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工異曲(동공이곡)
기교는 훌륭하나 그 趣旨(취지) 내용이 다름. 음악이나 됨됨은 비슷한데 내용이 다르다거나, 하는 일이나 만들어 놓은 것이 얼른 보면 다른 것 같은데, 실상 조금도 다를 것이 없음. 똑같은 내용의 사물을 다른 것처럼 보이려 하고 있는 경우를 꼬집어서 하는 말. 異曲同工(이곡동공). 同工異體(동공이체).
進學解(진학해)란 글에 나오는 말로. 唐(당)나라 韓愈(한유)는, 천하의 문장가이면서도 출세에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늦게 까지 四文博士(사문박사)라는 관직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진학해란 글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또 타이르고 했다.
한유가 대학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비록 출세를 못했다 하더라도 나라의 처사에 불평을 하지 말고 자신이 학문이 부족한 것을 책하며 더욱 열심히 노력하라고 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웃으며, 선생님께서는 모든 학문에 두루 능하시고, 문장에 있어서는 옛날의 대문장가에 필적하며, 인격에 있어서도 부족함 없으신데, 어찌하여 공직으로는 세상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사적으로는 생활마저 어려운 형편이 아니십니까? 그러면서 왜 우리를 보고는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러자 한유는, 孔(공). 孟(맹) 같은 聖人(성인)도 세상에 뜻을 얻지 못하고 불행히 생애를 마쳤다. 나 같은 삶은 그런 성인에 비교할 수조차 없지만 나는 죄를 범한 일이 없이 나라의 녹을 먹으며 잘 살고 있지 않는가?
이 진학해에서 한유의 문장을 칭찬하여, 舜(순)임금과 禹(우)임금의 문장, 詩經(시경)의 바르고 화려함, 莊子(장자)와 屈原(굴원),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 揚雄(양웅)과 司馬相如(사마상여)와 더불어, 공정은 같되 曲(곡)을 달리한다(同工異曲 : 동공이곡).
선생의 글은 그 가운데를 덮고 그 밖을 마음대로 한다고 이를 만하다.
여기서 同工異曲(동공이곡)은 그 글을 짓는 방법이 옛날의 문장과 비슷한데 그 흥취는 다르다는 칭찬이다.
성완용/ 법고창신 중에서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