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기이한 삶의 방식
조용미
기차가 지나가고 잠시 후 또 기차가 왔는데 기차 안에 있는 누군가 혼이 빠진 듯한 얼굴로 내게 이렇게 말해요 먼저 지나간 기차를 왜 타지 않았냐고, 당신이 그 기차를 타지 않아서 나는 곧 죽어야 한다고 이 역에서 당신을 보게 되면, 죽게 된다는 꿈의 예언을 받았다고 현재란 내게 그런 거예요 나는 불길한 꿈에서 깨어났고 그가 꾸었다는 꿈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수많은 꿈이 우리를 삶 속으로 데려옵니다 빈틈없는 현재가 우리를 꿈속으로 데려갑니다 서로 스치는 순간이 었었을 거예요 꿈과 현재가 그게 현재 쪽인지 꿈 쪽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 크나큰 세상은 내게 그런 거예요 기이하고 아름답지만 언제나 다정하지는 않습니다 타야 할 기차를 놓치고 사람을 잃고, 다시 잠들어요
—계간 『가히』 2024 겨울호 ----------------------- 조용미 / 1990년 《한길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나의 별서에 핀 앵두는』 『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 『당신의 아름다움』 『초록의 어두운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