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공급면적, 계약면적, 전유면적
공공주택 공시가격을 조회해보면 ‘전유면적’이라는 다소 낯선 말이 튀어나온다.
자신의 아파트 공시가격을 조회해 본 사람들은 아파트 거래나 분양 때 흔히 쓰는 전용면적, 공급면적 등은 알겠는데 전유면적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헷갈리는 아파트 면적
우리가 흔히 아파트의 평수를 일컬을 때는 전용면적, 공급면적, 계약면적이라는 말을 주로 쓴다.
전용면적은 공동주택의 출입구ㆍ엘리베이터ㆍ계단 등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바닥 면적(주거 공용면적)을 뺀 면적, 즉 공동주택 소유자가 전용으로 사용하는 바닥 면적을 말한다. 주거전용면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급면적(혹은 분양면적)은 전용면적에 주거 공용면적을 더한 것이다.
계약면적은 아파트 계약 때 실제로 계약하는 면적을 말하는데, 이는 공급면적에 기타면적(지하층, 관리사무소, 노인정 등)을 합한 면적을 말한다.
아파트 분양이나 계약 때 흔히 34평형, 54평형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공급면적을 뜻한다. 때문에 같은 34평형 아파트라 해도 전용면적은 25평이 될 수도 있고 27평이 될 수도 있다.
청약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전용면적이다. 전용면적이 25.7평 이하 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이 있다면 공급면적이 보통 34평~37평 정도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것이다.
전용면적과 공급면적, 계약면적 등은 자주 듣고 많이 쓰는 말이어서 일반인들도 잘 아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이들 면적은 등기부등본을 보면 자세히 적혀 있다.
전유면적, 공급면적 또는 전용면적?
그런데 대체 전유면적은 뭘까. 일반인들에게 전유면적이 뭐냐고 물으면 열에 다섯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나머지 다섯 중 네 명은 전용면적과 같은 말 아니냐고 되묻는다.
결론적으로 전유면적은 전용면적은 비슷한 개념이고 비슷하게 쓰이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같은 말은 아니다.
전유면적은 등기부등본을 봐도 알 수 없다. 기재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유면적을 보려면 건축물관리대장을 떼어봐야 한다.
그런데 이 건축물관리대장을 떼어 전유면적을 확인해 보면 재밌는 사실을 하나 알 수 있다. 어떤 아파트는 전유면적이 공급면적과 비슷하고, 어떤 아파트는 전유면적이 전용면적과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언뜻 보면 전유면적이 공급면적 같기도 하고 전용면적 같기도 하다.
실제로 1979년 입주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2차’ 아파트 33평형(109㎡, 공급면적)의 전용면적은 24.9평(82.6㎡)이다. 이 아파트의 전유면적은 101㎡로 사실상 공급면적에 가깝다.
반대로 2006년 입주한 서울 성북구 정릉동 ‘정릉 e-편한세상’ 아파트 32평형(105㎡)은 전용면적이 25.7평(85㎡)이다. 그러나 이 아파트의 전유면적은 85㎡로 전용면적과 똑같다. 왜 그런 걸까.
요즘 입주아파트 전유면적은 전용면적과 비슷
전유면적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 법률’ 상의 개념이다. 이 법률은 전유면적(전유부분)을 구분 소유권이 목적인 건물부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유부분으로 인정되려면 첫째 구조상 구분돼 독립성이 있어야 하고, 둘째 독립한 건물로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즉 아파트는 물론 다세대주택 등의 소유자가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면적)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법률은 전유면적의 산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지 않다. 단순히 전유면적과 공용부분(‘공용면적+기타면적’ 개념으로 해석)으로만 나눠 놓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아파트는 전유면적에 복도 등이 포함된 경우가 있고, 포함이 안 된 경우도 있다. 특히 1980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 등은 건축물관리대장에 전유면적을 기재할 때 복도 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기준이 없다 보니 제각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당시 지어진 서초동의 우성2차 아파트는 전유면적이 공급면적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유면적을 주택법 상의 전용면적과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다.
따라서 입주한 지 얼마 안 되는 아파트 등은 전유면적이 전용면적과 같은 것이다. 다만 건축방법이나 안목치수(아파트 내부 면적을 계산할 때 눈으로 보이는 벽체 안쪽을 기준으로 하는 것) 적용 여부 등에 따라 전유면적과 전용면적이 약간의 차이를 보일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