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년 무렵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아타나시오 성인은 알
렉산데르 대주교를 수행하여 니케아 공의회(325년)에 참석하였으며,
328년 그의 뒤를 이어 알렉산드리아의 주교가 되었다. 성인은 아리
우스 이단과 투쟁을 벌이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특별히 정통 신
앙을 옹호하는 책을 많이 남겼으며, 안토니오 성인의 전기를 써서
서방 교회에 수도 생활을 알리기도 하였다.
제1독서 <그들은 그리스계 사람들에게도 주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1,19-26
그 무렵 19 스테파노의 일로 일어난 박해 때문에 흩어진 이들이 페니키아
와 키프로스와 안티오키아까지 가서, 유다인들에게만 말씀을 전하였다.
20 그들 가운데에는 키프로스 사람들과 키레네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
이 안티오키아로 가서 그리스계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하면서 주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였다. 21 주님의 손길이 그들을 보살피시어 많은 수의 사람이
믿고 주님께 돌아섰다.
22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는 그들에 대한 소문을 듣고, 바르나바를 안티오
키아로 가라고 보냈다. 23 그곳에 도착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
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
려하였다. 24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
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25 그 뒤에 바르나바는 사울을 찾으려고 타르수스로 가서, 26 그를 만나
안티오키아로 데려왔다. 그들은 만 일 년 동안 그곳 교회 신자들을 만나
며 수많은 사람을 가르쳤다. 이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
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22-30
22 그때에 예루살렘에서는 성전 봉헌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때는 겨울
이었다. 23 예수님께서는 성전 안에 있는 솔로몬 주랑을 거닐고 계셨는
데, 24 유다인들이 그분을 둘러싸고 말하였다.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
속을 태울 작정이오?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 주시오.”
2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
한다. 26 그러나 너희는 믿지 않는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27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
른다. 28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
이다.
29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30 아버지와 나는 하나
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성전 봉헌 축제(하누카)는 시리아의 안티오코스 4세가 우상 숭배로 더럽
힌 예루살렘 성전을, 기원전 164년 유다 마카베오가 다시 정화하여 하느
님께 봉헌한 일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자신을 ‘에피파네스’(신의 현현)라 일컫던 안티오코스 4세가 저지른 신
성 모독을 모든 이가 뼈저리게 되새기던 그날 그 성전에서,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라고 선언하신 것은 목숨을 건 정면 승부였습
니다. 이러한 ‘도발’을 서슴지 않으신 것은 유다인들과 나누는 마지막
대화이며, 그들이 진리와 생명으로 돌아서기를 간절히 바라셨기 때문입
니다.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 목숨을 앗아갈 셈이오?(직역)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 주시오.” 그 대답은 이미 예수님께서 지금껏 거듭 밝혀 오
셨습니다. 유다인들이 그분의 대답을 듣고 난 뒤 돌로 치려고 한 것을 보
면(10,31 참조) 그들은 처음부터 불신과 완고함을 거둘 뜻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불신앙을 주님 탓으로 돌리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을
‘내 숨통을 조이시는 분’으로 여기며,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듣거나 보
면서도 자신을 더 설득해 보라며 멀찍이 서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
도 실천 없이 기대만으로 미온적인 신앙생활을 하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주님의 양들은 당신 곁에서 귀 막고 있는 유다인들이 아닌, 용기와 결단
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지난날의 삶을 돌이켜 응답한 이방인들이었습니
다(제1독서 참조).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분을 따르는 사랑받는
양으로 살아갑시다.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 95[94],7-8). (강수원 베드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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