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정태기교수의 연구실로 한 중년부부가 찾아 온 거야.
두 부부는 다짜고짜로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지.
“일어나세요. 뭐하시는 거요.”
놀란 태기가 말했지만, 부부는 이번엔 두 손을 싹싹 빌어.
“....여기 오면 빌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
나중에 알고 보니 부부는 교회는 한 번도 안 오고 절에만 몇 번 가봤단다.
그러니 신학대학 교수를 찾아와서 손을 싹싹 빌지 태기는 물었어.
“왜 왔소”
“우리 새끼들 사람 만들어달라고 해서 왔소.”
“여긴 어떻게 알고 왔소?”
“방송 듣고 왔소.”
“자녀는 몇 명이나 있으세요?“
“두 명이요.”
“두 명이 뭐하는데요?”
부모들이 하는 이야기는 기가 막히구나. 23살 아들은 안양교도소에서 5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고,
20세 된 딸은 청주여자교도소에서 4년형을 받고 복역중이야. 죄목은 강도와 절도. 태기는 생각했지.
‘부모가 올바로 살면 절대로 이런 자식은 안 생기게 되어 있지’ 그래서 가볍게 물은 거야.
“당신 부부들 어떻게 살았소?”
40대 중반 남자는 눈을 외면하면서 소리쳐.
“...우린 아무 문제 없는 데요.”
태기는 속으로 답답함을 느꼈지.
“그래요? ....그런 경우는 나는 도와줄 수 없소. 도와줄 마음도 없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세요.”
그리고 태기는 책상으로 가서 앉았는데, 여자가 남자를 막 꼬집는 소리가 나면서 아야 아야 하는 소리가 들리고.
“왜 여기까지 와서 사실대로 이야기를 안 해?”
“교수님 용서하세요. 사실대로 이야기 할 께요.”
부부는 모두 도둑이었어. 도둑질에서 손을 뗀지 몇 년 안됐다네.
남자는 11살부터, 여자는 처녀 때부터 도둑질을 해왔어.
“도둑끼리 어떻게 만났소?”
호기심이 생긴 태기가 물었어.
“남대문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각각 형사에게 붙잡혔는데, 같은 곳에서 다른 형사에게 취조를 받다가 알게 됐어요.”
심문이 끝난 뒤 다방에서 차를 한 잔씩 한 두 사람은 그날로 같이 살았다는 거야. 그렇지만 자녀를 낳은
다음에도 오붓하게 살 수 없어서. 아내가 들어갔다 나오면 남편이 들어가고 남편이 나오면 아내가 들어가고.....
“왜 손을 못 끊었소?”
“우리는 배운 게 없잖아요. 공장에 가서 일 해 보니까 그 수입가지고는 도저히 못살겠어요.”
아내는 한숨을 크게 쉬더니
“자식들은 절대 그러지 말기를 바랬는데...” 하는구나.
그렇지만 초등학교 때 ‘저 애들 부모는 도둑놈이래’ 하는 소문이 나서 학교를 10번도 더 넘게 옮겨
다녔는데, 아들도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도둑질을 해요. 태기는 역시나 싶어서 가볍게 말을 던졌지.
“그럼 그렇죠. 아들 딸 사람 만들기 전에 당신 부부부터 먼저 사람이 되세요.”
그랬더니 남자는 그 말이 떨어지자 마자 인상을 쓰고 이를 부드득 갈어.
“지금 뭐라고 그랬어?”
놀란 태기가 남편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요.
그는 주먹으로 탁자를 탁 내려치면서
“지금 뭐라고 그랬어. 대답해” 소리치는 거야.
간이 콩알만 해진 태기는 겁에 질려 뒤로 몸을 빼면서.
“사람 되라고 그랬소” 했더니
“어떻게 사람이 되는데 이야기해 봐” 소리치는 거야.
“내가 11살에 고아원을 나오면서 도둑질로 잔뼈가 굵은 놈이고 형사들한테 사람 되라는
소리 듣고 자란 놈이여. 그 소리만 들으면 오장육부가 뒤집어져.
어떻게 사람 되는데 이야기해 봐. ”
그는 탁자를 다시 한번 쾅 하고 내려치더니 또 윽박질렀지.
“이야기 안 해?”
태기는 몸을 획 돌리면서 쏴붙였지.
“교회가서 예수님 만나면 아들 딸 사람 돼요.”
그랬더니 그는 주먹을 딱 쥐고 태기 코 밑에 대고 빙빙 돌리면서 “이것 믿으라고?
나더러 이것 믿으라고 그랬어? 이 사람이 나더러 이걸 믿으라네.”
비웃는데 태기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분노가 끓어오르니까 자신도 모르게
탁자를 탁 치면서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게 소리쳤지.
“이봐 어디다 대고 비웃어ㅡ 네 새끼들 사람 되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길인데 어디다 비웃어”
태기가 두 번을 꽝꽝 치니까 이번엔 그가 놀래서 벌벌 떠는 거야.
두 사람은 이제 제정신이 아닌 상태가 됐어.
주먹이 센가? 예수가 센가?
태기는 책상에 있는 달력 뜯어놓은 종이에 꺼내 서약서를 썼지.
아무개 부부에게
정태기목사가 하나님 앞에서 굳게 서약하노라 이 부부가 교회나가서 예수님 만난 다음에 아들 딸이
사람 안 되면 당신앞에서 정태기목사가 손목을 자를 것을 굳게 서약합니다.
그걸 보더니 그는 종이를 가슴에 안고 뒹굴면서 “죽을 죄를 지었으니까 살려달라.
죽으라면 혀를 깨물고 죽겠다. 살려달라” 외치는 거 있지.
이런 게 깡패들이 좋은 점이야. 옳다고 생각하면 목숨바치지.
태기는 그를 부등켜 안고 일으키면서 확실하게 못 박았지.
“교회 나가면 아들 딸 다 잘 될거요.”
“그럼 예수님 만나는 비법을 알으켜 주세요.”
“나는 바쁜 사람이요. 집에서 제일 가까운 교회를 찾아가세요”하고 기도해주고 보냈어.
그리고 부부는 자기들이 사는 강원도로 간 거야. 가장 가까운 교회를 찾아갔는데 마침 나사렛교회가
있었지. 정년퇴직을 앞 둔 70세 된 목사가 글자가 커다란 성경을 읽고 있는 거야.
그는 무릎 꿇고 울면서 “예수님 만나는 비법을 알려주세요, 비법 알려주세요”했어.
깜짝 놀랐으나 가만히 보니까 진심으로 그러는 것이야.
노 목사는 큰 글씨로 된 성경을 내밀면서 “100번만 읽으세요.”했대.
그랬더니 그는 “일주일에 100번을 읽겠다.”고 장담했어.
부부는 집에 가서 돈 가지고 와서 목사에게 주면서 “교회에서 성경 읽으면서 밤을 지새우겠다.
이 돈으로 전기세 내고 하세요. 예수님 만나기 전엔 누워서 잠을 안 자겠다.”고 한 거야.
졸리면 그냥 꾸벅하고, 안양 아들과 청주 딸에게 예수님 만나기 전에는 누워서 자지 않는다고 편지도 보냈지.
그 뒤로 한 달에 한번 씩 면회가고 일주일에 한번 씩 편지보내고
태기도 안양에 7번 청주에 6번 갔어.
그의 아들은 안양에서 대단히 악명높은 죄수였지.
교도소 간부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 먹던 음식을 탁 하고 바닥에 뱉는 거야.
이것을 문제 삼으면 어디서 났는지 수저나 칼 같은 쇠붙이를 자기 배 속으로 푹 찔러버려요.
죄수가 죽으면 안되니까 간수들이 난리를 쳐서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고 그러는 거지.
한 두번 당하고 나니까 아예 간수들이 이 아들을 건드리지 않아요.
그렇게 지독한 아들이 바뀌기 시작하는 거야.
강원도에서 부모들이 성경을 읽는데 효력은 안양에서 청주에서 나타나요.
한달에 한번씩 성경을 읽던 10개월이 지났을 때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몸이 붕 뜨면서 뜨거움이 오기
시작했어. 통곡이 터져 나와 아내 다리를 붙잡고 엉엉 울면서 “용서해 줘 용서해 줘”했어.
아들 면회하러 교도소에 가서도 아들 붙잡고 엉엉 울고, 청주 가서 딸 붙잡고 엉엉 울고.
7개월 뒤 아들이 교도소에서 2년8개월이나 남았는데 특별 사면 받았지.
직원들이 모두 서명을 해서 탄원한거야.
교도소는 죄인이 머무는 곳이지 천사가 머무는 곳이 아니라고.
청주에서도 딸도 역시 4개월 뒤에 나왔어. 아들 딸은 지금 잘 살고 있어.
그는 3년 전에 세상을 떠났어. 장소와 이름만 바꿔서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알려달라는 부탁을 남기고....扈.
첫댓글 T-T T-T
역시 사람을 변화시키는 분은 주님밖에 없습니다..^^
“이봐 어디다 대고 비웃어ㅡ 네 새끼들 사람 되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길인데 어디다 비웃어”
이런 거룩한 분노나 누구앞에서도 당당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는가 순간 많이 찔렸습니다!
바뀌어야 사람되는 것이 진리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