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유(陸游)와 당완(唐琬)의 채두봉(釵頭鳳)
[육유(陸游) - 채두봉(釵頭鳳)]
紅酥手 黃縢酒(홍소수 황등주) 붉고 고운 손으로 황등주 따라주는데
滿城春色宮牆柳(만성춘색궁장류) 성안엔 봄빛 가득하고 담장엔 버드나무
東風惡 歡情薄(동풍악 환정박) 동풍이 심술궂어 즐거운 정 엷어졌네
一懷愁緖 幾年離索(일회수서 기년이색) 가슴에 맺힌 수심 헤어진 지 몇 해던가
錯 錯 錯(착 착 착) 잘못됐구나, 잘못됐구나 잘못됐구나
春如舊 人空瘦(춘여구 인공수) 봄빛은 예와 같으나 사람은 속절없이 야위어
淚痕紅浥鮫綃透(누흔홍읍교초투) 눈물 자국만 비단 수건에 붉게 어린다
桃花落 閑池閣(도화락 한지각) 복사꽃 떨어진 연못가 누각은 고요하고
山盟雖在錦書難托(산맹수재 금서난탁) 산을 두고 한 맹세 여전한데 편지조차 부치지 못하니
莫 莫 莫(막 막 막) 말아라 말아라 말아라
[화(和) 채두봉(釵頭鳳)-당완(唐琬)](채두봉에 화답함)
世情薄 人情惡(세정박 인정악) 세정은 경박하고 인정은 모질어
雨送黃昏花易落(우송황혼화이락) 황혼에 비 내리니 꽃잎도 쉬이 떨어지고
曉風乾 淚痕殘(효풍건 누흔잔) 새벽바람 건조해도 눈물 자국 남았구나
欲箋心事 獨語斜欄(욕전심사 독어사란) 이 마음 전하고자 난간에 기대어 홀로 읊조린다
難 難 難(난 난 난) 어렵구나 어렵구나 어렵구나
人成各 今非昨(인성각 금비작) 서로 헤어져 사람도 각자 따로 되었으니 오늘은 그때가 아니네
病魂常似鞦韆索(병혼상사추천삭) 병든 영혼은 언제나 쓸쓸한 그넷줄 같고
角聲寒夜闌珊(각성한 야란산) 뿔피리 소리 쓸쓸한 밤 난간에 들려오니
怕人尋問 咽淚裝歡(파인심문 연루장환) 이별을 누가 물어볼까 두려워 눈물 삼키며 즐거운 척한다
瞞 瞞 瞞(만 만 만) 속았구나 속았구나 속았구나
*육유[陸游, 1125 ~ 1210, 자는 무관(務觀), 호는 방옹(放翁), 산음(山陰:浙江省) 출생]는 철저한 항전주의자로 일관했던 중국 남송(南宋)의 애국시인으로 약 50년 동안에 1만 수(首)에 달하는 시를 남겨 중국 시사 상(詩史上) 최다작의 시인으로 꼽히고, 당시 남송 고종은 재상 진회(秦檜)와 함께 금과 화친을 목적으로 하여 명장 악비(岳飛)까지 독살하였는데, 육유는 악비의 죽음을 한탄하며 애국충정에 찬 시(詩)를 남겼고, 금나라와 맞서 싸울 것을 주장하다 여러차례 배척받았으며, 한편 육유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는데, 사촌동생 당완(唐琬)과 혼인하여 금슬이 너무 좋아 아들(육유)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어머니의 강요로 헤어지고, 그후 왕씨와 재혼하고 당완도 조사정과 재혼하였는데, 어느 봄날 심원(沈園)에 놀러간 전처 당완과 우연히 재회한 육유는 이별의 아픔과 회한을 읊은 채두봉釵頭鳳을 지어 심원 담장에 적었고, 그 시를 본 당완 역시 집으로 돌아와 이에 화답하는 시를 쓰고 슬픔을 가누지 못해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고, 육유는 그후 해마다 봄이 오면 심원을 찾아 당완을 추모하면서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그녀에 대한 추모의 정을 읊었다 합니다.
*심원(沈園) : 중국 저장성(浙江省) 동부도시인 샤오싱시(紹興市) 위에청구(越城區)에 있는 원림. 심씨(沈氏)가 만든 원림이라고 하여 심씨원(沈氏園)이라고도 함, 송대(宋代) 애국시인인 육유(陸游)와 그의 전처 당완(唐婉)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서려 있는 곳으로 이곳에 육유기념관(陸游記念館)이 있다.
*소흥(紹興) : 중국 저장성(浙江省) 동부도시로 항주(杭州)에서 동쪽으로 60km의 거리에 있고, 춘추시대 월왕 구천이 도읍지로 한 이래 월(越)나라의 도읍지가 됨. 운하와 수로가 발달하여 동양의 베니스라 불림. 아름다운 호수인 동호(東湖)와 감호(鑑湖)가 유명함.
첫댓글 봄이 오면 생각 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리움이 사무쳐 오면 봄이 체 가기도 전에 꽃잎은 떨어지고
헤어짐의 슬픔에 눈물만 삼키네....
이별은 이렇듯 괴로움만 가득 한 것일까요~~
ㅎ, 지기님의 댓글에 시정이 넘쳐나네요.
멋진 댓글에 감사드리고,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