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천 공항을 통하여 런던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모두
귀국함으로서 제30회 런던 올림픽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앞으로 4년 후에 개최될 브라질 리오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올림픽 참가 사상, 원정 경기 최고의 성적 금메달 13개와 함께
금의환향한 선수들의 모습이 연일 방송에 비쳐지고 있다.
축하 음악회에서 노래도 부르고 또 각종 방송프로그램에서 대담과
인터뷰도 하고...... 모두들 신이 나 있고 국민들도 즐거워 하고 있다.
나 역시 흐뭇한 마음으로 방송을 즐겨보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경기 장면을 다시 보면서 그 순간의 감동과 희열을
다시 만끽하고 웃고 애석해 하고, 때론 눈물을 흘린다.
올림픽에서 선전한 사격, 펜싱, 체조, 유도, 레슬링, 태권도,
축구 등등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나,
이번에도 육상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단거리와
중장거리에선 한명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육상에서 부각될 수 있는 종목이 경보와 마라톤인데
두 종목 역시 순위와 기록에서 모두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마라톤은 올림픽 역사에서 우리나라가 일궈낸 업적이 가히 괄목할만 하다고
할 수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 남승룡선수가
동메달을 땄고 그로부터 56년이 지난 1992년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땄으며,
1996년 이봉주 선수가 아쉽게 3초차로 은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이렇듯 여타 육상 종목에선 본선조차도 올라가지 못하는데 유독 마라톤에서
금메달 2개에다 은메달, 동메달을 하나씩이나 땄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마라톤에 거는 기대만큼은 다른 어떤 종목보다도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마라톤은 올림픽대회에서 마지막으로 하는 경기이고 올림픽의 꽃이라 하는
종목이기에 같은 금메달이라고 해도, 같은 1위라고 해도 마라톤 대회에서
마라톤 우승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이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하겠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번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마라톤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한국이 마라톤에서 우승할 확율은 거의 희박하다고 진단을
내렸다. 아니, 동양권 선수들이, 더 나아가 비 아프리카 선수들이 우승할
확률은 희박하다는 결론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80년대나 90년도에는 지구력위주(30km까지 함께 달리다가
30km 이후에 지구력 센놈이 이기는 것)의 레이스가 전개됐는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중장거리 선수들이 마라톤으로 종목전환을 하면서 마라톤이
지구력 경기가 아닌 스피드 경기가 되버렸기 때문이다.
2000년대 화려하게 마라톤계에 등장한 이디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는
당시 10km 세계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기록은 26분 22초.
당시의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들의 10km 최고기록이 28-29분대와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마치 2시간 40분대의 5km기록과
서브쓰리 주자의 5km 기록만큼이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마라톤은 지구력이 아닌 스피드에 초점이 맞춰질거라는
예감을 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일레의 등장으로 세계마라톤은
초스피드화 되었고 세계최고기록도 점차 단축되어 작년 9월 25일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케냐의 패트릭 마카우 선수에 의해 2시간 3분 38초까지
단축이 되었다.
이제 2시간 3분 벽을 깨는 것은 초읽기라고 보고, 2시간대를 깨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스포츠 과학자들은 예견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 마라톤은 스피드화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예전의 지구력위주의 마라톤레이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물론 청소년 중장거리 선수들의 실력과 선수층이 세계 수준급 선수들의 수준에
근접하지 못하는 게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염려하고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지금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그들 중에서 우수한 자질을 가진 어린이들이, 다른 인기있는 구기 종목들처럼
달리기에 흥미를 갖고 미래의 희망을 꿈꾸며 열심히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가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대한 육상 연맹은 물론이고
학교체육에서도 육상선수들이 꿈을 키울수 있는 비젼을 제시하고 흥미롭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든다.
상기한 바와 같이 세계 마라톤은 초스피드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토록 정설로 여겼던 두가지, 경제적인 달리기를 위해서
몸을 똑바로 세워야 된다든지, 체력소모를 줄이고 30km 이후 승부를 위해
발의 아치부분이나 뒤꿈치로 착지를 해야 된다든지의 이론은 이제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있다.
아시다시피 이번 올림픽 마라톤 대회에서 상위에 랭크된 선수들 대부분은
아프리카 선수들이었고 그들중 대부분이 앞꿈치로 착지를 했으며,
또 대체적으로 대부분 선수들이 몸을 똑바로 세우지 않고 앞으로 약간 기운
상태로 달렸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화에 의하면 아프리카 선수들은 어렸을때부터 신발이 없어서 맨발로 달렸으며
그래서 가시나 돌에 발이 상처가 나지 않기 위해 앞꿈치로 달렸으며, 그렇게
앞꿈치로 달리다 보니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면서 달릴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지금의 아프리카 선수들의 착지나 몸의 기울기가 마라톤 이론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야기가 꽤나 설득력있게 느껴진다.
어쨌든 마라톤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우승을 하고 최고기록을 세운 러너가
최고이지 않는가.
강한자가 우승하는 것이 아니고, 우승하는 자가 강한자 이듯이....
우리도 수영의 박태환이, 그리고 피겨의 김연아가,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손연재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했듯이, 100미터에서도, 10km에서도, 그리고 다시 한번 마라톤에서도
올림픽 마라톤의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란 법은 없지 않는가 말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라는 희망을 어린 꿈나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그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그런 환경을 조성하여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란다면 앞으로 10년 후 그리고 그 이전에라도 우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동양선수여서, 한국선수여서 안될거라는 세계인들의 편견을 깨고
당당히 태극기를 휘날리며 시상대에 서는 우리 대한민국의 선수들의 모습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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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한육상경기연맹에 건의할 내용인듯합니다.글 잘 읽고 많은것에 동감합니다.앞으로 우리나라 마라톤의 꿈나무육성에 기대를 가져 봅니다.천리마 형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