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께서 밀가루 음식을 별로 좋하하시지 않으셔서
어릴 때부터 우리집에서는 밀가루 음식을 장만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식 일변도는 아니었다. 가끔 국수도 삶아 먹고
쌀이나 보리쌀이 떨어질 때는 수제비도 해 먹었다.
부추나 고추 애호박을 넣고 전(부침개)을 구워 먹기도 했다.
정월달인가 인터넷에 에어부산에서 중국서안 왕복티켙을
26만원에 판매한다고 광고가 났길래 한번 응모해 보기로 했더니
첫편은 매진 되어 버리고 두번째편에 당첨이 되어
지난주에 마누라와 같이 중국 서안을 다녀오게 되었다.
몇년전에 서안을 한번 다녀왔기 때문에 병마용갱이나 진시황릉,
화청지,아방궁 비림 등은 비싼 입장료 내고 다시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인터넷을 검색하여 인근 관광지를 찾아보았다.
가까운 곳에는 별로 갈 볼만한 곳이 없었고, 조금 멀리 떨어진
뤄양(낙양)에 용문석굴이 있어 거기를 가보고자 계획을 하고 부산을 떠났다.
숙소는 민박으로 정하고, 밤 비행기를 타고 가므로 pick-up도 부탁했다.
밤10시에 출발하여 서안국제공항에 도착하니 0시35분이었다.
민박주인이 카톡으로 나를 찾아보고 터미널을 빠져 나가니 당장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
예상하기로는 아마 민박집 플랭카드를 들고 서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공항에서 민박집까지는 약 한시간 소요되었다.
민박집에 도착하니 새벽두시, 잠시 눈을 붙이고 아침6시에 기상하여 짐을 챙겨
서안 기차역앞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날로 달려갔다. 낙양가는 고속버스가 아침7시에 첫차가 있다고
인터넷에 나와있었기 때문이었다. 매표소에는 중국사람들이 표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어
나도 그 뒤에 섰다가 표를 샀다. 6시 58분에 표를 샀는데 낙양가는 버스가 10시에 있다는 것이었다.
요금도 90위안으로 알고 (인터넷 안내자료에) 있었는데 105위안이었다.
뤄양에서 막차가 5시반에 있다고 하여 서안에서 뤄양까지 거리가 약400km니까 부산-서울간 거리로
다섯시간소요된다고 해서 그렇게 믿고 나섰다.
그런데 실제로 버스를 타고 가보니 고속도로도 막히고 시내에서 차들이 많이 막혀서 약7시간 소요되었다.
(좌석번호도 없고 아무데나 먼저 앉으면 주인이고, 버스에 승차한 인원수를 세어보니 우리를 포함해 18명이었다)
도중에 몇 군데를 거치는데
인원수가 몇명 안될 때는 손님을 한 버스로 몰아 준다고 민박집에 출장온 사람이 알려주었다.
실제로 우리 버스도 도중에 고장났다고 하면서 약간 작은 버스로 옮겨 타게 하였는데 중국사람들 승객들 일부가 싸우듯이
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변함은 없었다.
낙양에 도착하니 해가 늬엿늬엿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혹시 늦으면 용문석굴도 구경하지 못하고
여관에서 자야하는 불상사가 일어날까봐 택시를 급히 잡아타고 용문석굴로 향했다.
매표소에 도착하여 표를 사려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1인당 120위안, 혹시 경로우대가 되는가 싶어 손짓발짓으로
내가 66세라고 했더니 중국노인에게만 해당된다고 하면서 (중국인도 인민증제시) 외국인에게는 해당무라 했다.
할수없이 두 사람분 240위안을 내고 용문으로 걸어 들어갔다.매표소에서도 한참 걸어들어갔다.
저녁때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조금 걸어들어가니 서쪽 야산 바위틈에 개미굴처럼 바위를 뚫고 부처를
곳곳에 새겨 놓았다. 그중에는 거의 대부분이 문화혁명때 홍위병에 위해 파괴된 채로 있었다.
그 많은 문화유적을 하루 아침에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들은 누구인가? 석굴조각들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일단 석굴을 다 돌아보고 나니 캄캄한 밤이었다.
우선 기차역까지 81번버스(낙양기차역과 용문석굴 로선버스)를 타고 가서 시간표를 확인하기로 했다.
역에도착하니 다행히 10시22분에 서안 가는 열차가 하나 있었다. 요금은 48.5위안이었다.
표를 타고서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컵라면을 사서 따뜻한 물을 부어 한그릇 먹었다.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굶었기에 마누라한테 면목이 없었다. 열차가 제남에서 서안까지 까는 완행인데 시간에 돼도 오지 않았다.
30여분 연착되어 도착했다. 좌석번호(5호차 18,19번)를 찾아 갔더니 어떤 중국사람들이 우리자리를 찾이하고 있어
승무원한테 얘기했더니 그들을 일어나라고 하여 좌석에 앉았다. 이놈의 열차가 완행이어서 조금 가다가 다른 급행열차에
양보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밤열차 풍경은 그야말로 가관들이었다. 바닥에 앉아 담배를 빨아대는 영감들, 먹거리를
들고 다니며 먹는 사람들, 고단해서 누운 사람, 옆으로 기댄사람 등등...
완행에 야간여행은 참으로 고단했다. 우여곡절 끝에 서안에 도착하여 5시45분, 밖으로 나가니 이른 아침인데도
기차역광장은 인산인해였다.
택시를 타고 민박집에 도착하니 문이 잠겨있어 이웃사람에게 전화를 부탁해서 전화를 했더니 민박사장은
우리가 밤에 돌아오지 않으니 걱정을 많이 했던 모양이었다.
우선 잠부터 자고 12시에 일어나 시내 나가서 유명하다는 덕발장 만두를 한접시 시켰다. 칭다오 맥주 두 병까지
시켜 먹으니 피로가 한꺼번에 날아가 버린다. 만두 한접시 34위안, 맥주 한병 12위안이었다.
허기를 채운뒤 종루와 고루 그리고 서원문 거리를 구경한 후 기차역앞 해방호텔앞에서 고항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여
밤2시20분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고 (28일새벽5시 12분)무사히 돌아왔다.
사진:
1.서안거리(기차역앞)
2.버스 터미날
3.서안 기차역
4.서안역에서 열차기다리는 사람들
5. " 2
6. " 3
7.낙양 용문
8.용문석굴1
9.용문석굴2
10.용문석굴3
11.용문석굴4
첫댓글 에어부산 싸게 갔지만 ㅎ자유여행이라 말통해 다닌것보니 다행
김화백은 인도 네팔 손짓 발짓하면서 1 오랜기간 다녔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