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女神)이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다. 올해 데뷔 30년을 맞은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43)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음악을 연속
녹음하는 성대한 자축(自祝) 행사에 들어갔다.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트리오, 바이올린 소나타까지 탄생 25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를
바이올린으로 일별하는 ‘음악 여행’이다.
돌아보면 무터의 곁에는 언제나 모차르트가 있었다. 열세 살 고사리 손으로 루체른 페스티벌을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할 때도, 15세에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과 첫 음반을 녹음할 때도 무터의 선택은 늘 모차르트였다.
“나는 모차르트와 함께 자랐다. 단순하게 보이는
모차르트의 음악 속에 숨어있는 복잡성을 찾아내는 것이 연주자로서 평생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고
하자, “모차르트는 우리의 영혼을 그대로 비춰주는 엑스 레이”라고 했다. 독일식의 강한 억양과 조금은 빠른 속도로 무터는 모차르트에 대한 생각을 거침 없이 쏟아냈다.
“슈만은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못했고, 베토벤과 브람스는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라고 할 수 없었죠. 연주자로서 모차르트가 매력적인 건, 그가
너무나 빼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기 때문입니다. 신동으로 불렸던 유년 시절부터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모차르트 삶의 궤적과 작곡 기법의 변화를 모두
엿볼 수 있어요.”
무터가 모차르트와 함께 자랐다면, 우리는 무터와 함께 나이를 먹어갔다. 카라얀에 의해 발탁됐을 때는 ‘천재 소녀의 탄생’이라며
흥분했고, 나이 서른에 ‘카르멘 팬터지’ 음반을 발표했을 때는 음반사 도이체그라모폰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줬다. 30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며 불혹을 넘긴 무터도 가끔은 긴장감을 잃을까. 음악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는 달리, 조금은 말투가 느긋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걱정이 많은 편이지만, 무대에선 별로 긴장하지 않아요(웃음). 원래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성격인데다 줄곧 무대에서
살아온 셈이니까요.”
2002년 무터는 작곡가이자 명(名) 지휘자,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앙드레 프레빈과 결혼했다. 1929년생인 신랑과는 무려 34세 차이.
하지만 프레빈은 아내를 위해 바이올린 협주곡 ‘안네 소피’를 결혼 1년 전인 2001년 작곡했고, 무터는 남편이 쓴 협주곡을 이듬해 초연하며
부부애를 과시했다.
무터는 이번 모차르트 사이클에도 남편을 초청해 프레빈의 피아노 연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트리오를 녹음했다. “누구나 살면서 실수하게
마련이죠. 하지만 부부가 함께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 가지 있어요. 함께 지내는 시간, 정직함, 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지요.”
하긴 음악 애호가인 무터는 자신이 선정한 베스트 음반 10장에도 프레빈의 작품을 3편이나 포함시킬 만큼, 음악적으로도 남편을
‘신뢰’한다.
모차르트·베토벤과 같은 고전뿐 아니라 바르토크·스트라빈스키·앙리 뒤티유와 같은 현대 작품에 대한 애착으로도 유명한 무터는 “고전은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이지만, 현대 음악은 우리 사회를 비춰주는 거울이나 언어와 같다. 낯선 외국어를 배워가듯 현대 음악을 연주하며 내가 지닌
능력을 넓혀나가는 건 책무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웹에서) |
첫댓글 요기도 무터 사진이네요.....캬 이뿌당~~~~~~~~~! 맑은 곡 잘 감상할게요~!
ㅎㅎㅎ 그러네요.. 여전히 부러워 하면서 잘감상하고 갑니다.. ^^
무터는 꼭 약간 옆으로 서서 사진 찍네요 ㅎㅎ 그래서 무진장 인어같아요. 머릿속에 남아요~ 즐감하고 갑니다^^*
이십대 시절에 소녀 무터가 연주한 모짜르트를 자주 들었었지요. 그녀와 모짜르트는 제게도 아주 자연스러운 결합이라고 각인되어 있으니까요. 여신(여제라고도 하더군요) 인지라 역시 말 솜씨도 깊이가 있습니다. 선명한 녹음, 잘 들엇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