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임진강 북쪽 가에 있는 호로고루성(瓠蘆古壘)은 현무암단애(斷崖) 위에 있는 삼각형의 강안평지성(江岸平地城)이다. '재미산(財尾山)' 또는 '재미성(財尾城)'이라고도 불리는 이 성은<삼국사기> 에서는 이 성터 부근의 임진강을 과천·호로강(瓠瀘江)·표강(瓢江)으로 일컬었다.
《대동지지(大東地志)에는 삼국통일을 전후하여 이 지역에서 고구려와 신라, 신라와 당나라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기록이 많이 나온다. 그것은 이 지역이 임진강 하류방면에서 배를 타지 않고건널 수 있는 최초의 여울목으로서, 육로를 통해 개성 지역에서 서울 지역으로 가는 최단거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특히 임진강이 이곳에서 하류 쪽으로 가면서 강폭이 넓어지고 수심이 깊어지는데다 현무암대지를 따라 10m를 넘는 단애가 형성되어 있어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호로탄(瓠蘆灘)이라 하여 장단을 통해 개성으로 들어가는 주요 길목이었으며,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주력 전차부대가 개성을 지나 문산 쪽으로 직진하지 않고 우회하여 이곳에서 강을 건넌 지점이기도 하다.
성터를 발굴 조사한 결과백제·고구려·신라가 이 지역에서 각축을 벌였음을 추정할 수 있는 유물들이 다수 발굴되었다. 원삼국시대와 고구려 그리고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다량의 토기 조각을 비롯하여 고구려의 붉은색 기왓조각, 주먹도끼·숫돌·방추차 등 선사시대의 유물이 출토된 이성은 사적 제467호 연천 호로고루성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임진강의 풍경은 언제나 봐도 절경이다. 깎아지른 현무암 사이로 강물이 흐르고 흘러 가는 풍경, 왜 이곳에 성을 쌓았는지를 바로 실감할 수 있는 곳이 호로고루성이다.
흐르고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은 나고 사라져도 강물은 흘러 바다로 간다. 나도 그대들도 지금 이 시간에도 모두 시나브로 사라져 가고 있는 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