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나라의 꿈, 희망 “분별의 지혜와 단식;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2026.7.4.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아모9,11-15 마태9,14-17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리라.”(시편85,11)
시와 꽃이, 별과 꿈이 없어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와 꽃이, 별과 꿈이 없는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내적힘의 원천인 꿈이, 희망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하느님 향해 찬미와 감사를, 생명과 빛, 희망을 노래하는 수도자들입니다.
꿈과 희망의 사람, 바로 사람의 정의입니다. 꿈과 희망이 없는, 끝없는 탐욕만이 난무하는 각자도생, 생존경쟁만의 세상이라면 그대로 스스로 자초한 살아 있는 지옥일 것입니다. 여기 수도원에 오랫동안 정주하면서 참 많이 꿈과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아주 예전 <꿈 있어야 산다>라는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밖에서는 모른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잎들 다 진
겨울나무가 바로 그렇다
그러나 보라, 살아 있지 않은가
봄 되니 피어나는 온갖 꽃들, 짙어져가는 신록들
아, 꿈 있어야 산다
꿈 있어 겨울 추위 견뎠다
꿈 없으면 죽는다
꿈은 생명이다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고
가슴에 담았던 꿈 활짝 피어내니 꽃이요 신록이다
아름다운 생명들이다”<2001.5.6.>
이어 떠오르는 어느 장마철에 쓴 <오, 이렇게 좋을 수가!>란 시입니다.
“오, 이렇게 좋을 수가!
바짝 메말라 있던 모든 도랑들이
하늘 비, 하늘 은총에 온통 살아 나
기쁨 가득 노래 부르며 맑게 흐르는 시내들이 되었네
오, 이렇게 기쁠 수가!
하늘 은총은 이런 것,
비가 오든 말든
늘 하늘 가득 담고 맑게 흐르는 시내 되어 살 수는 없나?”<2006.7. >
하느님의 시인이자 예언자들의 삶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절망의 자리에서도 하늘나라의 꿈과 희망을 앞당겨 오늘 지금 여기서 살아 냈습니다. 바로 오늘 그 좋은 모범인 아모스 예언자의 말씀이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하느님 마음에 정통한 아모스 예언자가 말하는 그날은 바로 오늘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밭가는 이를 거두는 이가 따르고, 포도 밟는 이를 씨뿌리는 이가 따르리라. 산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모든 언덕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넘치리라. 나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운명을 되돌리리니, 그들은 허물어진 성읍들을 다시 세워 그곳에 살면서, 포도밭은 가꾸어 포도주를 마시고, 과수원을 만들어 과일을 먹으리라.”
하늘나라의 꿈이 우리 운명을 바꾸어 줍니다. 바로 아모스 예언자의 꿈과 희망을 그대로 전수받은 하느님의 시인 하늘나라 꿈의 사람, 예수님입니다. 이렇듯 하느님의 시야와 지평을 지니고 하늘나라의 꿈을 살 때 저절로 분별의 지혜도 선사됨을 봅니다. 단식 문제로 예수님께 대드는 요한 세례자의 제자들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수준 미달입니다.
단식 자체가 절대인양 마치 분별의 잣대라도 되는 양 주님께 대듭니다. 사랑 아닌 단식도 침묵도 그 무슨 수행도 결코 분별의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대응이 지극히 침착하고 온당하고 지혜롭습니다. 분별력의 지혜의 대가 예수님의 진면목이 약여합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아무 때나 단식이 아니라 단식의 때 단식할 일이지 신랑이신 주님과 함께 있는 이 축제인생을 결코 고해인생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식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구원받습니다. 옛 장상의 말씀대로 먹고 겸손한 것이 안 먹고 교만한 것보다 낫습니다.
주님께서도 숨겨진 겸손한 단식을 권하며 사부 성 베네딕도는 단식을 사랑하라 하십니다. 억지로가 아닌 자발적 기쁨과 사랑의 단식을 권합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새것과 헌것의 비유>가 참 통쾌하며 분별력의 지혜가 빛납니다.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의, 사고방식의, 의식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이래야 꼰대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즉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둘 다 보존됩니다.
아모스 예언자의 말씀대로 새 포도주의 현실에서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있는 새 부대의 마음을, 의식을, 사고방식을 지니라는 것이요, 이래서 세월 흘러 나이 들어갈수록 자기를 알아가는 평생 하느님 공부, 겸손과 지혜 공부는 필수입니다. 바로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꿔 주시고, 새 부대의 마음 안에 새 포도주의 은총의 현실을 담아 주시어, 긍정적 낙관적 인생을 살게 하십니다.
“진실이 땅에서 솟아나고,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시편85,12).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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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늘나라의 꿈이 우리 운명을 바꾸어 줍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자기를 알아가는 평생 하느님 공부,
겸손과 지혜 공부는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