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여름 가고 시인의 마을에 가을이 왔다. 잎-파리 물든 시간의 물음표는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겨울왕국 하얀 시간이 올 것을 예고하며 가을의 장례를 치르는 그것이라고 나뭇잎이 바람에 윙-굴며 시작되었다
시인은 한편, 두 편 시가 앞에 물들면, 차곡차곡 쌓인 글이 책으로 엮어지고 엮인 글을 문에 내걸고 서점 서가에 꽂히면 많은 이들이 책, 책 속 글을 낭송하고 노래 불러 줄 것이라고
가을은 버지니아 노래를 불렀다.
가을, 잎은 물들어 빨강 노랑 물들어 산과 들 물들어 꽃과 나비를 불렀다. 시인은 가을을, 시인의 계절이라, 근두운을 타고 알라딘 왕자의 양탄자를 타고. 나르는 것이라며, 나르는 것은 추락의 방정식 있다고, 꿈은 깨지는 것이라 설명도 없이 이륙하였지.
구름의 변심일까?
바람의 작심인가
시인의 꿈은 깨지고 시인의 작위는 더 큰 착각과 더 큰 거짓으로 시인을 속이고 아득히 빈 주머니를 깊은 굴속으로 빨아들이고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반투명 유리 창문 달린 방으로 새로운 초대를 하였다. 시는 잎에서 철(綴)로 편철되어 또 다른 죽 은 책으로 만들어졌다.
가을 맹약 盟約, 책을 고르는 이 없는 책방, 책 가게 책을 찾는 이 없는 들에 산에 마실 나간 글이여 아내여, 꽃이여 책상에 책 읽는 이 없는 빈 하루
가을은 그렇게 빈 서가를 지나는 나그네 한무리 빈손으로 지나가고 가을 시인은 바람이 전하는 거짓과 진실. 부도난 약속어음 용지 들고 굴속으로. 터널 속으로 가고 있었다.
최효림
충북 충주 출생 동대문상업고등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근로 문화예술제 문예부 동상 노동문화제 서예부 입선 국제문화미술대전 서예부 1등(은상) 한국문화미술대전 서예부 장려상 한국 서화작품 대전 서예부 입선 한국 서화작품 대전 한국화부 입선 漢字敎育 指導 師 2021년 월간 한맥문학 신인상 시로 등단 2022년 문학 고을 시로 등단 한맥 문학동인회 이사 시집 ⌜내 안의 꽃⌟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