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가 직장 동료중에서 자기동생이 추어탕집을 한다고
직장에서 가끔 추어탕을 주문해서 가져온다고 하면서
먹어보니까 맛이 있다고 몇 그릇 사왔다.
우리말로는 미꾸라지국인데 어려운 한자어를 써야 유식한
부류에 속하는지 식당에서도 죄다 추어탕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꾸라지추자 鰍자는 고기어자와 가을추자가 합쳐진 글자다.
미꾸라지는 가을에 먹어야 제맛이 난다는 뜻일게다.
그냥 먹으면 벌속에 놀던 놈이 돼서 비린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펄펄끓여 탕으로 해 먹어야 된다고 해서 추어탕(鰍魚湯)이란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요즘 추어탕집의 미꾸라지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양식해서
들여오고 또 어떤 집에서는 주문만 받아서 다른 대량 공급집에서
배달한 마른 파우다를 타서 국물을 낸다고도 들었다.
그런데 집사람이 가져온 추어탕 맛은 예전에 먹었던 맛과 비슷했다.
누렇게 살찐 미꾸라지와 연한 시래기를 넣고 조선 가마솥에 장작불로 펄펄 끓여내는
진한 국물맛은 얄팍한 상술로 담아내는 추어탕 맛과는 차이가 있다.
추어탕의 비린내를 상쇄시키기 위해 넣는 산초가루와 마늘 다재기와 땡초 다재기가
들어가야 제맛이다.
내가 어릴 적엔 학교 갔다오면 주로 앞 냇가에 나가 놀았다.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냇물에 들어가
돌멩이를 들추면 작은 미꾸라지와 송애(붕어)가 놀라 얼른 다른 돌멩이 밑으로 숨어들었다.
검정 고무신을 벗어 손에 들고 물속에서 추격전을 벌려 한 두마리 잡으면
고무신에 물을 담아 어항처럼 만들어 그 속에서 헤엄치게 하고 놀았다.
물방게는 헤엄치는 속도가 느려서 눈에 띄면 손으로 잡는 것은 식은 죽먹기였다.
비가 오고 난 다음 냇물이 황토빛으로 물들어 있을 땐
소쿠리를 들고 나가 잡았다.
소쿠리를 물속에 담궈놓고 수초 덤불 속에 숨어 있던 물고기들을
고무신 신은 발로 찰박거리면 고기들이 놀라 튀어 나와
소쿠리 속으로 들어가면 급히 소쿠리를 들어올리면
미꾸라지들이 대나무 소쿠리 바닥을 S자를 그리며 파닥거렸다.
주전자 속에 미리 물을 반쯤 떠 두었다 미꾸라지와 송사리,피리, 송애,물방게 들을
모아 집으로 오면 어머니는 미꾸라지를 소금을 뿌려 잘 씻어낸 다음에
조선솥에 넣고 여린 호박잎을 따서 손으로 빡빡 문질러 넣고
청솔가지로 불을 때어 추어탕을 끓이셨다.
어릴 때는 미꾸라지를 잡기는 좋아했으나 비린내가 난다고 먹지는 않았다.
가을철 나락이 거의 다 익어갈 무렵 논에 물을 뺄 때 쯤엔
구렁논에서는 누렇게 살찐 미꾸라지들이 천지로 기어 나왔다.
강 가까이 있는 벌에서는 통발로 하루 저녁에 몇말씩 잡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농약을 많이 치고 해서 그런지 그 많던 미꾸라지들이 모습을 감추었다고 한다.
첫댓글 그런데 변두리 곳곳 산속에 가든 음식점 처럼해 추어탕 메기탕집들이 있던데 강가도 아니고 어디 양식장서 가져오는지 그런곳 엄청많더라.대소꾸리로 냇가에서도 잡고 논가에서도 발로 후려해 많이잡았지.겁주고잡는것을 전문 용어로 협파라 하던가.하교시 고무신에 논고동 잡아와 소죽 끌릴시 구어먹던게 건강 식품
경기도 파주에서 추어탕이라고 사 먹었는데 남마담이 먹은 추어탕(우리가 말하는 추어탕)하고 다르더라..맛도없고 미꾸라지 냄새도 없고...아마 지방마다 다른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