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울트라바우길 제4구간은 닭목령을 출발하여 고루포기와 능경봉을 지나 대관령 구 휴게소까지
13.8킬로 구간이다. 오전8시30분에 닭목령을 출발했다.
산행 4일차인 오늘, 대원 모두가 이제는 산행에 익숙해져 오르막을 즐긴다.
오르는 길 왼쪽으로는 고랭지 배추와 최근에는 별 관측으로 유명한 안반덕이
맑은 날씨 덕분인지 더욱 가까이 보인다.
이 구간에는 유난히 단풍나무가 많은데 산등성이에는 성질급한 단풍은 벌써 빨갛게
얼굴색이 변했다. 시월 중순 쯤이면 단풍 풍경이 장관을 이룰 듯 하다.
이제는 쉬는 시간마다 대원들은 강릉 왕눈이님의 산중공연을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거기에 사무국장님이 양념까지 가미되면 서울대학로 부럽지 않은 공연장으로 변한다.
단풍숲을 지나고 오르막을 오르자 갑자기 산중 호프집이 나타났다. 전문 트렉커인 한량 여우발님이
무거운 맥주를 아이스팩으로 꽁꽁싸매고 와인잔까지 챙겨와 언덕을 오른 대원들에게 시원한
맥주 한 잔씩 선물해 준다. 산중 호프집은 아마도 울트라2기가 처음이 아닐까???
시원한 맥주에 힘을 얻어 해발1,238미터의 고루포기를 만났다. 이곳은 강릉과 평창군의 경계지점인데
평창에서는 이곳에서 가까운 평창지역에 고루포기 마을이 있었고 강릉에서는 강릉땅에 골폭마을이 있었다고
약간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산사람들에게 무엇인들 어떠랴..그냥 고루포기인걸...
이곳에서는 횡계로 내려가는 등산도가 있고 멀리 횡계시내까지 한 눈에 잘 보인다.
고루포기 정상석에서 누구의 요청도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모두가 어울려 인증샷을 남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능경봉을 오르는 길,
산꾼들이 한 개 두 개 씩 갖다 놓은 돌이 초창기에는 그냥 돌무덤이었지만 누군가의 손길을 거쳐
이제는 제법 멋진 돌탑이 만들어졌다. 돌탑에서는 남녀유별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산행일 시작한지 6시간반만에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능경봉에 올랐다. 멀리 강릉시내 전경과 눈부시게
파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남쪽 끝의 작은 산,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오르던 놀이터였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니 그리운 시절이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우리가 4일 동안 걸어온 산그리매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저 먼길을 우리가 넘어왔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고
혼자가면 빨리 갈 수 있다는 서양 속담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능경봉부터 대관령 구 휴게소까지는 내리막길 능선이라 잠깐 사이에 내려왔다.
1970년대 영동고속도로 준공탑에 산행7시간반인 오후4시에 모두가 안전하게 도착했다.
이곳은 여름철에는 강릉지역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더위를 피해 차박의 성지가 됐다고 한다.
해발800미터가 넘어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모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내일은 선자령을 오르는 날, 대관령 바람은 사철구분 없이 세차게 부는데..내일도 바람이 불까?
첫댓글 구간 구간 휴식시간 마다 다함께 모여 밝게 웃으며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이 수학여행 온 학생들 같이 행복해 보입니다. 울트라바우길 2기 화이팅! ㅎㅎ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멋진 모습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