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안양지청 지청장·차장검사 지위 뒤집혀
최근 발표된 검찰 인사와 관련해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사건의 핵심 증인이었던 현직 검찰 간부들의 보직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 혐의에 대해 모호하게 진술한 검사는 영전하고, 불리하게 진술했던 검사는 좌천됐다는 것이다.
해당 사건은 이성윤 고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6월 ‘김학의 불법 출금’을 수사하려던 안양지청 지휘부에 외압을 가해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당시 이 고검장은 동향인 배용원(연수원 27기) 안양지청 차장에게, 반부패부 김형근 과장은 배 차장의 상급자인 이현철(25기) 안양지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가했다는 게 수원지검 수사 결과였다.
최근 검찰 인사에서 배용원 전 차장은 전주지검장에서 서울북부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반면, 이현철 전 지청장은 서울고검 검사에서 서울북부지검 중요경제범죄수사단 부장검사로 또다시 좌천됐다. 더구나 이번에는 이 전 지청장이 배 전 차장 아래에 배치됐다.
이 엇갈린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이성윤 고검장 혐의에 대한 진술의 차이가 두 사람의 ‘상하 관계’를 뒤바꾼 것”이란 말이 나왔다. 이 전 지청장은 이 고검장에게서 받은 ‘수사 외압’을 적극적으로 진술한 반면, 배 전 차장은 다소 모호하게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인사를 통해 이 고검장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법무부가 이성윤 서울고검장 재판의 핵심 증인인 이들을 나란히 서울북부지검에 배치한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북부지검이 서울고검 휘하에 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인들은 “만일 재판 증인 회유와 압박까지 의도하고 인사를 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