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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나눔방 스크랩 솔직히 무서웠다...
성심원 추천 0 조회 13 10.08.26 09:18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솔직히 무서웠다.

 

성심원을 알게 된 동기는 친구의 권유였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봉사활동을 다니려던 친구가 학사 근처에 있는 곳을 찾다가 성심원을 선택했다. 친구는 약 1주일간 성심원에 봉사활동을 신청했다. 첫 날 다녀오더니 나에게 같이 가 볼 것을 권했다.

 

하지만 한센병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고 설명을 들으면서 과연 어르신들을 보고 웃으며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무서웠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찡그리지 않고 웃으며 대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구의 권유에 못이기는 척 따라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집중치료실(성심원내 여느병실처럼 중증질환으로 24시간 케어서비스를 하는 곳)로 갔다. 청소를 시작하고 난 뒤 어르신들과 가까운 경호강변 산책도 함께 다녀왔다.

 

봉사하기 전의 걱정과 달리 거부감 같은 건 전혀 들지 않았다.

점심 때, 식사도움도 하고 '생각보다 할 만 한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하루만 봉사하려는데 마치고 돌아오면서 친구에게 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며칠을 더 다녔다. 부부방 청소를 하면서 할머니와 친해졌다.

당시 내 할머니께서 돌아가신지 한 달이 안 된 시기였기에 할머니를 잃은 상실감이 컸지만 새로 알게 된 할머니 덕분에 외로움과 상실감이 서서히 사라졌다.

한 주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친구들과 정기로 봉사활동을 가기로 했다.

고3이라 수능준비도 해야겠기에 8월까지만 매달 두 번 째, 네 번 째 주 토요일은 성심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정말 봉사활동을 간다는 생각에 한 주는 토요일만을 기다리며 들뜬 한주를 보냈다.

여름 방학을 맞아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활동을 갔다.

이젠 봉사활동이 점점 익숙해지고 할머니, 할아버지와도 어색하지 않게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친해졌다.

한 주는 여자 회복실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많은 할머니들과 친해졌다.

할머니들이 너무 좋았다. 치매증세가 있지만 너무 귀여우시고 즐거웠다.

주글주글 등에 묵은 세월의 흔적을 때타올로 밀어드리는 나 자신이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다.

 

 

개학을 하고 나면 수능 칠 때 까지 오지 못 할 텐데 참 걱정이다.

보고싶어서 어떡하지...

성심원이 이렇게 친근한 곳이 될 줄이야...

성심원에서 배운 것도 많고 참으로 훌륭한 인생체험장이다.

 

어느 복지사께선 "우리가 도와준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께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는데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느낀다.

예전에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깨달았다.

그러나 집에서 반대 할 것 같아 아무 말도 못했다.

집에서 고3이 공부 안 한다고 야단 칠까봐 봉사활동 다닌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수시 원서접수가 점점 다가오자 집에 슬며시 말을 꺼냈다.

"사회복지는 어때요?"그랬더니

"니가 하고 싶으면 해라 너랑 잘 어울릴 것 같다."

이렇게 말씀 하시는 것을 들으며 정말 행복하다.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게 생기는 구나^^

그렇지만 몇몇의 복지사께서는 극구 말리셨다.

친구들도 사회복지사가 어울린다고 그러고 나 역시 해보고 싶고 집에서도 괜찮다 승낙하시니 더욱 하고 싶다.

하지만 선배 사회복지사 충고도 일리가 있기 때문에 고민을 안고 있다.

내가 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통해 나도 행복하고 나에게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은 이들도 행복할 수 있을까?

짧은 경험이지만 즐겁고 행복한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봉사자와 직업은 확실히 다른 때문이기에 고민은 진행형이다. 그래도 사회복지사가 되련다.

 

박미경(산청 송계고등학교 3학년)

 

* 윗글은 송계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박미경님의 봉사후기 입니다. 박미경님은 3월부터 둘째, 넷째 토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서는 부모님(?)몰래몰래 수시로 봉사를 오기도 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사회복지사로 세운 당찬 의지만큼 훌륭하고 복된 사회복지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

 

 

 

 

 

 

성심원은 한센병을 완치했지만 그 후유 장애와 고령 등으로 생활이 불편하신 160여 명의 한센병력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복지시설입니다.

또한 천주교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생활공동체입니다.

 

자원봉사 및 후원문의 : 055-973-6966

*자원봉사신청

  - http://www.sungsim1.or.kr/bbs/write.php?bo_table=030201

 

*성심원 후원회(미라회) 가입안내

   - http://www.sungsim1.or.kr/bbs/write.php?bo_table=0306

 

*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천연비누 판매와 문의

  - http://www.sungsim1.or.kr/bbs/board.php?bo_table=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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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8.26 23:41

    첫댓글 이뻐라 ~ 천사들의 마음입니다...

  • 작성자 10.08.30 0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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