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관
명나라 정릉에서 출토된 금사익선관
전 고종 익선관
매미의 오덕(五德)과 익선관(翼蟬冠)이야기
무더운 여름날,
두꺼비생태마을의
어느 곳에서나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무엇일까요?
“맴 맴 맴~~~~~~”
여름의 전령사 매미의 소리입니다.
매미는 한여름 시원한 그늘에서
노래를 부르기 위해
여러 해 동안
땅속의 어둠과 외로움 속에서
날개와 목청을 다듬으며
자기의 재주를 갈고 닦습니다.
밤낮없이 우는 매미소리는
짝짓기를 하기 위하여
숫매미가 암매미를 부르는
구애의 세레나데라 하네요.
매미가 우는 원인은
높은 온도와 밝은 빛입니다.
도심의 열섬현상으로
일정온도 이상이 되고,
밤에도 낮과 같이 밝기 때문에
밤을 낮으로 알고
밤낮 없이 울어 댄다고 합니다.
매미의 종류는
참매미, 말매미, 털매미,
애매미, 풀매미, 쓰름매미 등
약 14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중에
울음소리가 가장 큰 매미는
말매미인데
최대 90db(데시벨)의
소음을 낸다고 합니다.
그럼 매미의 한살이 한번 볼까요?
우렁찬 숫매미의
구애의 울음으로
짝짓기에 성공한 암컷매미는
산란관을 이용하여
양버즘나무와 벚나무 등
나무껍질 안에 알을 낳습니다.
약 1년 후
알에서 부화하여
애벌레가 된 굼뱅이는
나무 밑으로 내려가
대롱 모양의 주둥이로
나무뿌리 수액을 먹고
여러 해를 살아가다가
무더운 여름날
성충이 되기 위하여
나무 위로 기어올라
마지막 탈피를 하는데
갑옷 같은 등이 부서지면서
빛나는 날개를 펴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매미가 됩니다.
매미는 약 20일간의
그리운 짝을 찾아
울음을 울어대며
짝짓기 활동과
산란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유전자를 남긴 후에
일생을 마감합니다.
매미의 오덕(五德)이야기
매미는 수년간을
땅속에서 지내다
세상에 나와
여름 한철 울고 가는 곤충이며,
별도의 집도 없고,
먹는 거라고는 그저
아침이슬 몇 방울과
나무수액 뿐입니다.
이렇듯 매미가
청빈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매미의 오덕(五德)이라 합니다.
문(文)은
곧게 뻗은 매미의 긴 입이
선비의 갓끈을 의미하고,
청(淸)은
맑은 이슬과 나무 수액만을
먹고 사는 것을,
염(廉)은
매미가 염치가 있어
남이 지어 놓은 곡식을
탐하지 않는다는 것을,
검(儉)은
매미가 다른 곤충처럼
살 집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신(新)은
허물을 벗고 죽을 때를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 같은 매미의 오덕은
오늘날에도
‘군자오덕(君子五德)’으로 삼을 만큼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익선관(翼蟬冠) 이야기
매미는 우리에게 친숙한 곤충이며
군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하여
조선시대 임금과 왕세자는
매미 날개 모양을 장식한
모자를 썼습니다.
모자 뒷면에 매미날개 모양의
장식을 했다 하여
날개 익(翼)자와
매미 선(蟬)자를 써서
‘익선관(翼蟬冠)’이라
불렀다 합니다.
또한, 조선시대 관료들도
매미의 날개가
옆으로 선 관모(冠帽)를 썼다 합니다.
임금은 익선관을,
관료는 관모를 쓰도록 한 이유는
매미의 오덕을 망각하지 말고
선정을 베풀어
청렴하고 강직하게
백성을 다스리라는
의미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종대왕 때부터는
정무를 볼 때
반드시 익선관을 쓰고
정무를 보았다고 하는데요,
지금 바로 지갑에서
만원권 지폐를 꺼내 보면
익선관을 쓰고 있는
세종대왕(이도, 李裪, 옷소매도,
선원계보기략,
李祹, 복도, 공식 싸이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백운거사로 불리웠던
문인 이규보는
“이슬만 먹는 매미 뱃속에
무슨 계산이 있겠냐?”하고
거미줄에 걸려 신음하고 있던
매미를 풀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시인 이형기의
‘낙화’라는 시를 보면
'가야 할 때가 언제 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하여
깨끗한 떠남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멋진 문장으로 애송되고 있습니다.
매미는 집도 없고
이슬과 나무 수액으로
족한 청빈한 삶을 살아갑니다.
지상에 나오면
짝짓기를 끝마치고
약 20일 만에
생을 마감하며
떠날 때가 되면
구차하게 연명하려 하지 않고
생을 마감한다 합니다.
우리들도 매미의 오덕과
익선관의 교훈을 되새겨
욕심을 버리고
청렴하고 검소하게 살면서
우울한 코로나블루를
잘 극복해 나갑시다.
내세(來世)를 준비할 줄 아는 삶이란
2009년 6월,
5만원권 지폐가 발행되면서
신사임당(申師任堂)이
등장(登場)하게 됩니다.
오만원권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 지폐에 등장할 인물이 누굴까
초 관심사였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돈에는
100원짜리 주화에는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000원권에는 율곡 이이(栗谷 李珥)
5,000원권에는 퇴계 이황(退溪 李滉)
10,000원권에는 세종대왕(李裪)
이렇게 모두 이(李)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세종대왕의 모습을 살펴보면,
왕이 평상시 집무 중에 입는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머리에는 익선관(翼蟬冠)이라는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익선관의 모양은 꼭대기에 턱이 져서
앞턱은 낮고,
뒤턱은 높으며
꼭대기 뒤에는 두 뿔이
뽀족하게 솟아올라 있는데,
마치 한 쌍의 매미 날개를
머리 위로 단 형태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익선관(翼蟬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부언(附言)하면,
날개 익(翼) 자(字)와
매미 선(蟬) 자(字)를 써서
매미날개를 닮은
관(冠)이라는 말입니다.
왕이 쓰는 모자를
익선관(翼蟬冠)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곤충 가운데
매미를 가장 고고(孤高)하고
신령(神靈)한 곤충으로 생각했습니다
최고의 지덕(知德)을 지닌
곤충이라고 예찬(禮讚)했습니다.
진(秦)나라의 유명한 시인이었던
육운이라는 사람은
매미의 5가지 덕(德) 즉,
문(文), 청(淸), 염(廉), 검(儉), 신(信)을
칭송(稱頌)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왕(王)은
정사(政事)를 보기 위해 모자를 쓸 때
매미의 오덕(五德)을 생각하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만 했습니다.
매미의 오덕(五德)의 교훈(敎訓)을
하나하나 잘 살펴보면,
매미의 입이 마치
선비의 갓끈과 같이
곧게 뻗은 것처럼
왕은 항상 배우고 익히고
선정(善政)을 베풀어야 하며,
매미가 이슬이나
나무진(津)을 먹고 사는 것처럼
청결(淸潔)해야 할 것이고
농부(農夫)가 가꾼 곡식이나
채소를 해(害)치지 않는 것처럼
청렴(淸廉)해야 하며,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이 없는 것을 본받아
검소(儉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늦가을이 되면 때를 맞추어
자기의 생(生)을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절도(節度)를 지키는 것을
매미로부터 배워야 하고 매미처럼
신의(信義)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매미는
지체가 높은 왕에게만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도
인생의 좋은 교사(敎師)가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먼저,
무소유(無所有)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달팽이, 우렁이 같은 미물(微物)도
자기 집이 있는데
매미만이 유독 자기 집이 없습니다.
집이 필요하지 않으니
부동산 욕심이 없고 또,
매미는 먹는 것이 별로 없으니
탐욕(貪慾)도 없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존재가 매미입니다.
거기다가 가장 신기한 것이
자신이 죽을 때를 미리 알아서
첫서리 내리는 밤에
누구에게 알리지도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니
뒤가 아주 깔끔하고
신선(薪鮮)하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또 매미의 일생을 살펴 보면
인내(忍耐)와 시련(試鍊)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매미는 땅 속에서 짧으면 7년,
길게는 무려 17년을 죽은 듯 지내다가
껍질을 벗고 밖으로 나옵니다.
만약에 땅속에서 지내는
인내가 없다면
매미는 결코 하늘을 볼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는 5차례 허물벗기라는
시련(試鍊)의 과정(過程)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매미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씀입니다.
인내(忍耐)와 시련(試鍊)을 통해
하늘을 본 매미에게
아름다운 대 자연을 노래하는 기간은
안타깝게도 고작 2~3주밖에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에 매미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敎訓)이 더욱 크다고 하겠습니다.
매미나 인간이나
땅위에서 누리는 영화(榮華)는
잠시(暫時) 잠깐일 뿐입니다.
익선관(翼蟬冠)을 쓰고
온갖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누렸던
임금들의 수명(壽命)은
그것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 황제들의 평균 수명은 39세였고,
로마제국의 황제들은 평균 37세이고,
조선시대 27명 임금들은
평균 47세를 살았을 뿐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始皇帝)도
49세를 살다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상의 좋은 것을 다 누리고
모든 권세(權勢)를 가졌던 임금들도
고작 50년을 못 살고
세상을 떠났을 뿐입니다.
그런 것을 미루어 볼 때
인생의 덧없음을 알고
내세(來世)를 준비하며
겸손(謙遜)하고 푼수에 맞게 살라는 게
익선관(翼蟬冠)이 가르쳐 주는
진짜 교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에만 욕심내지 않고
깨끗하고 청빈(淸貧)하게 살다가,
때가 되면 매미처럼
조용히 떠날 줄 아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가치(價値)있는
인생 삶이라고 하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옮겨온 글 편집
첫댓글 이리 저리 추억 여행이나 다니고 있을 때 이리도 유익한 글이 올라 와 있었군요.
여름 날 매미 소리에 '아~~시원하다 매미 소리' 중얼대기만 했지
매미의 오덕(五德)은 몰랐습니다.
정말 귀감이 되는 글이네요.
우리 선조들의 익선관(翼蟬冠)교훈을 현 정치권에도 우리 서민들에게도 들려주소 싶습니다.
나 먼저 자신을 뒤돌아 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청산님.
제가 퍼가도 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