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역사(驛舍)지하 식당가에서 네평짜리 분식코너인 떡볶이 닷컴
을 운영하는 송진업(45).김재희(41)씨 부부는 불과 1천6백만원의 창업비
용을 들여 한달에 3백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宋씨 부부는 큰 자본이나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적극적 의지와 틈새시장
을 뚫는 안목만 있으면 성공적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돈보다 큰 도움이 됐던 것은 현장경험이 풍부한 창업 컨설턴트의 조언이었다.
보험설계사로 13년간 일했던 宋씨는 1998년 6월 소속 회사의 구조조정 와
중에 일자리를 잃었다. 실직 후 2년간 다른 보험사의 영업 대리점을 운영 했지만 여의치 않아 큰 손해만 보고 사업을 접었다.
낙담한 宋씨는 형이 선교사로 있는 브라질로 이민갈 것을 생각했지만 현
지를 다녀온 후 이마저도 포기했다. 생소한 언어(포르투갈어)와 고등학생인 두 아이의 교육 문제가 걸렸기 때문. 宋씨 부부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이때였다.
◇ 창업 컨설팅업체의 도움=부인이 미용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미용실
점포를 알아봤지만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에서 알게 된 한 창업컨설팅업체의 문을 노크했다.
이 창업컨설팅업체는 막연히 교육사업 을 생각하던 宋씨에게 소자본에
알맞은 먹는 장사 를 권했고, 급매물로 나와 있던 지금의 점포까지
소개해 줬다. 물정 어두운 宋씨 부부를 대신해 이 컨설팅업체는 점포
주인과 협상을 벌여 1천만원이던 임대보증금을 8백만원으로 깎아 주기까지했다. 宋씨 부부는 이 컨설팅업체로부터 ▶아이템 선정 ▶마케팅 전략
등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컨설팅업체를 찾아간 지 한달 반만인 지난해 11월 중순 宋씨의 가게는 드
디어 문을 열었다. 임대보증금, 주방용구 구입, 개업 이벤트와 컨설팅
비용 등을 모두 합쳐 1천6백만원이 들었다.
宋씨는 컨설팅 비용이 조금 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행착오를 줄여 비
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다 고 말했다.
◇ 차별화 전략=조그만 분식점이지만 상권 분석과 차별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宋씨 점포 주변의 식당가는 모두 비빔밥.국수.국밥 등 식사류 취급점.
비슷한 아이템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宋씨는 가벼운 간식류만 팔기
로 했다. 아이템도 잡다하게 벌이지 않고 떡볶이.어묵.튀김 등 몇가지로
한정했다. 주력인 떡볶이는 분당에서 개업 중인 지인에게 소스 만드는
법을 배웠다. 개업식 후 며칠간 무료시식권 1천여장을 뿌려 가게를 알렸
다. 조그만 간이점포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개업 이벤트 였던 셈이다.
결과는 대성공. 다른 식당이 한산해지는 오후 4~5시쯤 宋씨의 가게는 출
출함을 달래려는 주변 상가 종업원들과 지하철 이용객들이 몰리며 눈코뜰
새 없이 바빠진다. 손님이 몰리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종업
원까지 쓰고 있다. 하루 매출은 20~30만원. 임대료 및 관리비.인건비.재
료비 등을 빼면 절반 정도가 남는다.
떡볶이가 맛있다는 손님들의 칭찬에 힘을 얻어 宋씨 부부는 창업컨설팅
업체와 함께 떡볶이 소스를 판매하는 체인점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