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0108b 성시완의 월드뮤직 20140108 d":"b
링크 https://soundcloud.com/si-wan/d0108b-20140108-d-b
**작년 연말특집에서 제가 놓쳤던 신청곡 사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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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을 올리고 싶은데 어디에 올려야 할지 몰라서 카페에 남깁니다.
정회원이 아닌지라 신청게시판을 통해 올리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작성한 글이라 시차가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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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일어나 창가를 바라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부십니다.
자동차가 오가며 더러운 매연을 토해내던 새까만 도로도, 탁하고 어두웠던 하늘빛도, 낡고 초라한 담벼락의 모습도 이제는 눈에 덮여 보이지 않고, 새하얀 눈으로 깨끗이 빛날 뿐입니다.
번잡하고 어수선한 우리네 풍경이 새하얀 눈으로 정화되어 한층 차분하고 편안해진 탓에 잠깐 넋을 잃고 감상에 젖게 됩니다.
눈이란 신이 인간에게 아무런 차별 없이 베푸는 하늘의 선물이 아닐까요?
세속의 온갖 때가 순백의 눈 속에 묻혀 세계는 새로 태어난 것만 같습니다.
가으내 제 식구를 떠나보내야 했던 은행나무도 오늘만큼은 따뜻해 보입니다.
얼마 전 레반트 지역에 이례적으로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부디 중동의 이웃들에게도 평온과 행복이 깃들기를.
순백의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그 안에 묻힌 답답한 현실이 떠오릅니다.
세상의 요구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우리네 삶.
오직 돈과 권력이라는 가치 아래 모든 것을 줄 세우고, 그마저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 삶.
저는 가끔 이 지긋지긋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아무런 선택의 권한도 주어지지 않는, 그저 말 뿐인 ‘자유’라는 허상 앞에 답답함과 무력함이 가득합니다.
올 한해가 지나면 다가올 새해는 뭔가 다를 거란 기대감에 잠시 들썩여보지만, 눈이 녹으면 다시 세상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듯, 연말의 희망찬 분위기도 해가 바뀌면 다시 고루한 일상으로 돌아가 모든 희망은 사그라집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조금도 나아가지 못하는 삶에서 좌절과 회한을 느낌은 당연한 게 아닐까요?
이런 답답한 현실에 대한 피로감이 비단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최근에 ‘안녕하십니까?’라는 젊은이들의 외침을 보며 실감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인사말에 강렬한 슬픔과 분노로 가득 채울 수밖에 없는 것을 보며 이들이 처한 참담한 현실과 감내하는 세상살이의 괴로움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 역시 그들과 같은 처지이기에 그들의 분노를 이해할수록 가슴이 먹먹하고 울적해집니다.
한동안 마음이 울적하고 힘이 들 때면 술을 마시던 때가 있었습니다.
온갖 불안을 이겨내고 치솟는 울분을 달래기에는 술처럼 간편한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세계 증류주 판매 1위가 소주라는 ‘딱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행히 작년부터 성시완 님의 방송을 듣게 되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방송을 통해 울려지는 따뜻한 음악에 지친 삶은 위로받았고, 자유와 예술혼을 지키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던 음악가들의 기구했지만 불꽃 같은 삶을 전해 들으며 차갑게 식은 영혼은 다시금 불타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댓글을 남기기에는 쑥스럽고 월드뮤직을 소개하는 것도 힘들어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말았습니다. (차분히 책을 읽고 음악을 듣기에 현대인들의 호흡은 너무나 가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문명의 이기는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여유와 정취를 앗아갔습니다.)
음악에 대해 별반 식견이 없는 저 같은 사람이 이곳에 글을 남기기가 적잖이 두렵지만, 그럼에도 성시완 님에게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어 이렇게 신청곡을 남기고자 합니다.
제가 신청할 곡은 세르지오 오르테가(Sergio Ortega)가 작곡한 곡을 지오바니 미라바시(Giovanni Mirabassi)가 편곡한 El pueblo unido jamas sera vencido입니다.[Avanti]
원곡을 들어보면 곡에 담긴 투쟁적인 가사와 강렬한 외침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서정적인 분위기의 멜로디에서 인간의 애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외세의 간섭과 독재에 시달렸던 그들의 비사가 빚어낸, 슬퍼하지만 마냥 슬퍼하지 않고 절망하지만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그들 특유의 낙관적 정서를 말입니다.
훗날 미라비시의 곡을 들었을 때, 제가 가진 곡에 대한 인상을 한층 증폭시켜 강렬한 수채화로 그려 넣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이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습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 마음이 시린 이들과 함께 위로받고자 이 음악을 신청합니다.
크리스마스에는 부디 모든 이웃이 아늑한 음악의 품 안에서 행복을 만끽하길.
비록 현실은 어렵고 힘들지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자 합니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다사다난했던 2013년을 끝맺고 희망찬 2014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다가오는 한해는 부디 이 세계의 온갖 고통이 사그라지고 희망과 행복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더욱 많은 이들이 성시완의 월드뮤직에서 위로받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친 영혼의 안식처인 성시완의 월드뮤직에도 좋은 소식이 있길 기원합니다.
성시완 님도 부디 건강하시길.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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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월드뮤직을 들으면서 새로운 음악을 참 많이 접하게 되었고, 출처를 알지 못하지만 귀에 많이 익은 음악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시완레코드를 통해서 좋은 음반도 몇개 구할 수 있었지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12월12일 방송을 듣고나서 신청곡 쪽지를 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저는 예전 FM 방송 하실 때에는 제대로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도 희미하게 남은 기억이 있다면 늦은 시간에 팝송이 아닌 이상한 음악을 방송하는 채널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월은 많이 흘러 라디오가 아닌 온라인 방송을 통해서 수많은 음악 정보를 제공해주시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옥같은 음악을 접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구입하게 된 음반 중 하나가 Great Sirtaki Orchestra - The World of Sirtaki & Bouzouki 입니다. 2번CD의 7번트랙 Drapetis를 몰라 시완레코드 주문시 받았던 주소로 질의메일을 보내드렸었고, 답변을 해주셔서 구하게 된 소중한 앨범입니다.
방송을 듣다가 마음을 뒤흔든 또하나의 곡은 바이올린플레이어 삽입곡이라 설명해주셨던 '어스름', '황혼'이라는 곡입니다. 원어로는 리카그네스인지 예스인지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 날 이후 미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독일 등등의 아마존 사이트를 뒤져서 바이올린플레이어 OST를 간신히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식 OST 앨범에는 방송에서 들었던 그 곡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좌절감이었습니다...
영화도 구해보려 했으나, 국내에서 TV로 방영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확인하고는 더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바이올린플레어이'에 삽입되었던 '리카그예스(리카그네스?)'... '어스름', '황혼' 이라는 곡을 부탁드려봅니다~
앞으로도 좋은 선곡, 좋은 정보 잘 듣겠습니다.
감기 걸리지 마시고 늘 건강하세요!
아... 그리고 다음카페 ARC에서 이제는 등업이 불가한건가요? 글쓰기가 제한되어 있어서 질문이나 답글도 달지 못하는 상황이라서요...
Sehoya
첫댓글 손꼽아 기다린 시간이 왔군요...
정숙하고 듣겠습니다.
후배님에게 드리기로 한 LP를 요즘 몸이 안좋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siwan 그리 맘쓰지 마세요... 이렇게 큰 선물을 주시고 있는데요^^
잘 듣고있습니다. 빨리 감기 나으시길 기도합니다.
목보다는 코쪽이신듯..병원가세요..꼭.
감기가 아직도 안낳으셨나 보네요... 번거롭더라도 따뜻한 차를 수시로 많이 드셔보세요...
날이 더 추워진다니 건강에 더 유념하셔야겠습니다~ 얼른 낳으셔요~
그럼 오늘도 감사히 듣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신청곡 고맙습니다. 그리고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시완레코드 창사 25 주년도 축하합니다. 사반세기! 이게 네 번이면 백 년인데 이제 한 번 돌아왔군요. 기왕에 50 년도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많이 춥네요. 하지만 좋은 음악으로 따뜻해지는 아침입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그리고 12월 28, 30일 음원을 구하고 있습니다. 소유하시고 계신 분의 도움을 부탁 드립니다. herons@hanmail.net
감기로 너무 고생하시네요. 빠른 쾌유를 바라며 잘듣고 갑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자료가 올라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좋은음악 잘 듣겠습니다.!! 빠른 쾌차를 바랍니다.!!
오랜만에 코웬의 목소리를 들으니 삶의 애환이 느껴집니다......
김지수님의 신청곡 지오바니 미라바시의 일치 단결한 사람은 결코 패하지 않는다라는 곡과도 너무 매칭이 되는게 탁월한 선곡이 아닐수 없습니다.. 감사히 청음했습니다...
Sehoya님의 신청곡도 기대됩니다....
빨리 쾌차하십시요~~~~~
감기가 심하게 걸리셨나봐요~T T 얼른 나으세요... 좋은 곡들 감사히 잘 듣고 갑니다~ ^^
감기걸린 시완님의 목소리가 오히려 익숙하고 정겹게 느껴지면 안되는 거죠?? ^^
그나저나, sound cluod에 녹음이 계속되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만,
오늘도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계속 듣다보니 Leonard Cohen의 노래가 마치 Roger Waters의 노래처럼 들리네 ㅋㅋㅋ
오랜만에 듣는 레나드코헨 곡 이었습니다...토요일이 더 기다려지는 밤 입니다...감기 빠른 쾌유 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음악과 사연소개 감사합니다. 성시완님의 방송은 언제나 그립고 정겹습니다. 속히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