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4. 12. 4. 수요일.
1962년 12월 초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음력 제삿날.
당시 나는 초등학생 시절에 시골에서 대전으로 전학가서 일본 2층집의 1층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기거했다.
할아버지는 안방, 쌍둥이 손자인 나와 동생은 건너방에서 살았다.
그 당시 대전 은행동에서도 재래식 부엌 아궁이라서 솔가루(솔잎)와 장작으로 불 때서 방바닥을 덮혔다.
할아버지는 무척이나 엄격했는데도 쌍둥이 손자인 나와 동생을 귀여워하셨다.
아쉽게도 중학교생 저학년 시절에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나는 할아버지가 운명하시는 것을 직접 보았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은 어마어마하게 거창했으며, 상여로 대전 회덕 읍내리 계족산으로 운구해서 매장했다.
나는 고교졸업 후 서울로 올라왔고, 서울에서 학교 다녔고, 서울에서 살았기에 대전 계족산 하단에 모신 할아버지의 묘소에는 자주 갈 수 없었다.
대전에서 사시던 아버지가 66살인 1982년 6월에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무덤은 충남 보령군 웅천읍 죽청리 산에 모셨다.
나는 조부의 제사를 서울에서 지낸다.
'제사 음식물을 조금만 차려라'라고 아내한테 거듭 말했건만 아내는 늘 푸짐하게 장만했다.
내 아내로서는 시할아버지를 전혀 모르고, 단지 남편의 할아버지라는 것만은 알 뿐이다.
오늘밤 제사에는 서울 잠실에 사는 큰아들이 남매인 손녀 손자와 함께 참가했고, 며느리는 오지 않았다.
또 시집갔던 큰딸도 와서 절을 올리고는 저녁밥 먹고는 이내 되돌아 갔다.
나중에 내가 이 세상을 뜬다면 내 조부모의 제사는 줄여서 내 자식대에는 시향 시제로 모셨으면 한다.
음력 10월 초순에 모시는 시향시제는 일년에 한 번 지내기에 제사가 간략하다.
나는 증조부, 고조부조차도 시향으로 지낸다.
지금은 2020년대이다. 조상에 대한 제례문화를 대폭 간소화하게나 아예 없앴으면 싶다.
나는 십여대의 조상의 시제/시향을 올리나 조상의 혼령 영혼이 있다라고는 전혀 믿지 않는다. 아무런 종교도 없고, 아무런 신앙적 믿음이 없다. 직계조상에 대해서 제사 지내고, 명절 차례 지내고, 시사 시향 등을 지낸다고 해도 나한테는 별 의미가 없다. 내 직계 조상님들이 한때 사셨다가 돌아가셨다는 그 사실만을 내가 기억하고 챙길 뿐이다.
앞으로 내 자식대, 손자 대에는 더욱 간소화하거나 아예 없앴으면 싶다.
제사가 끝났고, 저녁밥을 먹은 뒤 초등학교 3학년생인 손자는 할아버지인 나보고는 '장기를 두어요'라고 말했기에 장기 한 판을 두었다. 손자한테 장기 술수를 가르치며, 마지막 순간에서는 내가 지는 쪽으로 일부로 유도해서 손자가 이기게끔 했다. 장기에 몰려서 절절매던 손자가 마지막 판에 이겨서 빙그레 웃는다.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는 그들은 되돌아갔다.
큰아들이 제 집으로 되돌아갈 때 아내는 제수물을 조금 덜어서 비닐봉지에 담았으며, 일전에 내가 샀던 충남 광천-김 등 반찬거리도 싸서 보따리 세 개를 큰아들한테 건너주었다. 큰아들, 며느리, 초등학교 4학년인 손녀, 초등학교 3학년인 손자가 맛있게 먹을 게다.
여러 해 전 내 고향에서 사는 사촌동생이 '묘지 대행업자'를 대동해서 대전으로 내려갔고, 할아버지 묘소를 파묘하여 유해를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앞산 죽청리 소재 '경주최씨 집단산소'에 이장했다. 나는 사촌동생한테 늘 고마워한다.
2.
밤중에 인터넷 뉴스를 보니 아래 사진에 보충설명이 겻들였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남쪽을 향해서 사진 촬영했다.
사각형의 건물이 온통 불빛이다.
저 건물이 어떤 건물일까?
30년 넘게 근무했던 내 눈에는 눈에 익힌 장소이다.
하지만 사진 속의 보충설명에는 고개를 내젓는다.
저 건물은 대통령실이 전혀 아닌데도 마치 대통령실인 양 보도한다.
내 눈에는 100% 거짓이며, 허위이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일대를 전혀 모르는 국민을 상대로 하는 가짜 장소이다.
2024. 12. 3. 밤 10시 30분 경에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령을 선포했고,
12. 4. 새벽 1시에 비상계엄령 해제를 국회에서 가결했다.
12. 4. 오전 4시 30분 경에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령을 해제했다.
정말로 숨막힐 것처럼 긴장의 순간들이 연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12. 4. 밤에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도로변 건너편에 있는 MND 구관건물에는 불빛이 찬란하다?
국방 관련 직원들이 야근한다는 뜻이다.
많은 것을 떠올리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진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통과 후
용산 대통령실 국방부 청사 입구 앞에 바리케이트와 경찰병력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위 문구에 고개를 마구 내젓는다.
'속이는 자보다 속는 자가 더 어리석다.'
* 위 사진에서 대통령실(과거에는국방부 신관)은 사진의 왼쪽 중간에 커다란 사각형의 건물이다.
위 사진 맨하단 오른쪽 구석이 전쟁기념관 남쪽 도로변이다.
오른쪽으로 조금 더 가면 '돌아가는 삼각지'로타리'가 나온다.
* 가수 배호의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 바로 그 곳이다.
이번 비상계엄령선포와 계엄령 해제 사태는 엄청난 일거리를 새로 창출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하며, 분산하게 움직이며, 많은 국민들이 뉴스에 촉각을 세운다.
앞으로도 굉장한 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나 언론기관은 ....땀 뻘뻘 흘리면서 일해야 한다!
3.
내일 오전 11시 대전 C고교 동창생 몇이서 서대문구 지하전철 독립문역 5번 출에서 만난 뒤 인근에 있는 안산자락(295.9m)에 가볍게 등산할 예정이다.
날씨가 덜 추웠으면 싶다. 만나이 75살인 우리들이 산행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았으면 싶다. 몸조심했으면 싶다.
지난 10월 중순경에도 올랐던 산이다.
특히나 나는 등허리뼈가 활처럼 휘어져서 걷는 게 힘이 들며, 허리 유연성이 거의 없다. 혹시라도 넘어진다면 통나무처럼 그대로 고꾸라져서 크게 다칠 수도 있다.
하지만 까칫것이다.
'오늘이 내 남은 생애 가운데 가장 젊은날이다'
이 신념으로 더 긍정적으로 활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살아갔으면 싶다.
2024. 12. 4.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