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yilbo.com/sub_read.html?uid=339105§ion=sc30§ion2=
성경 속의 돌아온 탕자와 그의 형은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속해야만 하는, 두 종류의 인간상을 보여 준다. 두 종류의 인간 무더기 중에 어차피 한 쪽에 속해야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작은아들 측에 들겠다. 작은아들은 세상구경 실컷 하고 원했던 짓 다 하고도, 아버지께 칭찬을 듣는다. 큰아들은 친구들과 술 한 잔 마실 여유도 없이 아버지를 위하여 뼈 빠지게 일했으나, 아버지에게 불평에 찬 말을 듣는다. 물론 큰아들이 아버지를 위하여 한 일만은 아니고, 본인의 인생과 가족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한 일이다. 아버지의 불평은 큰아들이 고약하거나 이상해서 했던 불평은 아니다. 어떤 관대한 큰아들이 그보다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작은아들은 타국 사람들에게 사기와 갈취를 당하고, 결국은 그들에게 버림받고 비웃음 당한다. 그러나 죽임을 당하지는 않는다. 인생의 경험이 많고 견문이 넓은 아버지는, 작은아들이 돌아다니던 먼 나라가 어떠한 곳인가 이미 알고 있었기 쉽다. 그래서 걱정은 되지만 고생하고 경험도 쌓으라고, 작은아들을 찾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작은아들이 죽임을 당할 만한 위험한 곳이었다면, 아버지가 벌써 사전에 찾아 나섰기 쉽다. 인생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아버지는, 작은아들이 재산을 탕진하고 죽을 지경까지 고생할 것임을,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 쉽다.
그 먼 나라는 불운하게도 흉년이 들어서 작은아들이 굶어 죽을 지경까지 갔지, 어쩌면 고향보다 돈 벌기 쉽고, 배울 것도 많은 나라였을 수도 있다. 작은아들은 먼 나라에서 보고 듣고 시도해 봤던 것이 많으니, 큰 부자가 될 가능성을 보유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된다. 창녀에게만 돈을 다 털리고 탕자가 되돌아왔으며, 다시 농사만 지었다 해도,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작은아들의 응용력은 탁월했을 것이다.
조물주가 알려 준 천국행의 길로 들어선 우리들이다. 조물주가 사람을 만들어 이 세상으로 내려 보낼 때, 어떻게 살다 오는 사람을 기뻐하실까? 태어난 자리에서 사고 치지 않고, 얌전히 먹고 자고 깔짝깔짝 기도하며 살다가, 천국으로 살짝 들어오는 사람을 기뻐하실까? 아닐 것 같다. 그런 인생을 기뻐하신다면, 조물주가 신경 쓰며 만들어 놓은, 이 세상의 기기괴괴한 현상들과 신비스런 자연의 자태는 무의미하게 된다.
조물주가 우리를 위하여 만들어 놓은 이 놀랄만한 세상을 둘러보고 만져 보고, 경험해봐야 됨은 당연하다. 그러자면 꼭, 하늘과 아버지께 죄 안 짓는 일만 할 수는 없다. 외국 땅에서 낯선 사람들과 생소한 삶을 경험하자면, 어쩌면 작은아들처럼 죄짓는 일은 필연적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살다가 일 저지르고 삐뚤어지고 헤매는 중에,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자를 기뻐하실 것 같다. 야곱을 에서보다 귀하게 여겼던 것을 봐도, 하나님의 의도는 아주 확실해진다. 돌아온 탕자인 작은아들을 선한 주인공(Protagonist)으로 만들어, 칭찬받는 인생으로 규정한 것을 보아도 그렇다. 그러다보니, 에서나 큰아들은 한 달란트 받은 종처럼, 자동적으로 경쟁 적수(Antagonist)에 머물게 되는 것이 인생인 듯싶다.
큰아들은 아버지 뜻을 알고 있으니까, 모심을 때 되면 모심고 벼 벨 때 되면 알아서 벼 베며, 힘닿는 데까지 부를 축적했다. 그는 아버지를 아끼는 심정에서 아버지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들었다. 재산이 많아서 큰아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건강에 좋다니 백미 팔아서 현미 잡곡밥 먹고, 소식이 몸에 좋다니까 조금씩만 먹고, 콜라가 해롭다니까 값싼 냉수만 마시며 살았기 십상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는 어땠을까? 작은아들 몫은 탕진하여 없어졌으니, 큰아들 명의로 전 재산을 남겼을까? 아닐 것 같다. 아버지 마음은 똑같다. 포도원 주인이 제 9시에 온 일꾼과 제 3시에 온 일꾼에게 똑같은 임금을 주었듯, 아버지는 전 재산을 다시 2등분하여 두 아들에게 똑같이 재분배했기 쉽다.
“세상에, 말도 안 돼! 나와 동생이 똑 같이 갖다니?”
큰아들은 이 엄청난 불공평 앞에서, 또 한 번 방방 뛰며 불평했을 것이다. 이런 큰아들의 울분 섞인 불평은 아버지와 세상친구들에게 인정머리 없다는 이유로, 다시 한 번 악평을 들어야만 했을 것이다. 작은아들은 재산분배에 이의가 없으니, 기쁨이 가득 찬 얼굴에서 감사가 터져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작은아들은 아버지와 세인들에게 다시 한 번 칭찬받아, 두고두고 선한 주인공으로 역사에 길이 남았을 것이다.
1). 순수문학 소설 당선으로 등단(2006년)
2).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공모 소설당선(2007년)
3). 한국산문 수필공모 당선(2010년)
4). 경희 해외동포 소설 우수상(2010년)
5). 서울 문예창작 소설 금상(2013년)
6). 재외동포 소설 우수상(2014년)
7). Chicago Writers Series에 초청되어 소설 발표 Event 개최(2016년)
8). 국제 PEN 한국 해외작가상(2016년)
9). 해외 한국소설 작가상(2023년)
10). 제 4회 독서대전 독후감 공모 선정 소설(2023)
11). 한국문협 회원, 국제 PEN회원, 한국 소설가 중앙위원
12). 시카고 문인회장 역임.
13). 시카고 문화회관 문창교실 Instructor
14). 현 미주문협 이사
저서: 단편소설집---“발목 잡힌 새는 하늘을 본다” “소자들의 병신춤” “달 속에 박힌 아방궁”
중편소설집---“나비는 단풍잎 밑에서 봄을 부른다”
수필집---“여름 겨울 없이 추운 사나이”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 “눈물 타임스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