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아중중학교 중학생들이 전주 시민 서가 1호인 <신정일의 서가>에 찾아왔다. 지혜의 숲을 탐방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내가 책과 접하게 된 사연과 작가의 길에 들어선 연유,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난 수많은 이야기들을 천천히 이야기했다.
“소재 노수신盧守愼이 일찍이 한가하게 앉아 있었는데, 선비 박광전朴光前이라는 사람이 산사山寺에서 내려왔다. 소재가 말했다. “산사에 있을 때 무슨 책을 읽었는가?” “한퇴지韓退之의 글을 읽었습니다.” “몇 번이나 읽었는가?” “50번을 읽었습니다.” “읽은 것이 어찌 그렇게 적은가?” “마음을 가다듬고 뜻을 음미하느라 천천히 읽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일이 마음에 새겨 헛되이 읽은 것이 없는가?” 글을 읽을 때는 한 줄에 열 번 생각하고 비록 방심(放心. 밖으로 나간 마음)을 거두려 해도 읽은 것이 반이 넘습니다. “그러하네. 사람마다 그와 같은 우려가 있네. 무릇 독서할 때 산만한 생각이 생기더라도 읽는 것이 천 번 만 번에 이르면 읽은 것이 비록 정밀하지 못할지라도 끝내는 자기의 소유가 된다네. 독서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많이 읽는 것이네.” 내가(유몽인) 공사公事로 인하여 상국 서애 유성룡을 뵈웠더니, 서애가 내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대의 문장을 보니 심히 높네. 무슨 책을 읽었는가?” 서로 더불어 문답하다가, 나는 소재의 말로써 말씀드렸더니, 서애는 크게 옳게 여기지 아니하였다. “생각이란 마음의 밭(田)이네. 독서는 마음으로 밭을 가는 자가 한 치나 한 자의 흙을 일구는 것과 같은 것이네.” 두 재상의 말은 각기 터득한 바가 있다. 내가 시험해 본 적이 있는데, 방심放心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공부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다. 소재의 말이 이치에 가깝다.“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실린 글이다.
독서 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소리 내어 읽기도 하고 그냥 눈으로만 읽는 경우도 있다. 저마다 나름대로 애용하는 독서법이 있지만 어쩌다 소리를 내어 책을 읽고 나면 투명한 아침 강변을 거닐고 돌아온 것처럼 정신이 맑아지며 후련해지기도 하고 무언가 확 트일 때가 있다.
나에게 가장 좋은 책을 읽는 방법을 묻는다면 나 역시 이렇게 답하겠다. ‘많이 읽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클래식 또한 많이 뜨는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하며,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를 가지고 온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오늘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이렇게 말해라. ”우리 집에도 집에 있는 책들을 가지고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서가를 만들면 어떻겠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