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의 참 제자답게 삽시다 “사랑, 추종, 환대”
2026.6.28.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2열왕4,8-11.14-16ㄴ 로마6,3-4.8-11 마태10,37-42
어제 소규모 피정지도를 하면서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나중 면담고백성사를 드리면서 이분들의 신분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의 경찰에 대한 선입견이 잘못됐음을 깨달았고 여러분에게 공개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여러분의 모습이 착하고 순박해 보여 전혀 경찰인줄 몰랐습니다. 그동안 신앙생활을 참 잘 하신 것 같습니다. 그대로 주님을 닮은 착한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모두가 흡족한 표정으로 웃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이분들의 모습이 소박하고 진실해 보여 전혀 경찰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알게 모르게 그 직업에 따른 모습이 형성되기 마련인데 이분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평상시 어느 직장에서 일하든 참으로 주님을 잘 믿어 닮아갈 때 그 고유의 참 제자다운 모습임을 깨달았습니다. 새삼 험하고 거친 세상살이에서 마음과 얼굴을 지킬 수 있는 최상의 길은 신앙임을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주님의 참 제자답게 살 수 있을까요? 오늘 말씀이 답을 줍니다.
첫째, 사랑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밖에 답이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주님께 대한 우선적 사랑입니다. 주님을 열렬히 항구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본기도 말씀처럼 빛의 자녀되어 오류의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 진리의 빛속에서 살 수 있습니다. 사랑이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서 주님은 바로 이 사랑을 강조하십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합당하지 않다.”
가족을 사랑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가족에 대한 집착 없는 초연하고 순수한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참사랑도 가능합니다. 주님 없는 가족사랑은 십중팔구 맹목적 집착의 눈먼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자녀 사랑은 더욱 그러합니다. 이래서 무엇보다 우선해야할 주님 사랑이요 이래야 공동체의 참된 다양성의 일치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베네딕도 성인도 ‘그 무엇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마라.’ 강조하십니다.
둘째, 추종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추종입니다. 주님은 나를 사랑하라, 믿으라 말씀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따르라 말씀하십니다. 바로 주님을 따름이 우리 평생 삶의 길이자 방향입니다. 그러나 따름에는 반드시 필수 조건이 있습니다. 결코 값싼 추종이 아닙니다. 다음 주님 말씀이 답을 줍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 참 엄중합니다. 각자 고유의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하십니다. 제 십자가 없이는 부활의 영광도 없습니다. 제 십자가는 천국의 열쇠입니다. 십자성호를 그을 때 마다 각자의 십자가를 상기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제 십자가가 상징하는 바 책임이요 운명입니다. 아무도 탓하거나 원망함이 없이 자발적 사랑의 기쁨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의 십자가를, ‘아모로 파티(amor fati;운명애), 내 운명의 십자가를 사랑하여 지고 주님을 묵묵히 끝까지 따라 가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은 제 십자가를 짐으로 표현됩니다. 주님을 사랑할수록 주님은 제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도 주십니다.
셋째, 환대입니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입니다. 환대는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동서양 공통적 덕목입니다. 주님께 대한 진실한 사랑은 저절로 환대의 사랑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는 순전히 환대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환대에는 반드시 보답이 있을 것이라 말씀하시는데 환대 자체가 이미 기쁨의 보답입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비단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들은 물론 환대가 필요한 모든 이들을 환대함은 바로 주님을 환대하는 것이 됩니다. 바로 제1독서 열왕기 하권에서 수넴 여인은 엘리사를 극진히 환대함으로 아들을 갖게 되는 환대에 대한 주님의 보답도 받습니다.
베네딕도 성인도 그의 규칙서에서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하라 하십니다. 모든 환대에 앞서 그리스도를 환대함이 우선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를 우선적으로 환대해야함을 깨우쳐 줍니다.
“죽음은 더 이상 그리스도 그분 위에 군림하지 못합니다. 그분께서 사시는 것은 하느님을 위하여 사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도 죄에서는 죽었지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미사전례를 통해 그리스도 예수님을 환대하여 마음 깊이 모시고 살 때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위해 살게 됩니다. 환대를 통한 그리스도와의 일치가 마르지 않는 <환대의 샘>입니다.
오늘은 교황주일입니다. 날마다 무수한 사람들을 맞이하는 레오14세 교황은 바로 환대의 모범을 보여줍니다. 주님을 환대하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 역시 우리를 따뜻이 환대해 주시니 “우리의 주님 환대와 주님의 우리 환대”가 서로 만나 하나 되는 참으로 복된 시간입니다.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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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님을 따름이 우리 평생 삶의 길이자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