의 통합을 추진하려는 자들이 아직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잔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영선 부류는 그런 족속들입니다. 그리고 김종인과 그들에 의해 오늘과 같은 참극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우클릭을 해서 성공한 선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것이 저는 우려스럽습니다.
마지막 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신자유주의와 한미FTA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인문학자입니다.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오랫동안 논술을 가르쳐왔습니다. 모교에서 후배들에게 문학평론을 가르치는 시간강사이기도 합니다. 경제? 몰랐지요. 그런데 각 대학의 논술 시험이 학부, 학과별로 치러지다보니 경제 공부를 해야만 했습니다. 저는 대충 공부하지 않습니다. 경제학을 파고들었지요. 끝장을 보았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신자유주의와 FTA는 참으로 두려운 괴물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한미FTA를 밀어부쳤지요. 저는 그때 반대 입장에서 시청 앞 광장에 서기도 했습니다. 한미FTA에 관한 글을 마지막으로 제가 활동해 왔던 <미권스>와 <문팬>을 탈퇴할까 합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글을 씁니다. 이 글도 5시간 이상 공을 들여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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